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그쳤던 비가 펑펑 하늘에서 비가 다시 내린다.
완성된 자전거를 뒷 좌석에 우겨넣고 이윽고 작별인사를 했다.
언제 한번 자전거 같이 타자는 얘기를 뒤로한채
룰루랄라 신바람이 나서 운전대를 잡은 상태로 바로 이덕수 님께 전화를 드렸다.
봉 아무개 - "저기요. 저 지금 자전거를 싣고 가거던요. 펭귄한테 당했어요. -_- 자전거 싣고
빗길을 뚫으며 집으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요즘 자전거에 반 미쳐서(?) 사시는 남극나라 동물님께서 엄청난 자극을 주셔서 페라리 레드와 같은 강렬한 색상이 눈에 확~ 들어 오더군요. 그래서 O했습니다. 마음에 아주 듭니다. 스탠드 없냐고 하니까? 그런건(?) 생활 자전거에 있다는 겁니다. -_-;
하여튼 바지랑, 헬멧이랑 기타등등 와장창 세트로 사버렸습니다. 남극 동물님의 자극이 무지 세더군요."
이덕수 님 - "모야? 경희씨가 자전거를 질렀다고??? 펭귄 님이 뽐뿌를 해??? 나두 하나 사려고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그래 무슨 모델을 샀어요? 뭐?? 게리피셔?? 그래 잘샀어.
내가 보기에도 게리피셔 좋은 구성 같애. 내가 한 몇달 공부해보니 샥이 좋아 구동부도 좋고.....난 아직 철티비 이지만 언제함 같이 타입시더~~~"
다름아닌 이덕수 님은 절친한 오디오 10년 지기였다. 10년이면 요새와 같이 변화가 빠른
시기에서는 강산이 세번은 변하고도 남을 만한 시기인데... 어쨌든 20년 정도 차이가 나는 나이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 마음을 터놓은 오랜지기 였다.
언제부터 인가 무엇에 자극을 받으셨는지 그가 집에서 아들이 탔던 철TB (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제로 만든 MTB를 줄여서 철TB라고 부른다. 물론 이런 철티비로 이동이나 운동이 가능하다. 다만 전문적으로 타기에는 그 상당한 무게 때문에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무시무시한 급의 그래이드 이다.) 를 나보다 그해 5월부터 타기에 이르렀고 가끔씩 안부를 서로 여쭈어 볼때는
온통 자전거 얘길 하는 것이 아닌가? '자전거 좋아. 오디오 하고 병행하기에 좋아.'
가끔씩 날아오는 핸펀에 펭귄의 목소리도 자전거 얘기요. 이덕수 님도 이렇게
자전거에 대해 예찬론자로 변화 되었으니, 이어찌....... 아아....
나도 이제 시작은 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게리피셔까지 먼저 지르게 되었으니
이덕수 님도 자전거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던 중에 세가지 모델 (스캇, 게리피셔 메리다)에 하나를 내가 펭귄 님 한테 뽐뿌 받고 먼저 구입한다니
이덕수님도 몇일 안가서 나와 같은 모델의 같은 사이즈로 바로 주문을 때리는 것이 아닌가?
페라리 레드 색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의 강렬한 게리피셔는 두대가 나란히 했더니 정말로 눈부셨다.
이덕수 님과 몇차례 수지에서 서울을 오가는등 100Km에 가까운 장거리 운전도
몇차례 있었고... 펭귄 님과 서울-일산 왕복의 장거리 운행도 몇차례 있었고
아무튼 나에게 자전거라는 운동을 다시금 일깨워준 펭귄의 집요함에
나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물론 나도 마음의 준비는 조금 되어 있었지만
그것에 불일 지핀것은 게리피셔와 이덕수 님 펭귄 님.
봉아무개의 자전거 입문은 그렇게 되었던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