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필자와 Ayre 브랜드와의 인연은 2010년 무렵 정도부터인 듯싶다. D-1xe를 시작으로 하여 실제 구입했었던 기기도 많은 편이여서 K-1xe, KX-5 프리앰프, QB-9 DAC와 유니버설 플레이어 DX-5 DSD까지 꼽을 수 있겠다. Ayre 제품들은 가격적으로 부담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훌륭한 제품들이 많아서, 타 기기와의 비교 끝에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곤 했다. Ayre의 모델들은 다른 미국산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개성과 성능으로, 개인적으로는 특유의 약간은 서늘하면서 매끄러운 듯한 윤기 있는 질감의 재생음이 좋았다. 이런 특성은 어쩌면 심심할 수 있는 재생음에 포인트가 되어 오디오적인 쾌감을 주었으며, 사용하는 동안에도 별다른 고장 없이 늘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비록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오리지널 KX-R 프리앰프와 MX-R 파워앰프, 그리고 그들의 20주년 기념으로 리뉴얼된 Twenty 버전까지 들어본 경험을 꼽아보자면, 대부분의 제품은 일정 시간 이상 충분히 청취하여 얼마나 매력적인 제품인지 잘 알 수 있었다. (단, VX-5 Twenty 파워 앰프만은 오디오쇼 시연 동안에 바이앰핑을 위해 들어보았던 것이 전부인 상태로, 상대적으로 접해본 시간이 다른 제품들 대비 적다.) 따라서 웬만한 Ayre의 제품들은 모두 상당 시간 다양한 시스템 조합으로 경험한 상태여서 상당히 친숙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QX-5 Twenty DAC는 사실 국내에 소개된 지 시일이 좀 지난 제품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연유로 필자도 심각하게 경청해본 기억은 없어서 마음속 한편 속에 늘 궁금한 기기였는데, 리뷰를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되어 대단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Ayre 브랜드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뷰 의뢰를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이파이 클럽 시청실을 찾았다.

내/외관 둘러보기 및 기술 설명

외형은 동사의 유니버설 플레이어인 DX-5의 새시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친숙하다. DX-5 대비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디스크 트레이 부분이었던) 중심부 디스플레이 하단 부분의 검은색 부분으로, 이 부분에는 헤드폰 단자가 위치하며 밸런스 연결도 지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면에는 동그란 버튼이 2개 위치하는데, 좌측 버튼으로 헤드폰 앰프의 활성화(활성화되면 버튼 주변으로 빨간색 불이 들어온다.) 유무를 제어할 수 있으며, 길게 누르는 경우에는 메뉴에 진입해서 기기의 설정을 바꾸는 등 셋업 메뉴에 진입이 가능하다. 오른쪽 버튼은 전원과 뮤트 기능을 담당한 버튼으로, 한번 누르면 전원이 들어오고, 한 번 더 누르는 경우 녹색불이 들어오면서 뮤트 기능이 동작하게 된다. 오른쪽의 동그란 다이얼과 같이 보이는 4방향 컨트롤 링 버튼은 기기 설정을 위한 메뉴 선택과 내장 볼륨을 활성화하여 볼륨을 조절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전체적으로 Ayre 제품다운 익숙한 알루미늄 헤어라인 마감 처리가 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사각형의 풀사이즈 기기로 깔끔한 형상을 보여준다. 이어서 후면을 살펴보면 무려 10개의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 제품을 Ayre가 단순히 DAC라고 하지 않고 디지털 허브라고 명명하였는지 수긍이 가는 부분으로, 아날로그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본 기기의 내장 볼륨을 활성화시킨 후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본 기기에 연결하여, 입력 전환과 볼륨 조절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디지털 프리앰프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여 본 기기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구성해 볼 수 있게 된다.

