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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시작

소너스 파베르의 과르네리 스피커는 1994년,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에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스피커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오디오 팬들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그때까지 스피커라고 하면 대개 나무 궤짝 스타일의 스피커라든가 아니면 탄노이나 JBL처럼 덩치가 아주 큰 스피커라든가 그런 것만 있었는데, 과르네리 오마주(Guarneri Homage)라는 작고 아름다운 모습의 스피커가 처음 출시되었고 더군다나 그것이 이태리 크레모나의 바이올린 제조 기법을 스피커 제조에 도입했다는 것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과르네리 오마주의 독특함

과르네리 오마주는 과르네리라는 바이올린 장인에게 헌정의 의미를 담은 스피커로, 그 당시 그 제품에서 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는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고 특히 스피커의 외관도 정말 멋있었다. 바이올린이라는 것이 작은 나뭇조각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그런 방식으로 해서 그 당시 처음 나왔던 과르네리 오마주의 인클로저는 42개의 나뭇조각을 천연 소재의 접착제로 붙인 후 고열로 압착해서 정말이지 아름답게 성형한 인클로저였다.

거기에 프런트 배플은 15겹의 자작나무를 접합시켜서 두꺼우면서도 무겁게 만들었고, 그 당시 아주 획기적으로 아름다운 고역을 내줬던 에소타 트위터와 6.5인치 PP콘의 두 조합으로 현악기의 정말 아름다운 울림을 들려주었고, 또 여성 보컬도 참 아름다웠다. 과르네리 오마주는 어떤 면에서는 그 당시에 BBC 모니터 스피커 LS3/5A 시리즈와도 비교되는 그런 제품이었다. 왜 그러냐면 주파수 대역이 그렇게 넓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에 특정 장르에서 정말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만일에 실내악이라든가 바이올린이라든가 여성 보컬 정도만 듣는 분이라면은 그 이상의 스피커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인상적인 소리를 내줬고, 필자도 정말 그 당시에 갖고 싶었던 스피커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이 과르네리 오마주가 소너스 파베르의 실질적인 선전포고라고 할지 스테이트먼트라고 할지 상당히 상징적인 제품이 되었다. 

소너스 파베르는 1983년에 설립된 작은 공방 형태의 스피커 회사였다. 프랑코 세블린(Franco Serblin)이라는 아주 전설적인 디자이너가 자신이 생각한 스피커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브랜드인데, 시작은 비록 작은 회사였지만 익스트리마(Extrema)와 과르네리 오마주 두 제품을 출시한 이후로 소너스 파베르는 상당히 주목받는 브랜드가 되었고, 필자가 보기에는 현재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에서 탑 10 안에 드는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했다.

해외에서 스피커 메이커들의 1년간 매출액 리포트를 보면 소너스 파베르는 탑 10 안에서도 심지어는 상위권에 들어가 있는데,  이런 메이저 브랜드가 되는데 가장 일등 공신이 뭐냐 그러면 바로 과르네리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5세대로 진화한 과르네리 G5 스피커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왜 과르네리인가?

과르네리라는 분은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까지 활동했던 분으로, 이분이 만든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와 쌍벽을 이루는데 둘 다 1000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고가의 바이올린이다. 과르네리 같은 경우에는 한 200개 미만 정도가 현재 유통되고 있는데, 정경화 씨가 스트라디바리를 쓰다가 그것을 팔고 과르네리로 바꾼 것이 한때 화제가 됐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이페츠라든가 살바토레 아카르도, 정경화, 사라 장, 기돈 크레머 등 이런 분들이 과르네리를 애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스트라디바리냐 과르네리냐는 상당히 논쟁이 많은 아주 재미있는 분야인데, 과르네리에 대한 헌정으로 만든 게 바로 과르네리 스피커이다.

오마주 시리즈

현재 소너스 파베르의 오마주(Homage) 시리즈를 보면 아마티(Amati)와 세라피노(Serafino) 그다음에 과르네리 등의 제품들이 있는데, 각각의 제품들이 이태리의 전설적인 악기 제조 장인들을 위한 헌정과도 같은 느낌을 갖고 있어서 실제로 그 스피커를 집에서 사용하면 일반 스피커와 달리 어떤 악기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 들이면 참 내치기가 힘든 제품이라고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한다.

분명히 스피커라는 것은 공업제품이긴 하지만 악기의 성격을 잘 반영해서 마치 이 자체가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과 울림을 갖고 악기처럼 연주한다는 것에서 어떤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런 제품이 현재 스피커 업계에 있다는 것은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좋은 뉴스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

지속적인 진화

현재 과르네리 스피커는 5세대째로 처음에 1세대 오마주가 있었고 그다음에 2세대 메멘토(Memento), 3세대 에볼루션(Evolution), 4세대 트레디션(Tradition)을 거쳐서 오늘의 주인공인 5세대 과르네리 G5(Generation 5)로 이어진다.

