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탐구]케이블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브랜드
Tellurium Q

이종학 2021-08-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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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 오디오의 위용

매년 2월에 브리스톨에서 열리는 <브리티쉬 오디오 쇼>는 매우 특별한 행사다. 분명 영국 자체 브랜드 중심이라 일종의 로컬 쇼이기는 하지만, 막상 전시장에 가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메이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 이거 로컬 쇼가 맞아? 나는 2018년에 처음 이 쇼를 방문하면서 한동안 당황하고 말았다. 분명 규모는 작지만, 그 내용이 너무 알찼기 때문이다.

원래 영국을 대표하는 오디오 쇼는 런던에서 열렸지만, 여러 문제가 겹쳐 지금은 브리스톨에 내준 상태다. 시기적으로 2월이라고 하면, 지금은 그 영향력이 급속도로 감소했지만 한때 최고의 오디오 행사였던 1월의 CES와 그 도전자인 5월의 뮌헨 쇼 사이에 있다. 따라서 영국이라는 나라의 독자성이나 존재감을 어필하기엔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또 CES가 이제는 유명무실해졌고, 뮌헨 쇼에는 지나치게 독일과 그 주변국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영국으로서는 뭔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할 이벤트가 필요해진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뮌헨 쇼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브랜드가 조금씩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 일종의 브렉시트도 연상이 된다. 덕분에 대영제국의 오디오 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브리스톨 쇼에 가면 그런 생각이 기우였음을 깨닫게 한다. 명가의 명성과 솜씨는 여전하구나,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전 세계 숱한 오디오 쇼를 탐방한 적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알찬 로컬 쇼라고 하면, 주저 없이 브리스톨을 꼽겠다. 그야말로 대영제국을 대표하는 알찬 브랜드가 총출연하기 때문이다. 그 리스트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대충 상상에 맡기겠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눈에 익어서, 그간 오디오 산업에서 영국이 차지한 비중이 상당했구나, 새삼 깨닫기도 했다.

참고로 브리스톨은 대서양에 면한 중소 도시로, 인구가 채 50만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1300년부터 1800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500여 년간 런던과 더불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2대 도시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주로 무역항으로 활약하면서, 대영제국의 성립에 크게 이바지했던 것이다. 이후 1750년대에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맨체스터, 리버풀, 버밍엄 등에 밀려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영국의 6번째 메이저 시티로서의 위용은 지금도 여전하다.

실제로 도시 구석구석에 오래된 건물과 멋진 박물관이 가득하고, 항구 쪽에 가면 제국의 찬란했던 과거를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공원이나 맛집, 전통 시장 등 볼거리도 풍부해서, 영국에 여행 갈 때 한 번쯤 들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기도 하다.


여왕이 인정한 브랜드

그 와중에 만난 텔루륨 Q(Tellurium Q)라는 특이한 브랜드. 사실 대영제국의 오디오 산업이 가진 일반적인 성격에 비하면 좀 이색적이기는 하다. 케이블을 만들기 때문이다. 앰프와 소스기, 스피커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국가답지 않게, 영국에는 이상하게도 케이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니치 마켓을 적절하게 공략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쓰면, 텔루륨 Q가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는 그저 그런 브랜드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음을 들어보면 그 내공과 퀄리티와 음악성이 보통이 아니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창업한지 10년이 조금 넘었지만, 이미 영국 여왕으로부터 무역 부문에 대한 특별한 공적을 인정받아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오디오 메이커로서는 린이나 네임과 같은 대규모 회사를 제외하면 최초의 일이다. 정식 명칭은 “Queen’s Awards for Enterprise”다. 그만큼 빠른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케이블 메이커가 되었다는 뜻이다.

사실 정상적인 환경이었다면, 이 브랜드도 보다 빨리 또 널리 알려질 브랜드였다. 그간 많은 오디오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이렇게 뒤늦게 브랜드 스토리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읽어주면 좋을 것같다.

