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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Master & Dynamic은 2013년에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헤드폰 & 이어폰 전문 브랜드이다. 개성 만점의 레트로 스타일의 예쁘장한 헤드폰으로 유명세를 넓혀가는 중이기도 하다. 그런 Master & Dynamic에서 전혀 예상치 못하게 스피커를 선보였다. 마스터 & 다이나믹 MA770은 기존에 자사의 헤드폰만큼이나 톡톡 튀는 독특한 스피커이다.

Master & Dynamic MA770 무선 스피커는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Sir David Adjaye)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개발되었다. 건축가가 참여한 스피커답게 실제로 건축 자재이기도 한 콘크리트를 사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덕분에 건축미가 느껴지는 아주 독창적인 디자인의 스피커를 탄생시켰다.


건축미 충만한 유니크한 디자인

Master & Dynamic MA770은 기본적으로 단일 유닛으로 오디오 재생이 가능한 액티브 무선 스피커이다. 원한다면 스테레오 페어링을 통해 전통적인 스테레오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유선 연결은 전원 선 하나면 충분하므로 설치가 간편하다.



MA770의 디자인을 전면에서만 보면 트위터 하나와 우퍼 2개가 달린 네모반듯한 전통적인 스피커처럼 보인다. 그 평범한 전면의 뒤에는 기존의 다른 스피커들과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형상이 숨어 있다. 데이비드 아자예는 이 스피커를 위해 삼각형을 모티브로 슬림한 볼륨감을 뽐내는 새로운 기하학적인 형태를 고안해 냈다.



앞서 소개한 대로 마스터 & 다이나믹 MA770의 인클로저는 콘크리트 복합체로 이루어져 있다. 콘크리트의 느낌을 겉에 그대로 살려서, 독특하고 기하학적인 형태와 맞물려 정말로 콘크리트 덩어리가 바닥으로부터 솟아있는 느낌을 준다. 전면의 자석 탈착식 스테인리스 스틸 타공 그릴도 마치 건축 자재스러운 느낌이다. 스피커에서 정말로 건축적인 미를 느낄 수 있는 매우 유니크한 디자인이다.



MA770의 디자인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시각적인 형태감이 극대화되도록 계산된 설계임을 알 수 있다. 모든 모서리는 뾰족하게 솟아나도록 에지를 주어서 라인이 눈으로 선명하게 느껴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음새가 없는 유니바디로 제작하여 면과 선 이외의 시각적 노이즈를 최소화하였다. 디자이너의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감각의 공존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인클로저가 말 그대로 '돌'이다 보니 스피커의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크기 자체가 그리 큰 편이 아님에도 무게가 무려 16.5kg에 달한다. MA770이 손으로 잡기에 편한 형상도 아니라서, 위치를 이동하려면 거의 반드시 두 사람이 맞잡고 들어야 할 정도이다. 무게감까지도 여러 의미에서 건축미가 느껴진다.

빌트인 크롬캐스트 오디오 중심의 입출력 구성



마스터 & 다이나믹 MA770의 연결은 기본적으로 크롬캐스트 오디오와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된다. 빌트인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최대 24bit / 96kHz 고해상도 오디오도 지원한다. 그래서 aptX 코덱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연결보다 더욱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유선 AUX 입력과 광 입력도 사용 가능하도록 하여 호환성을 잘 챙겼다.



기기의 설정에는 범용적인 Google Home 앱을 사용한다. 크롬캐스트 오디오로 연결하여 스테레오 페어와 멀티룸 오디오 기능 등을 설정해 줄 수 있다. 와이파이 오디오 재생은 Tidal, Spotify, YouTube 등 크롬캐스트를 자체 지원하는 모든 앱에서 사용 가능하다.






어쿠스틱 악기에 어울리는 개성적이면서 섬세한 사운드



Master & Dynamic MA770의 사운드 설계를 살펴보면 우선 드라이버는 1.5인치 티타늄 돔 트위터와 듀얼 4인치 케블라 우퍼를 사용한다. 케블라 우퍼는 소구경으로도 저음 재생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롱 스트로크 설계를 가지고 있으며 인클로저 후면에 덕트도 마련되어 있다. 앰프는 각 드라이버를 분리하여 구동하는 총 100W 출력의 클래스 D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



MA770으로 소리를 들어보기 전에는 누구나 소구경 드라이버만 보고 얕잡아볼 것이다. 그런데 막상 소리를 재생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상당한 출력과 두터운 저음에 마찬가지로 누구나 놀라게 될 것이다. 단일 유닛으로도 큰 방 하나를 거뜬히 소리로 가득 메우고도 남는 아주 넉넉한 출력이다. 스테레오 페어로 구성하면 정말로 어지간한 메인 스피커 시스템만 한 출력을 낼 수 있다.



사운드 특성도 다른 무선 라이프 스타일 스피커들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메인 스피커 위치에 두었을 때 느낌이 가장 좋다. 스피커 사방으로 적당한 공간을 두고 청취 위치로부터도 멀찍이 떨어져 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드라이버가 모두 정직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데다 후면 덕트가 있는 디자인적 특징이 전통적인 스피커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나 트위터의 재생 성능 하나만큼은 여느 하이파이 스피커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상당한 실력을 보여준다. 다른 무선 스피커들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시원시원한 고음이 일품이다. 덕분에 음원의 품질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마스터링 품질이 좋은 음원을 듣는 재미가 좋다. 특히 소편성 음악에서의 세밀한 표현력이 일품이다.



저음의 경우엔 소구경 드라이버의 특성상 다소 과장된 듯한 느낌은 아무래도 감출 수 없다. 저음의 양이 두텁되 깨끗한 맛은 덜하다. 음악에 따라서는 가끔 저음과 고음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도 든다. 대신에 저음의 양감은 구경 대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때때로는 과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MA770에서 질 좋은 저음을 듣기 위해서는 주변 세팅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 인클로저 소재가 콘크리트이다 보니 특히 나무 소재의 책상에 올렸을 때에는 저음의 질감이 탁해진다. 그래서 충분히 무겁고 튼튼한 대리석이나 금속 받침에 올리는 것이 궁합이 좋을 것이다.



전체적인 음색은 현대음악보다는 전통적인 어쿠스틱 음악에 어울린다. 스피커 자체의 음색이 꽤나 개성이 있다 보니 현대음악에서는 간혹 예상치 못하게 신경질적인 소리를 드러낼 때가 있다. 반면 클래식과 재즈 등 어쿠스틱 장르에서는 그 스피커의 개성이 음악을 나름대로 재해석해 내면서 매력적인 음색을 뽐낸다. 크리티컬 리스닝보다는 기분전환하는 느낌으로 음악을 듣기에 좋은, 라이프스타일 스피커에 잘 어울리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에필로그



Master & Dynamic MA770은 기존에 자사의 헤드폰에서 보여준 것 이상으로 독창적인 개성을 뽐내는 무선 스피커이다. 소리를 재생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마치 현대 예술 조각품 같은 조형미를 뽐낸다. 기하학적인 형태감과 대칭적인 균형미 등,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감탄할 만한 요소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라이프스타일 스피커로서 소리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독특한 제품이다.

테크니컬 라이터 여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