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50이라는 진공관의 모든 가능성을 이끌어 온 오디오 리서치사의 최신버전.
마케팅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채, 대중과의 타협을 모르는 고집스런 실험정신이
VT시리즈에 와서 꽃을 피우고 있는 것 같다.
전작인 Classic시리즈에서 다시 UL접속 설계로 그 이전버전인 D시리즈로 돌아갔다.
VT60SE는 채널당 50와트의 출력으로 VT시리즈의 막내기종인 VT60에다가 전면 패널을
부착한 모델이다.
디자인을 빼고는 아직까지 다른 점을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동사의 전통적인
은색패널에 대한 욕심만 없다면 VT-60을 구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 같다.
(패널값이 50-60만원)
같은 출력관을 쓰는데도 동급모델인 전작 클래식 60과 비교하면 음의 경향이 적쟎은
차이를 보인다.
클래식60이 채널당 4개씩의 관을 사용했던 데 비해, VT-60은 두개씩만을
사용해서 내부를 열어보고 나면 다소 서운한 감마저 든다.
아울러, 전면에 있던 전원트랜스와 출력트랜스 모두 뒤로 재배치했다.
전면의 손잡이는 날렵했던 구버전이 더 나은 것 같다.
음의 골격은 여전하나 에너지감은 약간 덜하며 음의 결이 많이 정제되어 있다.
클래식시리즈가 근육질로 일관했었다면 VT시리즈는 힘과 더불어 우아함과 세련됨을
겸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대의 폭은 다소 축소된 감이 있지만, 실내악이나 여성보컬에서 다소 취약하던
전작의 아쉬움을 거의 완벽하게 개선하고 있어서 이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상급기인 VT-100이나 130에 대한 별 욕심없이, 4-5평 정도의 공간이라면
재생쟝르를 별로 구분하지 않고, 스피커선택에 있어서도 융통성을 발휘한다.
관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에너지감을 유지하며 질적향상을 이끌어낸 점에서
상당히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관의 수는 반으로 줄었는데 반해 열은 거의 두배이상 난다는
점이다. 냉각팬을 없앤 것은 음질적 손실을 덜기위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VT시리즈에 이르러 중용의 덕과 미학으로 귀착하고있음을 짐작해본다.
증폭관의 교체를 통해 앰프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진공관앰프가 갖는
최대장점이다.
진공관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는 사용자들에게 시청을 권하고 싶은 모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