“Queen’s Awards for Enterprise 2018”을 수상하여 버킹엄 궁전에 초대받은 머리건 부부.

2018년 당시, 나는 텔루륨 Q를 주재하는 제프 머리건(Geoff Merrigan)씨와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깐깐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일단 인사를 나누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자 이내 친근한 존재로 다가왔다. 사실 영국인과 한국인 모두 수줍은 성격이고, 외부인에 대해 배타적이지만, 일단 공통점이 발견되면 깊은 속정을 쌓는 스타일이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엔 꽤 오랜 기간 알아온 친구와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까.

사실 이런 감정은 비단 나뿐이 아닌 것같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해외의 여러 리뷰와 인터뷰를 참조했는데, 직접 제프를 만난 분들 모두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제프는 미친 과학자나 틀에 박힌 세일즈 맨이 아니다. 무척 따스한 사람이다.”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국인 특유의 고집스럽고, 젠 체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매우 따뜻한 속정을 보여준다. 그런 퍼스낼러티 역시 제품에 반영되었다고 본다. 그럼 대체 이 신생 브랜드가 어떻게 여왕이 주는 상을 받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애호가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부분을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겠다.


텔루륨의 탄생

제프 머리건(Geoff Merrigan)

제프 머리건씨는 1965년 아일랜드의 요올(Youghal)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사실 아일랜드는 인구당 노벨 문학상 수상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만큼 뛰어난 작가와 문필가가 많이 배출되었다. 제임스 조이스, 버나드 쇼, 예이츠, 사무엘 베케트, 오스카 와일드, 조나단 스위프트, 브램 스토커, 아이리스 머독 등 방대한 리스트를 자랑한다. 

거기에 음악은 어떤가? 밴 모리슨, U2, 크랜베리스, 씬 리지, 붐타운 래츠, 로리 갤러거 등을 만날 수 있고, 개리 무어는 북아일랜드 출신이다. 한 동네나 마찬가지다. 이토록 문학과 음악에서 인구 대비 어마어마한 성과를 이룬 나라가 또 있을까?

그래서 비록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제프지만, 일찍부터 풍부한 음악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 심지어 동네 펍(Pub)에 가면, 수많은 뮤지션들이 연주하고 또 노래한다. 아일랜드 사람들의 DNA에 음악이 흐르는 셈이다. 물론 이런 기질은 우리와 통하는 바도 있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쓰는 K-Pop 열풍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말이다.

제프는 원래 소재 공학을 전공했다. 즉, 물질을 이루는 많은 원소들, 즉, 기초 과학 부분을 쭉 연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결국 스튜디오 엔지니어로 일하게 된다. 여기서 음악과 오디오 쪽으로 상당한 트레이닝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런 어느 날, 지금부터 10여 년 전에, 같은 일을 하는 동료 콜린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스튜디오 내의 음향 시설이 별로 좋지 못하다. 비싼 장비만 투입한다고 답이 아니다. 이쪽 분야의 음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제프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새로운 소재와 화학적 어프로치를 적절하게 도입한 새로운 방식의 케이블을 제작하겠다는 뜻을 품게 된다. 만일 제프가 이런 소재 공학의 베이스가 없었다면, 당시에 그냥 그런 푸념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때 그가 주목한 것이 당시에도 또 지금에도 별로 쓰지 않는 텔루륨이라는 원소였다. 원소 기호 52번에 속한 물질로, “Te”라고 쓴다. 백금처럼 희귀 물질이라, 일반인은 물론 어느 정도 내공이 있는 소재공학자들도 잘 모른다. 이 소재의 가능성을 본 제프는 여기에 독자적인 화학과 기술을 투입해서 결국 종래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케이블을 만든 것이다.

사실 제프는 자사의 케이블이 어떤 기술로 만들어지는지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숱한 밤을 지새고, 평생을 바쳐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인데, 왜 굳이 남에게 알려줘야 하는가? 정 미심쩍으면 직접 들어봐라. 들어보고 판별해라.

