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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B로 중고역을 울리고, KT120으로 저역을 울린다. 진공관 앰프 애호가들이라면 한두 번쯤은 생각해봤을 조합일 것입니다. 섬세하고 투명하며 맑은 300B와 굵고 힘 있는 KT120이 각각 최고의 성능과 소릿결을 낼 수 있게끔 ‘바이앰핑’을 하는 것이지요. 301회 하이파이클럽 시청회는 바로 이 같은 상상이 현실이 된 자리였습니다. 독일 옥타브(Octave)의 두 모노블록 파워앰프 Jubilee 300B Mono(중고역)와 Jubilee MRE220(저역)으로 B&W 800 D3를 바이앰핑해 새로운 음과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이번 시청회에는 옥타브의 세일즈 디렉터 토마스 브리거(Thomas Brieger) 씨가 1부 진행을 맡아 기기 설명과 함께 직접 고른 곡들로 시연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청회에는 소스기기로 린(Linn)의 Klimax DS3, 프리앰프로 옥타브의 Jubilee Pre가 동원됐고, 두 모노블록 파워앰프와 800 D3는 오디오퀘스트(AudioQuest)의 새 바이와이어링 스피커케이블 Dragon Zero(중고역)와 Bass(저역)로 연결했습니다.

중고역 앰핑 : Octave Jubilee 300B Mono

옥타브의 주빌레 300B 모노는 기본적으로 직열 3극관 300B를 트리플 싱글 구동해 클래스 A 증폭으로 30W를 내는 모노블록 파워앰프입니다. 초단관은 쌍3극관 12AU7(ECC82), 드라이브관은 5극관 EF800을 각 한 발씩 쓰는데 두 진공관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진공관 보호 그릴을 벗겨내면 계단식 상판에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300B Gold 관이 3발 꽂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단 상판에는 출력관인 300B 바이어스 전류(idle current)를 조절할 수 있는 로터리 스위치(Low, Mid, High)와 각 출력관 선택 로터리 스위치(V1, V2, V3), 그리고 300B 바이어스 전류를 알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습니다. 로우 바이어스 선택 시 25mA, 미드 바이어스 선택 시 50mA, 하이 바이어스 선택 시 70mV를 300B 그리드에 흘려주게 됩니다. 옥타브에 따르면 하이 바이어스는 고출력 300B를 쓸 경우 선택하면 됩니다.

후면 상단에는 전원 스위치, 하단에는 입력단자(RCA, XLR)와 입력 선택 로터리 스위치(RCA, XLR, Muting), 스피커 커넥터(0옴, 4옴, 8옴)가 달려있습니다. 앰프 무게는 54kg, 주파수 응답 특성은 20Hz~50kHz(-3dB), 신호 대 잡음비(SNR)는 110dB, 입력 감도는 1.7V(이상 로우 게인 시)를 보입니다. 한편 전면 알루미늄 패널 가운데에 박힌 우드 인서트는 자작나무(birch)와 호두나무(nutwood)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역 앰핑 : Octave Jubilee MRE220

옥타브 주빌레 MRE220은 KT120을 채널당 4개씩 투입, 패럴렐 푸시풀(파라PP)로 구동해 4옴에서 220W 출력을 뿜어내는 대출력 모노블록 파워앰프입니다 그래서 모델명에 ‘220’이 들어갔습니다. 초단관에는 6SN7 1개, 드라이브관에는 12AU7(ECC82) 2개가 투입됐습니다. 전면을 보면 왼쪽이 입력 선택 노브, 오른쪽이 기능 선택 노브이며, 후면 입력단은 RCA, XLR 단자가 1개씩 마련됐습니다.