입력단자 중 특이해 보이는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로는 3번에서 5번까지 자리 잡은 Coaxial 단자의 타입이다. BNC 타입만을 3개 지원하는 것으로, 중급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는 RCA 단자가 익숙한 상황일 수 있고 BNC 단자를 지원하는 기기가 흔치 않을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번째로는 10번 항목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USB Host 연결을 통해 안테나형 무선랜카드를 설치하고 USB 메모리를 꽂은 후 M-Connect 앱을 통해서 메모리 안의 음원을 플레이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랜 케이블용 이더넷 포트는 유선 랜 케이블을 연결하여 통상적인 uPNP 프로토콜을 통해 DAC를 발견하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통해 컨트롤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Roon을 지원하고 유선랜의 재생 품질이 좋았기 때문에, 무선랜 방식의 USB Host 연결보다는 대부분의 사용자분들에게는 유선 이더넷 포트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는 워드클럭 아웃 단자가 좌측 하단에 Toslink 타입으로 보이는데, 다른 제조사의 제품들은 워드입력을 Toslink 타입보다는 BNC 타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흔한 상황이어서, 향후 다른 Ayre 제품에 Toslink 방식의 워드 연결을 지원하는 기기가 등장하는지 기대해 볼 필요가 있겠다.

외부 살펴보기에 이어서 내부를 살펴보면 레이아웃이 Ayre 제품답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해 보인다. 내부 구조를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눈다면 전원부와 디지털 보드, 아날로그 보드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격리되어 별도의 보드로 분리되어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지털 보드 파트에는 상당한 용량의 콘덴서가 위치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더넷 입력과 USB 입력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의 옵션 보드를 메인 기판과 연결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인터페이스가 고장 나더라도 유지 보수가 용이해 보인다.

전원부는 Ayre 특유의 고집스러운 EI 트랜스가 보인다. Ayre는 고품질의 EI 트랜스포머를 고집스레 이용하고 있는데, 트로이달 트랜스포머 대비 노이즈 제거 효과가 좋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KX-R과 같은 플래그십 모델을 비롯하여 하급기까지 빠짐없이 전 모델에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이유로 본 기기에는 EI 트랜스가 적용되었고, 앞단에 Ayre Conditioner 기술이 적용되어 RFI 노이즈를 제거하여 전원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지털 입력부 일부와 프로세싱부는 일체형 보드로 설계되어 있으며 메인 칩셋은 ESS 9038Pro 칩셋을 채용하여 140dB의 SNR을 달성하고 있다. 이 칩셋은 여전히 현존하는 델타시그마 방식의 최강 칩셋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흔한 칩셋일 수 있어서 별다른 차별점이 아닐 수 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메인 칩셋보다 눈이 더 가는 부분은 Morion 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OXCO 타입의 듀얼 오실레이터를 채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44.1Khz 계열의 음원을 재생할 때와 48Khz 계열의 음원을 재생할 때 정확한 동작을 위해 샘플링 주파수와 정수배를 이루는 각기 다른 오실레이터를 선택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고품질의 최적 클럭을 통해 재생하는 곡의 샘플링레이트 변화와 관계없이 최상의 동작을 보여주도록 설계되었다.

이어서 아날로그 보드를 살펴보면 디지털 보드와 완벽하게 격리되어 별도의 보드로 구성되어 있고, 풀밸런스 설계이면서 Zero-Feedback 구조로 Ayre가 자랑하는 Diamond 출력 스테이지 기술이 적용되었다. 아날로그 오디오 출력 모드에는 3가지의 선택 가능한 모드가 제공되는데, Music 모드와 Measure 모드 2종류의 디지털 필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delay를 최소화하기 위해 버퍼단을 생략한 Video 모드도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도 내장 볼륨에 상당한 공을 들여서 100단계의 내장 볼륨을 통해 정밀하게 볼륨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들어보기

리뷰를 위한 시청은 기본적으로 하이파이클럽 메인 시청실에서 이루어졌으며, Electrocompaniet 프리/파워 조합과 B&W 802D3 스피커, 오디오퀘스트 William Tell 케이블이 동원되어 1차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추가로 양해를 구하고 기기를 대여하여 필자의 메인시스템(Rockport Avior 스피커, Mark Levinson 53 파워, 오렌더 W20, MSB Reference DAC, dCS Verdi 트랜스포트, dCS Scarlatti 클럭, Transparent OPUS 케이블 등으로 구성)에 연결하여 추가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참고로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는 DAC 모드로 청취를 진행하였고, 필자의 자택 시스템에서는 내장 볼륨의 성능을 활성화한 Pre 모드로 기기를 설정하여 파워앰프에 직결한 채로 청취를 진행하였다. 디지털 입력은 이더넷 포트를 통한 Roon과 AES/EBU를 포트를 주로 이용하였으며 디지털 필터는 모두 Music 모드로 설정하여 청취하였음을 밝혀둔다.