맞는 말이다. 따라서 모든 제품은 롱포트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아무리 친한 딜러가 와도 결코 작업 환경을 공개하지 않는다. 만일 내가 방문하다고 하면, 자신의 케이블이 투입된 오디오 시스템을 들으면서 즐길 수는 있지만, 작업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가?


제프와 사이몬

사이몬 로맥스(Simon Lomax)

텔루륨 Q가 빠른 시간에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음질도 빼어났지만 무엇보다 풍부한 음악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언급해야 할 인물이 바로 사이몬 로맥스(Simon Lomax)라는 분이다. 케이블의 소재부터 제조에 이르는 엔지니어링 과정은 제프가 맞고, 대신 음악적인 튜닝은 사이몬이 담당하는 식이다. 이런 이인삼각의 협업이 절묘하게 작용해서 결국 현재의 성공에 이른 것이다.

원래 사이몬 로맥스는 영화 음악가다. 다양한 독립 영화 및 메이저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자연스럽게 레코딩에도 관여해서, 스튜디오 장비나 첨단 악기의 사용에 능한 편이다. 그런 배경을 살려, 현재는 학생들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창작자로서 그가 추구하는 것은 일렉트로닉스를 이용한 가상 공간의 창출. 사실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은 실제로 공간에서 연주되지 않는다. 일반 악기의 경우, 실제 공간에서 연주되기 때문에, 그 잔향이나 여운을 이용해서 풍부한 입체 공간을 연출할 수가 있다. 그러나 컴퓨터 쪽은 다르다. 이 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실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바로 여기에 주목해서 오랜 기간 연구해왔다고 한다.

사실 이렇게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어서 서로의 장점을 잘 믹스시키면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의 오너 중 엔지니어도 많지만, 음악을 이해하고 황금의 귀로 튜닝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 면에서 텔루륨 Q는 매우 현명한 방법론을 채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술적 특징

전술했듯 동사는 자세한 기술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음향 철학을 갖고 만드는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잊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동사가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것은 위상(phase)이다. 이것이 흐트러지면, 디테일, 스테이징, 이미징 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것을 얻는 기술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우선 언급할 것은, 모든 케이블이 오디오 신호의 전송 과정에서 일종의 전자적 필터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은선이던 동선이던 그런 점에서 똑같다. 이것을 어떻게 줄이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둘째로 커패시턴스(capacitance)와 인덕턴스(inductance), 정확한 전송과 빠른 전송이라는 4가지 요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밸런스를 이룩하는가, 라는 부분이. 말하자면 위의 두 가지 요소가 잘 갖춰지면, 정확한 위상이 전송되는 것이다. 

그럼 두 번째 항목을 좀 더 설명해보자.

커패시턴스(정전 용량 C)는 전압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전류량의 변화를 말한다. 그러나 전류는 항상 전압보다 위상이 90도 정도 느려진다. 또 커패시터스 값이 높으면, 저음일수록 통과가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인덕턴스(유도 용량 L)은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전자기장으로 인해 전류가 변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값이다. 전류는 항상 전압보다 위상이 90도 빨라진다. 또 인덕턴스 값이 높으면 고음일수록 통과가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결국 C와 L은 주파수에 따라 대응값이 서로 정반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케이블에 C가 많아지면 저음이 적게 나오고, L이 많아지면 고음이 적게 나온다. 두 값을 잘 저울질해서 최적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답인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숙련된 귀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많은 음악을 듣고, 비교 청취하면서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내는 것이 답인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텔루륨이라는 특별한 소재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 이것이 도체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지는 솔직히 숫자로 제시할 수는 없다. 계량화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이해한다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가?


