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이제는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에 더욱 가속도가 붙어 75인치 이상의 초대형 화면을 더 많은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한편 프로젝터 또한 초대형 TV와 경쟁하며 발전해온 결과, 가격은 더욱 저렴해졌고, 해상도는 높아졌으며 기준 광량은 올라갔습니다. 저렴한 입문기들 조차 120인치를 넘어 150인치까지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넉넉한 광량을 지니게 되었고 사이즈가 커질수록 자연스럽고도 차분한 화질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보니 이견의 여지없이 프로젝터는 120인치 이상의 대형 스크린이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상황이다 보니 90~110인치 사이의 화면을 구현하기 위한 적당한 솔루션이 기존 제품군에서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TV로는 비현실적인 가격과 물리적인 덩치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일반 프로젝터는 근본적으로 굳이 90-110인치를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데 바로 이 부분을 채워줄 적당한 솔루션이 최근 새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초단초점 프로젝터 제품군이 아닐까 합니다.

초단초점 프로젝터 군에서 하이엔드로는 전작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등장한 소니의 VZ1000ES가 있겠고 100만원 중 후반에는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이 장점인 샤오미 등의 제품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LS100은 중상급기 정도로 포지션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이미 많은 리뷰가 있었던 제품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구구절절한 스펙의 기술이나 부연 설명, 사용법의 나열 방식은 최대한 생략하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었던 화질, 기기적 특징에 무게를 두고 LS100이 대형 TV와 프로젝터 그리고 동일 제품군 사이에서 정확히 어떤 특장점을 가지고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치- 포인트는 포커스

초단초점 Ultra Short Throw 이하 UST 프로젝터는 태생적으로 일반 프로젝터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광량이라는 장점과 흐릿한 포커싱이라는 단점을 모두 지니게 됩니다. 스펙 상 동일한 광원/밝기를 지닌 일반 프로젝터와 UST 프로젝터를 비교한다면 UST 쪽이 월등히 밝은 화면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터는 렌즈 부에서 스크린까지 거리가 증가하는 만큼 손실되는 광량도 커지게 되는데 UST 방식은 그 거리가 극도로 짧기 때문에 광량의 손실 폭이 드라마틱 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높은 광량이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즘 추세에서 이런 큰 장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 영상의 상하 포커스가 매우 다를 수밖에 없는 물리적 단점도 함께 지니게 됩니다. 물론 제품 그레이드와 광학계에 들인 노력만큼 그 성능 차이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화면 포커싱은 리뷰 의뢰가 들어왔을 때부터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LS100은 2K 해상도에서 딱히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우 준수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설치 직후의 기본 상태에서도 하단부의 포커스 추가 조정이 무의미할 정도로 매우 뛰어난 반면 상단부는 패턴이 완전히 흐릿하게 무너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물리적 조정으로 상단부 포커스도 쉽게 적절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고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듯 상단 흰색 라인들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구분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해상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화면 포커싱 부분에서 결과적으로 고해상도 UST치고는 매우 뛰어난 포커스감을 얻을 수 있었는데 다만 조정후 거의 픽셀 하나하나의 격자까지 보일 정도로 또렷한 하단에 비해 상단은 아직 다소 흐릿한 감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차이일 뿐 깐깐한 기준으로 따져봐도 전체 영상의 선예도는 높다고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광학계의 성능이 따라지가 못하는 상황에서 4K 패널을 채용한 경우, 화면의 높은 밀도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정작 해상감 면에서는 2K 프로젝터와 별반 큰 차이를 체감하기 힘들게 됩니다.

전에 경험했던 타사 4K UST 프로젝터가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해상도 때문에 포커싱 부분에서 많이 아쉬웠던 반면 LS100이 2k의 해상감을 일반 2K 프로젝터에 이상으로 잘 살려주고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니포미티