스펙은 그야말로 하이엔드 진공관 파워앰프, 그 자체입니다. 주파수 응답 특성은 5Hz~80kHz(-3dB)에 달할 정도로 광대역하고, SNR은 116dB, 왜율(THD)은 10W 출력에서도 0.1%에 그칩니다. 게다가 2옴 스피커까지 구동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전원공급능력을 자랑합니다. 옵션으로 밸런스 입력 트랜스를 장착하면 EMI 등의 커먼모드 노이즈 제거율(CMRR)이 85dB에 달합니다. 게인은 29.5dB를 보입니다.

주빌레 MRE220은 또한 다양한 출력관을 선택해 소위 ‘튜브 롤링’의 취미성을 만끽할 수 있는데, 기본은 KT120이 장착되지만 KT88, 6550, KT90, KT100, KT150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KT120과 KT150은 후면 스위치로 게인 값을 하이(High)로 올리고, 다른 관은 로우(Low)로 내리면 됩니다. 게인 값이 로우가 되면 출력 역시 140W로 줄어들게 됩니다. 프리앰프 출력 임피던스가 500옴 이상일 경우 왼쪽 입력 선택 노브로 ‘RCA2’를 선택, 이에 대응케 한 점에서도 제작사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The King’s Singers - The Oak and the Ash

The King’s Singers

이들 앰프가 바이앰핑으로 800 D3를 울리면 어떤 소리가 나올까요. 토마스 브리거 씨가 처음 들려준 곡은 킹스 싱어즈의 ‘The Oak and the Ash’였는데, 노이즈 플로어가 무척 낮은 정숙한 배경부터 눈길을 끕니다. 나긋나긋한 소릿결과 보컬의 실체감이 돋보이는데, 전체적으로 MRE220 파워앰프가 토대를 튼튼히 구축하고 그 위에서 300B가 전체 톤을 지배한다는 느낌입니다. 배경이 워낙 조용하고 딥블랙으로 펼쳐지다 보니 보컬들의 딕션이 이렇게나 분명하게 들리는 것인가 싶습니다. 중역대 에너지도 충분했습니다.

Rodrigo Y Gabriela - Stairway To Heaven

Rodrigo Y Gabriela

선명하고 찰지며 해상도가 높은 음이 계속됩니다. 손가락과 기타 현의 마찰음이 워낙 생생해서 마치 둘 사이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합니다. 음 하나하나를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느낌입니다. 주빌레 300B 모노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들어봤지만, 스피커의 중고역대 유닛만 울리게 하니 이토록 단단한 에너지감이 얻어지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곡이 크레센도로 넘어가는 대목에서는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다이내믹스가 진공관 앰프인가 싶을 만큼 작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디테일과 강단이 돋보이며 흐릿하거나 불분명한 구석이 일절 없는 똑 부러진 재생음이었습니다.

바이앰핑 세팅

그러면 이번 바이앰핑을 위해 주빌레 300B와 주빌레 MRE220은 어떻게 세팅을 한 것일까요. 시청회 시작 전, 토마스 브리거 씨가 주빌레 300B 모노 상판 뚜껑을 열어 직접 세팅을 했는데, 핵심은 1) 중고역을 담당하는 주빌레 300B 모노 재생 대역을 100Hz 이하에서 커팅하고, 2) 주빌레 300B 모노의 게인 값을 하이(High)로 설정하며, 3) 저역을 담당하는 주빌레 MRE220은 풀레인지를 담당케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찬찬히 따져봤습니다. 주빌레 300B 모노는 원래 게인이 4옴에서 19.5dB, 8옴에서 22.5dB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청회에서처럼 주빌레 300B 모노를 중고역용, 다른 파워앰프를 저역용으로 쓸 경우에는 게인을 4옴에서 30dB, 8옴에서 33dB로 높일 수 있습니다. 상판 안쪽에 이 게인 값을 높일 수 있는 하이 게인 스위치가 있습니다. 또한 하이 게인 스위치로 중고역 앰핑시 100Hz 이하에서 대역이 자동으로 커팅되고(하이패스), 극성이 반대로 바뀌는 점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때문에 시청회에서는 주빌레 300B 모노에 연결한 스피커케이블(드래곤 제로)의 극성을 반대로 해서 꽂았습니다.

