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지부를 찍게 한 헤밍웨이
헤밍웨이 인터선을 공구로 구입해 마음에 들어하던 중, 아는 형님으로부터 *** 스피커 청음하러 가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다 인디고 파워선을 만났고 결국 팔자에 없는 사용기까지 쓰게 되었네요.
거창하게 사용기라지만 읽으시고선 이렇게 느꼈던 사람도 있었구나라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에 올린 편한 말투라 이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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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몇일전부터 C형님이 자꾸 서울 가자그런다.
이유는 본인이 추앙하는 어떤 오디오 고수가 만든 스피커 소리가 궁금해 견딜 수 없다는 거였다.
궁금증도 궁금증이지만 도대체 어떤 소리를 두고 그 오디오 고수라는 분이 최고의 소리라 그러는지 직접 느껴보고
소리기준을 잡아보겠다라고 마음 단단히 먹은 모양이다.
9월 11일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을 떨어 아침 7시경 C형님한테 전화를 걸었다.
자다 일어났는지 쉰내나는 목소리였다. 아무튼 그렇게해 8시경 만나기로 약속.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하이파이 클럽 홈피에 잠깐 들어갔다가 헤밍웨이 파워케이블 공구내용을 접했다.
그런데 내가 놀란건 인디고 파워케이블에 대한 소개글이었다.
잠시 인용하면...
기적 !! 충격 !! 경악 !! 대박 !!
어떤 단어로 헤밍웨이 인디고 파워코드의 성능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가격대비 성능을 논할 것이 아닙니다 !
기존의 그 어떤 파워코드도 해내지 못한 압도적 해상력, 스케일, 음악성 !!
헤밍웨이 인디고 파워코드가 새로운 오디오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지금까지 하클 들락이면서 이런 저런 기기 소개를 많이 봐왔는데 이토록 강하고, 직설적이고 오바스러운 글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읽는 내내 '이분 어제 과음하셨나?'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헌데 글 말미에 비교 시청회를 한다는데 그게 마침 오늘아닌가.
이게 웬 떡!
C형님이 그토록 궁금해하는 스피커를 듣고서도, 잘하면 하클 시청실도 들릴 수 있을 같아 그 즉시 청음
신청서를 전송하고선 8시에 C형님과 랑데뷰.
그리고 서울로 고고씽~~~
올라가면서 하클에서 케이블 비교 시청회 얘기를 하니 C형님도 좋아라 하신다.
서울에 도착해 점심 먹고 모 샾에 들러 기기 구경한 뒤 원래 목적지였던 곳에서 스피커 청음 시작.
워낙 나나 C형님의 성향에 맞질 않는 소리였던 관계로 내용은 생략하겠다.
아무튼 C형님은 맨탈붕괴를 넘어 맨탈이 삭제된 듯 싶다.
이제 하클로 이동.
시청실엔 풍채 당당한 그리폰 아틀란티스가 첫눈에 띄었다.
캬~~ 봐라봐라 저 뽀대!
아름다운 스피커의 대명사중 하나인 이탈리안 레드 컬러의 소너스파베르 예술적 마감과 또 다른 간지.
게다 금궤의 다질 파워의 광채가 번쩍이며 사람 눈을 사로잡는다.
착석후 기다리니 금새 우리 포함 만석이다.
곧 하클 주인장께서 인디고 파워코드 설명후 이것과 비교할 케이블을 보여주신다.
오디오쪽에선 말만대면 먹어주는 지명도 높은 두 브랜드의 최고 수준의 파워코드.
가격으로 따지면 이 둘과 인디고의 비교는 플라이급과 헤비급의 펀치력 대결인 것이다.
마침 그중하나는 내가 사용중인 케이블이라 더욱 귀가 쫑긋 세워졌다. 걸었던 음반중 특히나 롯시니 눈물과
맥클라인의 앤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소리에 대해선 차차 설명하겠습니다)
그런데....시청회가 거의 끝날 무렵 누군가..
"인디고 상급기 소리는 어떤지 궁금한데 틀어주시면 안되요?"
하클 주인장께선
"그건 안되는데...안되는데.."
하시며 마지못해 헤밍웨이 시그니쳐로 교체하셨고 덕분에 차 상급기 소리도 들어 볼 수 있었다.
아무튼 두시간정도의 청음회가 끝나고 지방으로 내려오며 C형님과 여러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용의 주 핵심은...