사실 과르네리 스피커가 지난 30여 년의 세월 동안 여러 세대를 거쳐 다채롭게 진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소너스 파베르에서도 신경을 써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고, 또 과르네리 스피커에 이 회사의 어떤 변화와 제품 철학, 테크놀로지, 또 메인 디자이너의 어떤 개성 등 이런 것들이 각 세대별로 다 반영되어 있어서 만일 누군가가 소너스 파베르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해서 책을 쓴다고 한다면 가장 거울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과르네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과르네리 스피커의 다섯 세대의 제품 중에 대부분을 다 들어봤는데, 계속 진화한다고 할까? 그런 모습도 재미있고 또 한편으로는 오리지널 오마주가 가지고 있었던 음색이나 개성을 꿋꿋하게 지켜가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만하며,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현재 과르네리 G5 스피커를 디자인하고 프로젝트를 이끈 사람은 리비오 쿠쿠차(Livio Cucuzza)라는 분으로, 3세대 과르네리부터 참여해서 에볼루션과 트레디션을 거쳐 현재의 5세대 과르네리 G5 스피커까지 모두 이분이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리비오 쿠쿠차 씨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마다 정말 가슴이 설레고 이렇게 역사적인 제품을 다시 또 진화시킨다는 것은 정말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감개무량한 느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역작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얘기를 하니까 이분의 실력을 이번 기회에 또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담으로 유럽에서 전체적인 악기 제조의 현황을 보면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스타인웨이, 뵈젠도르퍼 등 피아노에 두각을 보이고 있고 반면에 이태리는 현악기에 강한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랑스 쪽은 관악기가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까 악기를 제조해도 나라별로 특징이 다르다는 것이 재밌다.

소너스 파베르와 이태리의 다른 오디오 브랜드 제품들의 만듦새를 보면 장인의 손길이 녹아있는 예술적인 만듦새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다음에 오페라 하면 떠올리는 곳이 바로 이태리인데, 그래서 성악도 상당히 뛰어나고 또 의외로 재즈도 좋다. 필자는 재즈라고 하면 미국의 혼 타입 스피커를 제일로 치는데, 이태리제 스피커에서 나오는 재즈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이태리는 상당한 재즈 강국이기도 하다.

다시 리뷰 제품으로 돌아와서, 과르네리 G5 스피커가 4세대 트레디션과 다른 것은 5세대로 진화하면서 여러 면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미드 베이스도 상당히 바뀌었고 전체적인 인클로저나 크로스오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개량이 이루어졌다. 사실 3~4세대 정도 진화를 하면 제품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더 이상 개발할 여지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 사이에 소재라든가 또 이전 세대 제품에 대한 리뷰라든가 여러 가지 것들을 분석하다 보면 몇 년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새로운 개량 포인트가 나오게 된다.

과르네리 G5 스피커는 무려 30여 년에 걸친 개량이 이루어진 모델로, 신제품들이 계속 출시되고 갈수록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는 요즘의 스피커 업계에서 이 제품은 대표적인 장수 모델이 아닌가 싶고 그런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다고 본다.

드라이버 구성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우선 전면에 두 개의 드라이버가 있는데, 28mm 구경의 트위터를 살펴보면 앞쪽의 뾰족한 것이 이 드라이버의 센터 캡과 연결돼 있으면서 소프트 돔 형태로 되어있다. 보통의 일반적인 소프트 돔과는 좀 다른 방식인데, 댐핑을 높이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D.A.D. 트위터라고 하는데, 원래 일반적인 소프트 돔 트위터는 고역대에서 롤 오프 현상이 발생하여 위상이 흔들리는 문제가 있다. 그에 반해서 D.A.D. 트위터는 실크 소프트 돔의 댐핑을 높여서 고역대를 제대로 표현하고 위상이 명료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미드 베이스는 예전과 같은 6.5인치 구경으로 150mm의 지름을 갖고 있다. 미드 베이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복합 소재로 보이는데, 내부에 네오디뮴 마그넷을 아주 강력하게 설계해서 예를 들어 대출력 앰프를 걸어도 유닛이 견딜 수 있게끔 설계를 했다고 한다.

사실 초기에 과르네리는 악기적인 성격이 강해서 살살 다뤄야 되고 마구 트는 스피커는 아니었는데, 예전의 오리지널 맛에다가 좀 더 강력한 파워를 걸어서 다양한 장르를 들을 수 있게 진화시킨 것 같다. 그래서 이 제품의 경우에는 1세대 오마주가 처음 나왔을 때 저역이 55Hz밖에 안 됐는데, 현재 5세대 과르네리 G5에 와서는 40Hz로 낮춰졌다. 그리고 고역도 1세대 오마주에서는 20kHz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35kHz까지 올라간다.