Ayre QX-5를 청취한 느낌을 종합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Ayre 브랜드 제품 특유의 깨끗하고 깔끔한 음은 본 기기에서도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으며 음 자체가 상당히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가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생음의 면모를 곰곰이 뜯어보면 가녀린 듯 세밀하면서도 Twenty 버전들의 제품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또랑또랑한 재생음이 본 기기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되어 오랜만에 상당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역 반응은 과도하게 풍성하거나 과장되게 힘이 넘쳐 우왁스러운 타입이 아닌, 탄탄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경쾌하면서 둔중하지 않고 스피드감 있는 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고역은 두툼하거나 진한 표현을 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 정갈하고 세밀하게 해상력이 좋으면서 깔끔하게 표현되는 타입이다. 특히 고역에서의 에어 특유의 질감이 본 기기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특유의 매끄러운 윤기나 질감, 그리고 조금은 서늘한 느낌이 내장 볼륨을 사용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적어진 느낌이 들기도 했으므로 해당 특성을 선호하거나/선호하지 않는 분들 께는 이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리뷰를 진행하는 동안 들었던 인상 깊었던 곡들을 몇 가지 소개하면서 청취 소감을 계속 이어서 설명해 본다.

Gustavo Dudamel, Berliner Philharmoniker

Richard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Gustavo Dudamel의 지휘로 Richard Strauss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곡을 들어본다. 일단 또렷하고 선명한 금관악기 표현과 함께 탄력적인 저음이 귀에 확 들어오며 재생음에서 전달되는 타격감이 매우 좋았다. 팀파니 주자가 팀파니를 내려칠 때 팽팽한 가죽의 질감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타격감이 전해져서 인상적인데, Ayre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빠른 스피드의 저음은 이 곡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다이나믹스 표현력이 좋은 편으로 적막하면서도 고요한 느낌과 대비되는 연주의 다이나믹스 표현이 일품이다. 양감이 많은 저역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절제된 상태에서 탄력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에 깔끔하면서도 호방한 재생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밖에도 선명하면서도 번쩍이는 금관악기의 표현력이 우수하여, 고역 특성이 열려있으며 훌륭하게 전달되었다. 마지막 부분에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가 활을 좌우로 긁어주면서 만들어내주는 저음도 매우 인상적으로 표현해주었다.

Aaron Neville - Everybody Plays a Fool

Warm Your Heart

Aaron Neville의 Warm Your Heart 앨범에서 Everybody Plays a Fool을 들어보면 초반에 들려오는 타악기의 타격감이 일품이며 저역 양감이 오버하지 않고 아주 정갈하면서도 적당한 느낌이 든다. 재생음이 선명하면서도 탱글탱글하게 탄력적인 느낌이 느껴지는 저역 재생음으로, 다이나믹스 특성이 좋고 스피드가 상당히 빨라서 청취할 때 상당한 오디오적 쾌감이 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면서 똑떨어지는 또랑또랑한 맛이 일품인데, Ayre의 Twenty 버전 제품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성이 여기에서도 잘 감지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스템을 바꾸어 필자의 자택에서 내장 볼륨을 활성화하여 들어본 소감을 이어가 본다.

Dick Hyman - From the Age of Swing

Swing is here

Reference Recoding 레이블에서 발매한 Dick Hyman의 Swing is here 앨범을 들어보면 HDCD 신호를 받아서 화면의 샘플링레이트 좌측에 hd44라고 표시해주며 녹색 LED가 추가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곡 From the Age of Swing에서 들어보면 피아노와 재즈 드럼의 이미징 특성이 매우 좋으며, 베이스가 연주되고 있는 홀 톤의 울림, 잔향 특성이 잘 표현되어 전반적으로 연주 현장의 앰비언스가 잘 묘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당히 해상력이 좋으면서 깔끔하고 산뜻한 표현으로, 기분 좋은 재생음을 보여준다. 필자의 시스템에서 본 기기의 탁 트인 고역은 나머지 기기의 특성과 상호 보완적인 측면으로 시너지를 이루어서 매우 산뜻하고 경쾌한 표현력을 보여주었으며 Ayre가 제시해 주는 음의 방향은 또 다른 긍정적인 재생음의 측면을 들려주어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았다.