토마스 브리거 씨가 말하는 옥타브 앰프의 시그니처

시청회에서는 토마스 브리거 씨가 옥타브 앰프들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줬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트랜스포머였습니다. 1986년 설립된 옥타브는 트랜스포머와 전원 보호회로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도 그럴 것이 설립자 안드레아스 호프만의 부친이 이미 1968년부터 ‘호프만 트랜스포머’라는 트랜스 제작사를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또한 MRE220처럼 간단한 바이어스 세팅만으로 출력관을 다양하게 교체할 수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주빌레 300B 모노가 올해 출시된 배경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애호가들로부터 ‘옥타브가 3극관을 이용한 클래스 A 앰프, 그러면서도 파워풀한 앰프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수없이 받았고 그래서 힘든 개발과정을 통해 직열 3극관인 300B 3발을 싱글 구동하는 클래스 A 증폭의 주빌레 300B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300B를 3개나 투입한 것은 1개를 싱글로 구동해 얻는 8W 내외의 출력으로는 스피커를 완벽히 구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앰프가 스피커를 구동하지 못한다? 이는 옥타브 제작 철학에 위배되는 일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설계면에서 주빌레 300B 모노가 눈길을 끄는 것은 300B 히팅 전원의 주파수가 7Hz라는 것입니다. 토마스 브리거 씨는 이에 대해 “직열 3극관인 300B의 필라멘트를 다이렉트 히팅(direct heating) 시키기 위해서 AC 전원을 이용하지만 이 경우 히팅 노이즈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라며 “그래서 순수 사인파 형태의 7Hz AC 전원을 각각의 300B 필라멘트에 공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앰프 증폭에 필요한 60Hz 전원과 300B 히팅에 필요한 7Hz 전원을 분리시킨 것이지요. 이를 위해 파워서플라이 내부에 히팅 전담 사인파 생성기(sine wave generator) 3개를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시청회가 끝난 후 ‘왜 굳이 7Hz를 선택했는지’ 물어보니, 그는 “히팅 AC 전원의 주파수를 20Hz 이하로 할지, 16kHz 이상으로 할지 고민을 했다”라며 “16kHz 이상의 히팅 전원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쉬었지만 소리가 좋지 않았다. 수많은 실험 끝에 7Hz에서 가장 좋은 소리가 나왔다. 특히 7Hz는 배음인 14Hz, 21Hz도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소리라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빌레 300B 모노가 위아래로 긴 타워형 디자인인 것도 파워서플라이와 증폭부를 완벽히 격리시키기 위한 설계 결과라고 합니다.

Espen Lind - Hallelujah

Hallelujah

"큰 무대를 즐겨보시라"라며 토마스 브리거 씨가 시연한 곡입니다. 이 곡은 하이파이클럽 시청회에서도 자주 재생하는 곡인데, 남성 보컬 4명의 서로 다른 음색과 라이브 현장 특유의 깊숙한 공간감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바이앰핑 시청에서도 관객의 환호와 휘파람 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렸고, 차례차례 등장한 4명의 음색은 물론 그 위치까지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목소리는 또한 촉촉하고 디테일이 가득했으며, 그 잔향과 홀톤, 반사음 같은 미시 정보들도 잘 파악됐습니다. 막판 관객이 일궈내는 조용한 떼창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O-Zone Percussion Groupe - Jazz Variants

La Bamba

퍼커션의 저역 다이내믹스를 잘 느낄 있는 곡입니다. 넓고 쾌적한 무대는 300B, 펀치력과 탄력감은 KT120 덕분이겠지요. 이 곡에서는 특히 두 앰프가 이질감 없이 일심동체가 되어 800 D3를 울리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각 퍼커션의 이미지는 가상의 무대를 3D로 돌아다니는 듯했고, 이들이 빚어낸 저역에는 어디 하나 퍼지거나 허약한 모습이 없었습니다. 바이앰핑이 제대로 이뤄지면 800 D3에서 이 정도의 음과 무대가 펼쳐지는구나 싶었습니다. 1부 끝 곡으로 토마스 브리거 씨가 선곡한 폴 사이먼(Paul Simon)의 ‘Homeless’(Graceland)에서는 음들이 폭포수처럼 시원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모습이 압권이었습니다. 