그러니까 예전에 나왔을 때는 LS3/5a 같은 조그마한 스피커에 비교되는 제품이었지만 5세대에 이르면서 필자가 보기에는 어지간한 톨보이 정도의 스펙을 갖춘 것 같다. 이 점이 개량을 이룩하면서 이루어진 하나의 큰 변화라고 본다.

그러니까 대역폭이 넓어지고 더 강력한 앰프로 드라이브해서도 아주 활달한 소리가 나올 수 있게, 오리지널의 아주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음을 견지하고 있으면서도 어떨 때는 강력하게 록 음악이라든가 때려 부수는 음악 같은 것도 들을 수 있게끔 두 가지 면을 다 포함시킨 제품으로 진화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진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본다. 오리지널 그대로 복각한다는 것은 사실 의미는 없는 것이고 시간에 따라 더 넓은 층의 애호가들을 만나야 되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대역도 넓혀가고 강인한 면모도 같이 가져갈 수 있는 그런 것이 좋은 방향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된다.

인클로저와 덕트, 단자

과르네리 G5 스피커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태리 특유의 장인의 솜씨가 잘 들어가 있는데, 형상 자체는 뒤로 쑥 빠져가면서 마치 류트와 같은 악기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오리지널부터 가지고 있던 형상을 그대로 살린 것이며, 또 이게 음향학적으로도 정재파 같은 것을 제거하는 데 좋다.

인클로저는 원목을 무려 9겹으로 적층했는데, 원목은 정말 다루기가 힘든 소재로 예를 들어 온도 차라든가 습도 차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잘못 적층 시켰다가는 뒤틀어지기 쉬운데, 아마 오랜 시간을 들여서 원목 각각을 말린 다음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원목을 합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까 이것도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인클로저는 상당히 고난도의 방식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소너스 파베르만이 만들 수 있는 인클로저라고 본다. 여기에는 이태리 사람들의 특유의 미학적인 것에 대한 어떤 탐구나 자존심 같은 것이 들어있지 않나 싶고, 정말 사람의 손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주 극한의 경지를 느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래커 칠을 무려 아홉 번이나 실시한다. 그러니까 샌딩 작업을 하고 칠한 다음에 다시 또 말리고, 다시 또 샌딩을 한 다음에 다시 또 칠하고, 말리고를 무려 아홉 번에 걸쳐서 실시한다. 그래서 인클로저를 옆에서 바라보면 마치 거울처럼 보는 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비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래커 코팅을 자랑한다.

제품의 후면을 보면 덕트가 있는데, 보통은 구멍을 뚫는 반면에 이 제품은 덕트 주위로 알루미늄을 날을 세워서 배치하였는데, 마치 슬롯을 여러 개 만든 듯하다. 이렇게 정교하게 배출 시스템을 만들면 뒤로 빠지는 우퍼의 음이 아주 균일하게 빠진다. 그럴 경우에는 덕트에서 나오는 소리가 전면의 소리를 거의 훼손시키지 않는 그런 장점이 있다. 그러니까 음향학적인 면도 많이 고려했다는 것으로, 오리지널 제품에서는 이런 고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개발을 거듭하면서 덕트에 대한 부분까지도 이렇게 처리를 했다.

그리고 바이 와이어링 단자를 채용해서 두 개의 앰프를 투입해서 좀 더 강력한 면모를 추구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북쉘프 스피커에서 바이 앰핑까지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과격한 발상일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싱글 앰프로 쓰다가 또 바이 앰핑 하면 아마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또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디자이너가 바이 와이어링을 제공했다는 것은 바이 앰핑도 해보라는 뜻으로, 이것도 궁금하긴 하다.

새로운 스탠드

한편 이런 북쉘프 스피커들은 전용 스탠드가 필수인데, 과르네리 G5 스피커의 전용 스탠드를 살펴보면 정말 놀랍게도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이태리의 슈퍼카 제조 회사인 파가니 오토모빌리(Pagani Automobili)와 협력해서 만들어졌다. 과르네리 G5 스피커와 스탠드의 조합은 시각적으로도 정말 아름답고 단순히 스피커라기보다는 악기이면서 아주 고급 가구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주요 스펙

소너스 파베르의 과르네리 G5 스피커의 주요 스펙 정리하면, 2웨이 방식에 담당 주파수 대역이 저역은 40Hz, 고역은 35kHz까지이며 감도는 4옴에 86dB로 일반적인 스피커 기준에서 볼 땐 약간 감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실제로 메이커에서는 30~150W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바이 앰핑까지 하는 걸 고려했을 때 200W 이상도 충분할 것 같고, 만약 집에서 조용하게 여성 보컬이나 그런 걸 듣는다면 진공관 파워앰프로 매칭해서 5극관 정도, EL34도 좋을 것 같다. 그 정도 한 35~40W 정도면 집에서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이 된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청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본격적인 시청