제품 라인업

최근에 스테이트먼트 시리즈라는, 초 하이엔드급 케이블이 발매되었으므로, 이제 텔루륨은 다른 하이엔드 케이블 업체와 전면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여기서는 기존의 세 가지 라인업을 중심으로 일단 설명하고자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세 개의 커다란 카테고리를 형성해놓고, 그 각각의 특성을 정확하게 설명한 부분이다. 즉, 블루(Blue)-블랙(Black)-실버(Silver) 등으로 기본 시리즈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 각각은 울트라와 다이아몬드로 세분화된다. 이런 하이어라키를 이해하면, 텔루륨 제품으로 어떻게 자신의 시스템을 구축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단, 블루와 블랙, 블랙과 실버 등은 서로 혼용이 가능하나, 블랙을 뛰어넘어 블루와 실버로 구성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부분을 꼭 이해하길 바란다.

텔루륨 Q 블루 시리즈. 왼쪽부터 블루 II, 울트라 블루 II, 블루 다이아몬드

텔루륨 Q 블랙 시리즈. 왼쪽부터 블랙 II, 울트라 블랙 II, 블랙 다이아몬드

텔루륨 Q 실버 시리즈. 왼쪽부터 실버 II, 울트라 실버, 실버 다이아몬드

블루 시리즈로 말하면, 온기가 있는 편한 소리라 보면 된다. 약간의 엣지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특정 부분이 도드라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하이파이뿐 아니라 홈 씨어터에서도 좋다고 한다. 블랙 시리즈는 스무스하면서 디테일과 다이내믹스가 뛰어나다. 해상도도 놀랍다. 일체 거칠지 않으며, 자극적인 음도 재생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우면서 리얼리티가 일품인 시리즈다. 마지막으로 실버 시리즈는 일체 착색이 없고, 선명하면서 또 투명하다. 해상도는 매우 뛰어나다. 특히 저역 재생이 일품이다. 최신의 4K 영상에 비교할 만한 내용을 갖고 있다.


스테이트먼트의 탄생

처음 제프 머리건씨를 만날 때, 스테이트먼트 시리즈는 런칭 중이었다. 자세한 정보나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마침 홈페이지에 제프가 설명한 대목이 있어서, 이를 중심으로 소개해보겠다. 기존의 실버 시리즈를 넘는 내용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판단이 된다. 일단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케이블을 논할 때, 선재에 관심이 많다. 동선이냐, 은선이냐로 일단 판단을 한다. 순도도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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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텔루륨에 따르면, 이것은 케이블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 이것만이 중요한 팩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어떤 도체도 이 지구상에서 생산된 것이기에, 기본적으로 전자적 필터(electronic filter)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숱한 대역이 서로 얽혀 있고, 여러 소재가 관여하며, 인슐레이터, 지오메트리, 실딩 처리 기술 등 숱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밸런스를 취하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동사가 중요시하는 이론은 바로 1930년에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내놓은 리포트다. 무척 고전적인 논문이다. 여기서 위상의 과도 특성이 불안해지면 왜곡이 발생해서 특히 보이스쪽에 문제가 생긴다고 쓰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냐가 관건인 것이다.

스테이트먼트에는 최고의 기술,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투입되어 있다. 납땜조차 일반적인 방법론과 다르다. 도체의 경우, 기본적으로 여러 겹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이팅(plating: 도금 혹은 판)의 두께, 플레이팅의 생성 방법 등 숱한 요소가 디테일과 정확성을 결정한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리스닝 테스트로 결판이 난다. 현재 텔루륨이 개발한 모든 기술이 최정점에 도달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시리즈가 바로 스테이트먼트다. 기존의 시리즈를 모두 상회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당연히 이쪽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결론

최근 케이블 업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텔루륨 Q의 돌진이 놀랍다. 다양한 제품군이 있고, 가성비도 상당해서, 서로 입장이 다른 애호가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일단 꼭 지적하고 싶다. 또 음악성이 풍부해서, 어떤 시스템에 걸 건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출중해지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평을 보면, 악기와 보컬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넓고 또 입체적이며, 뉘앙스가 풍부한 음을 재생한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결론이다. 그런 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메이커라 판단이 된다. 애호가 여러분들의 까다로운 기호를 충분히 만족시킬 내용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종학(Johnn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