▴ 사진은 참고용으로 실제의 화면과는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스크린의 상하좌우 끝부분에서 다소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음을 볼 수 있지만 종래의 저가형 프로젝터에서 흔히 드러나는 붉은색이 미세하게 번지는 등의 문제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하이엔드급 제품에 요구되는 최고 수준의 밝기 균일도나 깨끗한 백색 표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심 자사의 LS10000등에 가까운 수준을 기대했으나 가격대와 다양한 용도에 더해 어마어마한 수준의 광량이라는 악조건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뛰어난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영상 퍼포먼스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 캘리브레이션 적용 후의 평가가 아닌 제품 기본 설정 조정만으로 ls100이 보여주는 최상의 영상을 테스트해봅니다. 일단 첫인상으로 1.3게인의 스크린에서 110인치로 투사한 영상은 매우 볼만한 품질을 보여줍니다. 오랜 시간 제대로 된 홈시어터 프로젝터를 생산해오던 엡손답게 자신들만의 뚜렷한 스타일도 없이 들쑥날쑥 자극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대부분의 저가형 브랜드들과는 확연히 선을 긋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전용룸에 전용 스크린인 만큼 영상 모드는 “시네마 모드”가 최선의 선택이었고 인위적인 영상 보정 관련 기능은 모두 OFF로 해놓습니다. 화이트밸런스 셋팅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레벨 6가 한눈에도 다소 높은 색온도로 느껴지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3~5사이에서 선택하는게 좋겠습니다. 0에서 10사이로 조정 가능한 화이트밸런스는 단계별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큰 편으로 색온도의 변화뿐이라 세츄레이션과 색감에도 제법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물론 색온도의 변화가 색감/세츄레이션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포인트이긴 하지만 LS100은 타제품들에 비해 변화 폭이 크게 느껴집니다.

광량을 조정하는 “라이트 모드”는 세부적으로 “저소음”,”표준”,”사용자”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모드를 선택하면 사용자가 광량을 70-100% 사이에서 선택 설정이 가능한데 최저치인 70에서도 밝기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차고 넘치는 수준이며 소음도 조금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에서 최저 밝기인 70으로 설정한 영상과 “저소음”모드를 비교하면 매우 뜻밖의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소음”모드의 영상 밝기가 “사용자”모드의 70% 최저 밝기 세팅 치 보다 육안으로도 더 밝습니다. 물리적으로 소음은 밝기에 따라 커지기 마련인데 가장 어두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저소음” 모드에서 “사용자”모드의 70%보다 더 높은 휘도의 화면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저소음”모드인 만큼 소음이 대폭 감소합니다. 따라서 소음과 밝기의 균형점을 찾고자 한다면 “사용자” 모드에서 광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저소음”모드가 최선의 선택이 되겠습니다.

소음에 대해 언급하자면 “저소음”모드를 제외하면 조용한 방에서 프로젝터만 켜져 있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민감한 분들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재생하는 대부분의 사용 시간에는 재생 음에 자연스럽게 마스킹 되어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

기본적인 몇 가지 세팅을 마친 LS100은 색감과 전체적인 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정말 쨍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피크 화이트가 놀라울 정도로 뻗치는 압도적 휘도는 말 그대로 마치 TV를 보는 듯한 쾌감마저 선사합니다. 밝기가 주요 미덕인 대부분의 테이터용 프로젝터들이 높은 휘도로 인해 디테일이 날아간 피크 화이트부, 전대역대에 걸쳐 단순화된 색계조로 감상용 영상 재생에는 턱없이 부족한, 오로지 정보 전달 목적에만 치중된 한계를 지닌 반면 LS100은 데이터용 제품들의 밝기를 가볍게 상회하면서도 홈시어터용에 걸맞은 품질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예상보다도 블랙 레벨이 매우 높다는 점과 휘도가 인상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아주 살짝 마스킹 된 듯 콘트라스트 폭이 좁게 느껴지는 점이 금세 눈에 들어옵니다. 밝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레이저광원의 동사 하이엔드급 LS10000등이 워낙 높은 콘스트라트의 특출난 블랙 레벨을 보여준 기억 때문인지 아쉬움이 크게 느껴집니다. 이 제품은 분명히 암실 환경에서 차분한 영상 감상만을 위한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봅니다. 첫인상부터 기대 이상의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에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진 것이겠죠.

▴ 사진은 참고용으로 실제 영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밝기가 더욱 올라가는 “표준”모드에서도 피크 화이트부가 더 선명하고 무너짐이 없는 것이 인상적.