시청은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에서 진행했으며 매칭 시스템으로 매킨토시(McIntosh)의 C2700 프리앰프와 MC275 파워앰프를 사용했고 소스기기로는 린(Linn)의 New Klimax DSM을 사용했다.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와 타이달 등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아티스트   Salvatore Accardo
곡   Paganini: La Campanella
앨범   The Best Of Violin

첫 곡으로 선정한 것은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를 아카르도의 연주로 들어봤는데, 바이올린 체크할 때 필자가 자주 쓰는 곡이기도 하고 또 대표적으로 바이올린을 아주 잘 재생하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다. 들어본 소감은 예전에 들었던 과르네리의 아름다운 음색은 그대로 견지하면서 전체적으로 대역이 넓어지고, 그다음에 리비오라는 분이 제작자로서 밝힌 출사표에 있는 3D 이미지, 그러니까 공간감 표현, 입체적인 표현을 중시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잘 나온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 솔로가 전면에 있고 오케스트라 뒤에 있는 그런 위치 선정이라든가 깊이 같은 것이 잘 나온다. 이것은 필자가 초창기 때 들었던 과르네리 오마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다음에 저역이 상당히 많이 내려가는데, 그러니까 어떤 하나의 완전체로서의 스피커라고 볼 수 있으며, 비단 바이올린에 국한하지 않고 오케스트라라든가 재즈라든가 다양한 음악을 커버할 수 있는 스피커로 진화했다고 판단이 된다.

아티스트   I Musici
곡   Vivaldi: The Four Seasons, Concerto No. 4 In F Minor RV 297 "Winter" - II. Largo   
앨범   The Four Seasons

두 번째로는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들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무지치의 연주를 좋아한다. 특히 겨울의 정서와 느낌은 마치 우리가 예전에 아주 추운 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서 이불 덮고 군고구마 까먹는 그런 정서가 좀 있는데, 여기서도 그런 느낌은 나오지만 좀 더 모던화되고 좀 더 세련화됐다고 그럴까? 약간 투박한 면보다는 질감이 아주 세련되면서도 역시 전체적으로 공간감 표현이 잘 나온다. 

그러니까 오리지널 스피커가 음색 중심이었다면 5세대 과르네리 G5 스피커부터는 음장으로 많이 간 것 같다. 그래서 아주 입체적인, 홀로그램적인 느낌이 많이 나온다. 이것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고 아마 3세대, 4세대에도 그런 모습이 보였는데 이번에 그 부분이 더 강화되지 않았나 싶다.

아티스트   Jacintha
곡   And The Angels Sing
앨범   Autumn Leaves

마지막으로 야신타의 ⟨And The Angels Sing⟩. 이것도 여러분들이 많이 접하셨을 곡인데, 초반에 더블 베이스 같은 데가 딥 베이스까지 무리 없이 잘 표현이 되고, 보컬의 어떤 촉촉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은 여전히 살아있다. 여성 보컬은 정말 일품이다.

그다음에 중간에 심벌즈를 두드릴 때, 그 찰랑거리는 소리가 상당히 리얼하고 생동감이 있는데, 이것도 5세대로 진화하면서 변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재즈는 특히 심벌즈 레가토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이 부분이 잘 살아났다.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테너 색소폰의 관능적인 느낌의 연주도 풍부하게 잘 살아 있는데, 재즈는 의외로 상당히 좋다. 이 정도 내용이면 일반 캄보밴드 정도의 재즈는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닌가 싶다.

총평

소너스 파베르의 과르네리 스피커가 5세대로 진화하면서 물론 만듦새라든가 그런 것은 더욱더 정교해지고 음향학적인 배려라든가 거의 구조적인 면에서는 이 스피커의 오리지널 컨셉을 아주 극한까지 개발시켰다고 판단이 된다. 그리고 바이올린, 여성 보컬뿐만 아니라 장르가 좀 더 넓어지고 대역도 넓어지고 해서 예전에는 서브 스피커의 개념이 강했다고 한다면 이 제품부터는 메인 스피커로 써도 좋다는 것과 꼭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일반 오케스트라나 심지어는 락 음악까지도 커버할 수 있는 전천후형 스피커로 진화를 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특히 전용 스탠드의 아름다운 모습과 스피커 사이드 패널에 정말이지 공들인 모습들을 보면 과르네리 G5 스피커는 단순한 공업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장인의 예술품이고 악기다. 그래서 아마 여러분들이 실제로 집에 들여놓고 보면 여간해서는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 아주 강력한 존재감과 예술성 있는 제품이라고 판단이 되며, 아주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또다시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종학(Johnny Lee)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