시청회를 빛낸 조연 :

AudioQuest Dragon Zero & Bass

이번 301회 시청회의 숨은 조연을 꼽자면 단연 오디오퀘스트의 Dragon Zero(드래곤 제로) & Bass(베이스)일 것입니다. 물론 앞단의 소스기기로서 린의 Klimax DS3(클라이맥스 DS3)와 옥타브의 Jubilee Pre(주빌레 프리)도 큰 역할을 했지만, 두 모노블록 파워앰프가 각각 최적의 스피커케이블을 만나지 못했다면 재생음의 완성도는 아마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드래곤 제로 & 베이스는 오디오퀘스트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바이와이어링 전용 스피커케이블입니다. 제로(Zero)가 중고역, 베이스(Bass)가 저역용이지요. 그리고 드래곤 제로 & 베이스는 미씨컬 크리처(Mythical Creature) 시리즈의 최상위 바이와이어링 스피커케이블로 그 밑에 FireBird(파이어버드)와 ThunderBird(썬더버드) 모델이 포진했습니다. 미씨컬 크리처 시리즈 밑에는 William Tell(윌리엄 텔)과 Robin Hood(로빈 후드) 모델로 짜인 포크 히어로(Folk Hero) 시리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드래곤 제로 & 베이스 케이블의 핵심은 1) 스피커케이블의 특성 임피던스(character impedance)를 제거하는 'Zero Technology'(제로 테크놀로지), 2) 접지 노이즈를 제거하는 GND(Ground-Noise Dissipation) 테크놀로지, 그리고 3) 이 두 기술이 각각 적용된 풀레인지 케이블 '제로'와 저역용 케이블 '베이스'로 바이와이어링 세트가 마련된 점입니다. 오디오퀘스트에 따르면 제로 케이블은 풀레인지(싱글 와이어링)로 쓸 수도 있고 베이스 케이블과 결합해 바이와이어링(중고역)으로도 쓸 수 있지만, 베이스 케이블은 GND 기술을 통해 RF(라디오 주파수) 같은 고주파 에너지를 제거하므로 단독(싱글 와이어링)으로 쓰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드래곤 제로 & 베이스 케이블은 도체에 단선(Solid) 형태의 은선(PSS. Perfect Surface Silver)을 썼고, 단자와 선재 접합은 냉간 용접(cold welding)으로 이뤄졌습니다. 쉴드는 멀티 레이어 형태의 카본인데 여기에 독자 개발한 카본 네트워크를 추가해 RF 노이즈를 열로 바꿔준다고 합니다(NDS. Noise Dissipation System). 이에 비해 포크 히어로 시리즈의 윌리엄 텔 제로 케이블은 솔리드 동선(PSC+. Perfect Surface Copper+), 베이스 케이블은 PSC+ 동선에 LGC(Long Grain Copper) 동선을 추가했습니다. 

한편 드래곤 제로 & 베이스 케이블 각각에는 오디오퀘스트 상위 모델에 어김없이 포함되는 배터리 팩 72V DBS가 스피커쪽 스플리터 부근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 배터리 팩은 원래 1) 케이블 인슐레이터(절연체)에 강한 DC 전압을 가해(바이어싱), 2) 강력하고 안정적인 전자기장을 만들고, 3) 절연체가 유전체(dielectric)로 변질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4) 시간 및 위상 지연 같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4년에 도입됐습니다. 배터리 팩에 DBS(Dielectric Bias System)이라는 이름이 부은 이유입니다. 

