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801이라는 스피커 하나로 전세계 스튜디오를 석권한 바 있는 B&W 사의 가정
용 콤팩트 모니터.
얼핏 모아도 801의 미니어춰기 라는 느낌이 난다. 노란색 케블러 콘이라든가 돌출된
고음유닛과 경사진 배플 등의 모습에서 오는 고유의 독특함이 보는이의 소유욕을 자극
한다.
이 회사의 스피커, 특히 801 처럼 칼라레이션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모니터 기질을 그
대로 이어받아서 모든 오디오파일들에게 환영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801도 높
은 명성뒤에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반대파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비교적 중급의 앰프로도 소리가 쉽게 빠져나온다. 일감으로 느껴지는 건 소리의 깊이
감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정위감도 뛰어나서 칸타타 도미노 같은 곡에서는 합창단원
들을 벽뒤에 하나 하나 펼쳐 놓는다. 다이나믹이 좋아서 오프스프링같은 네오펑크넘버
들의 뉘앙스도 잘 살려서 기분이 좋다.
인클로저의 충실성에서 대충 예상했지만, 저음이 별 무리없이 펑펑 쏟아져 나온다. 댐
핑이 좋은 앰프로 저역의 반응속도를 적당히 잡아놓고 보니, 고음이 좀 쏜다. 조금 부
드러운 솔리드파워로 구동하니 저음이 모호해진다. 중고역에 맞는 앰프를 선택한 후
좋은 스텐드를 사용해서 우선 저역의 가닥추림을 해결하는 것이 이 스피커의 주인이
되는 과정일 것 같다.
한가지, 실내악등에서는 영국계의 여타 스피커에 비해서 현악기의 질감이 좀 떨어진다
. 이건 소스기기를 그대로 노출시키는데서 기인하는 바도 있으나, 온도감이라고는 없
이 정내미가 떨어질 정도로 기계적인 성향이 언뜻 비치는 순간은 그리 좋은 경험이 아
니다. 흡사 예전의 야마하 NS-10이라는 스피커가 왜 그리 인기인지 이해를 못했을 때
가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