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야지, 하이킹을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한지 벌써 수 년째 였던 내가 아닌가.
자전거를 시작한지 이제 고작 어언 9개월째...
국민학교 시절(현재는 초등학교) 자전거를 처음 접했을때. 그 때가 2학년 이었다.
근처에 사시는 3살 연상인 사촌 형님이 자전거를 타고 오시면 의례 나는 자전거를 끌고 이리저리 다녔다. 탈줄을 모르고 그저 끌고 다니는 법만 알았다.
어느덧 그 형님이 한번 타보라고 뒤에서 잡아주시겠다고 하신단다.
그렇게 자전거 배우기를 몇일 후,
"달리면 오히려 쓰러지지 않아! 이제 내손 살짝 놓으니까 페달 밟아!!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핸들을 좌우로 흔들면서 중심을 잡고..... 자~자~ 난 손을 놓는다. "
집근처 공터에서 누군가 잡아주지 않고 200 미터 가량을 혼자서 움직였다는
생각에 기쁨이 몰려왔다. 그 짜릿한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거의 25년전의 일이 었는데...
그때 살던 세번째 집은 국민학교에서 도보로 30분, 자전거로 10분거리에 위치했다.
나는 자전거 사주기를 학수 고대하면서 부모님께 떼를 썼다.
3000리표 검은색 자전거. 그때 당시 약 8만원이나 하는 거금의 자전거 였다. (지금의 물가 상승으로 비추었을때 수 십만원의 거금이었을 터.)
중학교 까지 자전거를 7년간 탔으니, 자전거를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분실도 한차례 있어, 부모님께 엄청 혼났고... 폐차 했던 자전거도 1대 있었고.....
가끔씩 차로 운전하면서 가끔씩 주말에 하이킹 하는 분들을 볼때 마다
전문적인 자전거를 언젠가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그렇게 머지 않아 국내에서는 자전거가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곳 하이파이 동호회에서도 지방을 중심으로 먼저 거센 붐이 일어 난 것 같은데,
수 년이 지나더니...
고급 자전거들이 난무했고, 아직 나는 자전거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오디오 입문 시절에 만났던 펭귄이라는 닉을 가진 조용로 님께서
몇년 전에 오디오 바꿈질 병을 멈추고 카메이라 에서 와인으로 그리고
자전거로 취미를 바꾸었다는 전화상의 얘기를 듣고 나는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
카메라도 라이카에 미쳐서 광분했던 그가.. 와인으로 술독에 빠져 지냈던 그가
'자 전 거' 라니...
또 뭔가로 금방 취미가 바뀌겠지..... -_-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와인을 시작해 술독에 빠져 보자 보다는... -_-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의 자전거 얘기를 하니, 머릿속에 과거 추억들이 떠올랐다.
유년시절에 이동 수단으로 좀 재미가 있었다 정도 수준으로 기억을 되뇌이고 있었다.
펭귄 - "경희야! 너도 이제 자전거 시작할때가 아닌가? 오디오 다 팔고 자전거 한번 해봐!
카트리지 하나 팔아도 꽤 괜찮은 거 하나 살 수 있을걸? 아님 케이블을 팔던가?
이것 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정신건강 육체적인 건강 너무 좋아진다.
언제한번 같이 타고 나들이도 가자!"
봉 아무개 - "네~~~ 그래요. 형~ 근데 이번 달에 돈 모아서 모노 카트리지 새로 하나 사야는데..."
나는 오디오에 집착증세가 점점 광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고는 몇달이 흘렀다.
2008년 3월인가 그에게 다시 전화가 온다.
"KHS라는 자전거인데, 중요 부속 사양이 매우 좋아. 신품인데 굉장한 특가로 싸게
나왔거든 250만원이야. Shimano Full XTR 그래이드 부품에..........네가 시작하면
이 정도로 타다가 나중에 KHS 알로이 프레임만 보다 괜찮으 것으로 바꾸어도 큰 욕심 생기지 않을 걸?...... 아마 가격은 굉장히 싸게 구입하는 것일 거야~"
자전거 뽐뿌는 집요했다. 그에게 몇일간 몇번이고 전화가 왔다.
그리고 끝내 지르기에 결심하기에 이른다.
250만원이면 오디오에서 어지간한 소스기기 혹은 파워앰프등을 구입할 수 있는 만만치
않는 가격이었다. 당시 나는 신혼 초기라서 마눌님의 손아귀에서 지배를 슬슬 받기 시작하는 무렵이라 그 얘기를 듣고 자전거 구입하기를 당장 보고 드렸다.
마눌님 - "안돼! 이제 우리 새로 생길 새식구가 조금있으면 세상으로 나오는데.... 자전거는 무신....놓을 때도 마땅치 않고......."
나는 KHS가 뭔지 시마노가 뭔지 Full XTR의 그래이드가 뭔지 전혀 몰랐다.
그냥 바퀴 두개가 달린 운동기구 혹은 운송용 기구 즈음으로 생각할 무렵이었으니......
다만 그때 당시 펭귄님이 강조하는 부분은 Full XTR을 단품으로 구입해도 250만원인데, 프레임(자전거의 차대)와 휠 셋(앞뒤 바퀴와 구동부분) 핸들바 싯포스트 이런것은 공짜로 제공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는 그의 설명이 있었다.
하여간 나에게 자세하게 얘길 해줘도 당시 나는 그런것이 뭐가 중요한지 정말로 무지 했다.
(2)부에 계속~
아래 사진은 유진바이크 라는 사이트에서 가져온 그림인데
KHS를 찾아보니 사양과 부속설명 각 파트의 역할에 대해 설명이 자세하니,
처음 보는 분들도 이해가 쉬울것 같아 첨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