Michael Buble - Mis Deseos / Feliz Navidad

Christmas

바이앰핑으로 들으니 왜 이렇게 넘치는 게 많을까요. 음수와 에너지, 생기와 활기 모든 게 차고 넘칩니다. 한마디로 혈색이 도는 음입니다. 그러면서도 어느 경우에나 경직되거나 딱딱한 구석이 없으며 음에서 윤기가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진공관 앰프의 장기라 할 따뜻하고 정감 있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합창 대목에서는 음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네요. 옥타브 프리앰프와 바이앰핑 모노블록 파워앰프가 빚어낸 이 드넓고 웅장한 무대 스케일에 시청회에 참석하신 거의 모든 분들이 감탄해하는 눈치였습니다.  

Dave Weckl - Heads Up

Heads Up

원래 이 곡은 웬만한 진공관 파워앰프로는 제대로 된 소리를 맛볼 수 없는 곡입니다. 그런데 첫 음이 나오는 순간부터 정신이 번쩍 듭니다. 마치 번개가 내리치는 듯하네요. 파워와 스피드, 그리고 순간적으로 맺고 끊는 동작이 대단합니다. 과연 지금의 이 사운드를 그 어느 누가 300B 싱글 앰프 소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주빌레 300B 모노 자체도 이에 근접한 소리를 들려줬지만 220W의 주빌레 MRE220과 함께 하니 그 예리하고 정갈하며 선열한 맛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비트를 최대로 잘게 쪼개서 들려주는 모습도 멋지기 짝이 없었습니다. 

John Williams

Throne Room and Finale from Star Wars

A Tribute To John Williams

이 곡에서는 KT120을 채널당(블록당) 4개씩 투입한 주빌레 MRE220이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호방하고 거침없이 이 곡에 담긴 모든 다이내믹스를 시원하게 뽑아내줍니다. 커다란 기중기가 계속해서 시청실 바닥을 내리치는 듯하네요. 또한 음들이 넘실대는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두 파워앰프가 B&W 800 D3로부터 음들을 모조리 끄집어낸다는 인상입니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음과 무대를 들려주는 800 D3가 역시 좋은 스피커라는 생각도 듭니다. 토마스 브리거 씨도 "현재 옥타브의 레퍼런스 스피커가 바로 800 D3"라고 합니다. 이 밖에 노이즈가 낮고 무대가 투명하며 해상도가 돋보인 것은 오디오퀘스트의 드래곤 제로 & 베이스 바이와이어링 케이블 덕도 크게 봤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청회를 마무리하며

이번 301회 시청회는 서로 다른 파워앰프로 스피커 중고역과 저역을 나눠 유닛을 구동하는 바이앰핑의 거의 끝판왕을 본 듯했습니다. 각 대역을 맡은 앰프의 주인공이 300B(주빌레 300B 모노)와 KT120(주빌레 MRE220)이었던 데다 스피커케이블까지 풀레인지(드래곤 제로)와 저역(드래곤 베이스)으로 특화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또한 B&W 800 D3가 중고역 유닛(트위터 온 톱 + 터빈 헤드 미드레인지)과 우퍼 유닛이 철저하게 분리된 스피커였기에 이번 바이앰핑 효과가 극대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바이앰핑에서 두 앰프의 성향이나 음색의 차이가 너무 나면 안 하느니만 못한데, 이번 옥타브 주빌레 콤비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300B 3발을 트리플 싱글 구동해 클래스 A 증폭으로 30W 출력을 얻는 주빌레 300B 모노 덕분으로 보입니다. 물론 하이 게인 세팅과 이에 따른 100Hz 이하 커팅 테크놀로지가 받쳐줬기에 가능했겠지요. 오디오는 참으로 시도할 것도 많고 감탄할 것도 많은 세계인 것 같습니다. 시청회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