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의 바늘을 아날로그를 다시 시작한 97년도에 구입해서 들었습니다. 부주위로 바늘을 부려 트린 후 케이스에 넣어 둔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줄곧 mc형 바늘만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던 최근 아주 고가의 mc바늘 소리를 들어 보니 오히려 mm소리 같았서 많이 놀랬습니다.
해서 어차피 고가의 mc바늘을 사용할 여력이 아니라면 슈어나 다시 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나 오랜 기간을 방치해둔 녀석이 맘에 안들어 ebay를 통해 구해 보려고 하였 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결국 코일이나 고무댐퍼등의 상태도 모른채 바늘만 구해서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동작상태는 이상무입니다.
MM이라면 1.투명도와 해상력이 낮다 2.좁은 대역 3.음상의 흐트러짐 4.락음악용 5.퍼진 저역 등등의 그리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저 펀치력에서나 mc형 보다 좋다라는 정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락이나 가요를 많이 듣고 있기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사용해 보자 하였습니다.
지금 아주 놀라고 있습니다. 왜 이소릴 예전에는 듣지 못했나 만들지 못했나 하는 느낌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은 정말이지 저의 단순하고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1.투명도와 해상력은 결코 mm형이라서 낮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부분을 mc형은 소리자체를 가늘게 만들어서 악기간의 분리감을 주는 인상이고, 적어도 슈어는 굵기를 그대로 둔채로 투명도와 해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결국 음악이 더 음악다워 지고 전 대역에 힘이 살아나서 음장형성이 훨씬 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2.또한 슈어는 고역쪽에서 roll-off현상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mc형이 오히려 고역쪽이 강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것은 치찰음들이 보다 약화되어 목소리가 훨씬 자연스럽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이페츠의 비탈리 샤콘느는 어줍잖은 mc형 바늘은 바이올린을 강하게 가늘게만 표현하고 오르간의 그 무서운 음은 멀리 보내질 못합니다. 하지만 슈어는 두툼하면서도 현의 마찰을 세세히 연주해내고 오르간을 쭉 밀어 줍니다.
3.목소리는 정말 좋았습니다. 굳이 말이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4.어제는 거문고 산조를 듣는데 이 바늘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끼고 말았습니다. 묵직한 음들이 방안을 가득 메우면서 저 멀리 사라지는 잔향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는 음반을 끝까지 듣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술대와 현이 마찰하는 소리,술대가 현을 튕기고 나서 울리는 음들...이제서야 거문고 소리가 10리를 간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듯 하였습니다.
슈어 V15 VXMR...mm형 중의 하나라고 단순히 치부되는 그런 소리는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조강지처 같은 바늘이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