23.5L 뽀게기
33시리즈의 인위적인 생김새도.. 이후 세련됐지만 부담스런 마크 파워들도..
20시리즈의 평범한듯한 느와르적인 외관에서 첨엔 잘몰랐다.. 부지불식간에 내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되는 그런 녀석이다.
그.. 여러 20시리즈 중 시절의 불안감을 그나마 떨쳐주고, 걔 중 마크라는 이름을 대표할만한 사운드를 내주는 녀석이 바로 23.5L(L은.. 아시아정식판매버전인듯)일것이다.
40킬로 이상되는 무게가 한번 들여놓으면 왠만해선 바꿈질을 엄두 못내게도 하지만..
이 녀석으로부터 비롯된 구동과 음색이야말로 괜한 바꿈질을 '아서라!!'하고 호통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녀석 장점을 난 참 잘 쓴 것 같다.ㅋ
23.5L은 한마디로...
거칠지 않은 묵직함과 가늘지 않은 섬세함이다.
어느 사용기대로 현의 소리에 발군이라 하는데.. 결국 이런 장점으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다른 마크 제품을 안써봐서 비교가 안되지만, 누가 마크는 여자다!라고 단정짓는데..
23.5만 들어본 나로선 동조하기 어렵다. 오히려.. 남자긴 남잔데.. 중성미가 있는 남자라고 표현하는게 맞지않나 싶다.
23.5의 배음과 안정적인 구동력 그리고 미세한 소음조차 찾기 힘든 내구성은.. 마크 저력의 신뢰를 얻기 충분한 파워앰프다.
단, 불만도 있다. 당연히 있다!
개인적으로 진공관 앰프와 순A급 앰프(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순A급앰프는 그냥 A급앰프와 뉘앙스가 다르다!)의 영롱한 질감을 사랑하는데.. 이 녀석에겐 그 부분이 부족하다. 20.6파워 같은건 어떨지 모르겠지만... 누가 큰 돈쓰고 불안을 감수하고 살것나?
항상 파워 스위치를 올리면서 느끼는거지만..
오래된 23.5L의..
그 검은색 패널에서 느껴지는 중후함과
그 하얀색 음각 글씨에서 느껴지는 담백함과
그 빨간색LED불빛에서 느껴지는 요염함이.. 매일 나를 사로잡는다. '난 물건이다..'라고..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