Alison Balsom

Haydn Hummel: Trumpet Concertos

Alison Balsom이 연주한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을 들어보면 고역 표현력이 상당히 우수하고 디테일이 잘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상력을 겸비하고 있지만 날서지 않은 재생음으로 내장 볼륨단이 생각보다 훌륭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파워앰프와 직결하게 되는 경우 내장 볼륨단이 좋지 않은 경우 저역이 상당 부분 실종되면서 메마르고 날선 재생음을 만나게 되는 것이 흔한 편인데, 본 기기는 파워앰프와 직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볼륨 레벨에 관계없이 예민해지거나 거친 느낌 없이, 매끄러운 재생음 기조를 고스란히 유지하는 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토널 밸런스를 유지한 채 매끄럽게 잘 작동하면서도 앞에서 말한 단점이 드러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충분히 Ayre가 말한 것처럼 '디지털 허브'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산뜻하고 빠른 저역의 표현력이나 중역의 세밀함, 고역의 표현도 날서고 메마름과는 거리가 멀고 예민한 느낌 없이 수준급이어서, 만족스러운 재생음을 얻을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며,

지난 5월에 개인적으로 뮌헨 오디오쇼를 관람하러 간 적이 있었다. 올봄부터 극심한 미세먼지에 시달리다가 뮌헨에 방문한 순간, 탁 트인 시야는 맑은 공기에 기인한 것으로 눈이 시릴 정도로 깨끗하면서도 선명하고 청량한 시야를 확보해주었다. 시계가 멀리까지 보이고 사물이나 불빛이 또렷하게 보여서 마치 무한대의 다이나믹스와 해상력을 가지는 HDR 영상을 실사로 감상하는 느낌을 받았다. 흡사 Ayre 제품들의 재생음을 마주하고 있으면, 공통적으로 마치 이런 청량감이 있는 투명하면서도 깨끗하고 조금은 서늘한 느낌이 들곤 한다. 본 기기도 Ayre의 제품답게 그런 특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며,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았다.

중급기 영역에 속하는 천만 원 대의 소스기기는 확실하게 강점으로 어필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본 기기는 타사 제품과는 차별화된 개성으로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한 제품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 같다.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뿐만 아니라 이미 본 기기는 미국 스테레오파일의 Product of the year로 꼽혔으며 탁월한 측정치 특성을 보여주어 A+등급으로 선정된 이력이 있음을 밝혀둔다.

본 기기는 국내에도 소개된 이래로 몇 번의 리뷰로 다룬 적이 있지만, 내장 볼륨을 활성화하여 직결 시스템으로 다룬 사례가 없어 보여서 본 리뷰에서는 해당 부분까지 다루어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동사의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성능은 정상급의 성능으로 오디오 애호가분들에게 정평이 나 있는 상황인데, 본 기기에 내장된 디지털 볼륨은 웬만한 동 클래스의 단품 프리앰프의 실력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상당히 인상적이다. 단순히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넣은 프리 성능이 아닌 우수한 성능의 디지털 볼륨으로 (물론, 동사의 단품 프리의 성능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단품 프리가 추가되면 전원 케이블과 인터케이블에 그만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제품의 쓰임새가 다양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어 가격 대비 매우 좋은 가치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단품으로 프리앰프를 구입하는 비용을 절약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본 제품은 어찌 보면 횡재에 가까운 제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날로그 기기를 연결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본 기기를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연결하여 디지털 프리앰프 역할을 하게끔 하면서 Roon 등을 이용하여 간편하게 네트워크 플레이 환경을 구축한다면 다재다능하게 오랫동안 곁에 두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의 저역 스피드가 불만이신 분들이나 탄탄하고 탄력적인 저음을 선호하시는 분, Ayre의 고급스러운 고역 표현력과 음색 표현이 마음에 드시는 분들, Ayre의 프리앰프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본 제품을 강력히 권해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존경해 마지않는 엔지니어이자 Ayre Acoustics의 설립자인 찰스 한센(1956-2017)을 추억하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그가 남긴 빼어난 가성비의 걸작 중 하나로 기억될 본 기기의 리뷰를 마친다.

염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