일반적으로 블랙 레벨이 뜨더라도 안시 콘트라스트가 높은 제품들은 특유의 펀치감 있는 콘트라스트감으로 영상에 시원스러움을 더해 블랙 표현의 단점을 극복하곤 합니다. LS100의 저소음 모드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 영상들을 감상 후 라이트 모드를 “표준”으로 바꿔보니 당연히 밝기는 더욱 밝아졌고 블랙 레벨도 더 올라갑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LS100의 영상 다이나믹 레인지가 한눈에도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원래 광량을 늘리면 영상 다이나믹 레인지도 영항을 받기 마련이지만 LS100은 이 제품의 튜닝 기준 광량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표준”모드에서 가장 열려있고 확장된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보하게 됩니다. 암실에서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더욱 증가한 입체감과 펀치감, 더불어 영상의 순도도 높아지게 되니 눈이 금세 적응해버립니다. 어두운 장면에서도 뜨는 블랙의 단점보다 영상이 상대적으로 더 열려있고 시원스럽게 느껴지는 장점이 부각됩니다. 결국 개인적으로는 전용룸에서도 광량은 “표준”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사진은 참고용으로 실제 영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주변 조명 광량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사진에서 실제와 많이 다르게 표현되고 있지만 전용룸의 모든 조명을 최대한 밝게 설정한 상태에서도 선예도, 색감 그리고 피크 화이트의 높은 밝기를 큰 기복 없이 표현해주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실제 현장의 가장 밝은 조명 상태에서도 TV를 보는 듯한 임팩트감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전용룸을 벗어나 거실에서

▴ <화창한 날 오후 4시경 100인치 화면에 투사해 촬영한 사진>

어찌 보면 LS100의 진짜 주요 타깃 상황이 될만한 밝은 환경에서 테스트

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창문 쪽을 등지고 있는 스크린에 투사했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있었지만 실내가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밝은 상황이었고, 영상 모드는 밝기 면에서 가장 불리한 “시네마”모드

화창한 날씨의 대낮에도 스크린 정면을 향하는 직접적인 빛을 어느 정도 차단해 준다면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선명한 대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색감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가장 밝은 “다이내믹”모드를 사용한다면 더욱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 룸에서 벽지에 투사

▴ 룸의 벽지는 입체적인 거친 패턴을 지니고 있고 빛 반사까지 있는 회색톤

▴ 거실보다 광량이 낮지만 아직 낮 시간, 베란다 창문을 통해 꽤 밝은 빛이 들어오는 룸

(사진에 보이는 느낌보다 실제 룸은 훨씬 밝은 상태)

회색에 표면이 고르지 못한, 거친 벽면을 스크린으로 최대한 한 면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영상을 투사한 보았는데 LS100은 의외로 차분하면서도 고품질의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벽지의 거친 패턴이 스크린의 얼룩처럼 드러나고 포커스마저 다소 흐릿해졌지만 전체적인 영상은 밝기가 적당히 가라앉아 차분하면서도 색표현도 수준급. 스크린의 사이즈는 투영된 공간의 크기에 따라 체감 사이즈가 결정되는데 공간의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는 벽면을 가득 채운 영상은 대형 극장 스크린을 보는 듯한 바로 그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LCD 패널을 꾸준히 개선해온 탓인지 아니면 레이저광원의 혜택일지 ( 사실은 그 둘 다의 덕이겠지만) 전면 시야를 꽉 채우는 스크린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상황임에도 피사체의 격렬한 움직임이나 카메라의 이동 같은 움직임이 많은 장면에서 프레임 간의 뭉개짐이 적어 LCD 답지 않은 높은 동적 해상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속이나 상위 모델이 나온다면 기대하고 싶은 점

초대형 TV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크롬캐스트나 미라캐스트 같은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스크린을 미러링 할 수 있는 기능이나 넷플릭스나 유튜브 앱 정도가 기기 자체에서 실행할 수 있다면 TV처럼 쓸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컨셉에 더욱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 면에서는 다소 투박하다고 할 “프린터”를 연상시키는 현재의 디자인은 개선할 여지가 있겠으며 충분한 음량을 지니고 있어 특별히 불만은 없었지만 스테레오로 확장되고 음질 자체가 조금만 더 향상된다면 더욱 풍부한 TV 시청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동시에 블루투스나 DLNA 등의 무선 규격까지 포함한다면 무선 스피커 시장의 일정 부분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다양한 영상 소스와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비교적 고품질의 완성도 높은 영상 표현력과 놀라운 휘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터와 대형 TV를 질적으로 완벽하게 대처하지는 못하겠지만 양쪽의 장점만을 절충적으로 잘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둘을 한 번에 대체하고 싶은 수요층에는 최고의 선택이 되겠습니다. 더구나 이 제품은 비즈니스 용도로도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고 집안에서라면 이리저리 쉽게 옮겨가며 설치할 수 있는 이동성도 훌륭하니 매력도는 더욱 높다고 하겠습니다. 리뷰에서 전용의 ALR 스크린(Ambient Light Rejecting 스크린)을 접할 수는 없었는데 아마도 전용의 광학 스크린과의 조합이라면 거실에서 정말 TV 같은 영상이 나오지 않을까 궁금해집니다.

김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