대단하다!!!
9월 23일
전날 하클로부터 인디고 배송중이라는 문자를 받고 참지 못해 오전에 택배사로 내달렸다.
과연 나한테 어떤 소리를 들려 줄 것인가.
사실 난생 처음 가본 하클 시청실보단 귀에 익을대로 익은 내 공간과 시스템에서의 케이블 차이로 변화된 소리를
감지하기 훨 수월하고..
웅산, 나윤선, 소피무터등 수없이 들었던 음반을 내 마음대로 청취할 수 있거니와
하클에서 들은 롯시니 눈물과 맥클라인 음반도 미리 준비해뒀기에 여유롭게, 또 다각도에서 소리차이를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디고가 아무리 하클에서 좋은 소리 뽑아줬다 한 들 내 시스템에서 별게없거나 조합 실패면 그야말로
돈 버리고 뻘짓한거나 마찬가지라 기대반 우려반으로 웅산의 2번 트랙. '지독한 사랑'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곡은 다른 어떤 요소보다 보컬에 호소력과 힘이 살아있어야 한다.
즉, 온 열정을 다해 부르는 웅산의 처절한 심정 그대로가 청자에게 전달되야하는게 청취 포인트.
그러면서 일순간 터지는 소리에도 각 악기의 정확한 포지션이 그려져야하고,
보컬 뒤섞이거나 뭉쳐서도 안되며 보이스 밀도에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무대를 스케일있게 그려야한다.
그야말로 이 곡안에 룸 세팅, 해상력, 잔향, 저역, 무대감, 공간감, 정위감등등 시스템을 한꺼번에 평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담긴 곡이다.
이제 플레이를 누르고 진행했다.
첫 5초간 피아노.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잘못된 세팅이나 조합에선 피아노 소리가 흐릿하거나 뭉치거나
잔향이 맥빠져 풀이 죽었거나등의 현상이 생긴다.
'지독한 사랑'은 기기 변화를 줬을때 제일 먼저 들어보는 레퍼런스 곡이라 하도 많이 들어서 첫 5초안에 거의
모든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자신하는데, 인디고로 바뀐 뒤 또렷한 윤곽, 타건하는 어택감, 자연스런 잔향등.
쉽게 지적질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뒤이어 등장하는 웅산의 보컬.
허...!!
다른걸 떠나 엄청난 해상력이다.
가수가 녹음을 하게되면 마이크를 앞에 두고하는데, 마이크에 대고 한 단어 한 단어 뱉을때마다 주변에 공기가
같이 움직인다.
그런데 이런 공기의 움직까지 인디고 파워코드가 잡아내는 것이다.
나중에 들어본 카라얀이 지휘한 시벨리우스 바협의 경우, 녹음 당시가 지금같지 않아 생기는 노이즈 양이 다른
어떤 케이블보다 많으며,
연주내내 바이올린 주자의 미세한 움직임에 따른 미묘한 바이올린 흔들림도 고스란히 들려준다.
듣다가 이런 배경 소리까지 다 들어야하나하는 쓰잘떼기 없는 생각도 잠깐 스쳤다.
여기서 내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자면...
◆ 소스 : 와디아 860X
◆ 인터 : 아르젠토 FLOW XLR
◆ 프리 : 그리폰 프렐류드
◆ 인터 : 헤밍웨이 인디고 -> 몇일후 레퍼런스로 업그래이드
◆ 파워 : 그리폰 앙코르
◆ 스픽케이블 : 킴버 3035
◆ 스피커 : 과르네리 메멘토
◆ 멀티탭 : 베럼 어쿠스틱 골드
◆ 소스 파워 코드 : PAD 코르버스
◆ 프리 파워 코드 : 노도스트 발할라
인디고 파워코드를 사용하기전 소리 특성은,
또렷한 음상, 진한 농도와 밀도, 스피드, 무게감에 강점이 있어 보컬, 소편성같은 질감쪽에 특화되 있다.
반면 좁은 방이라 스케일이 부족하고 어두운 음색으로 음상은 내려간 상태였고.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자 이런 저런 케이블링을 해봤지만 농도가 희석되고 경박스럽고 얇아지고 밀도가 떨어지는
현상때문에 몇일이 안되 방출하기만을 반복해오던 차였고 그래서 내가 가진 케이블론은,
'질감을 손상시키지 않고 소리를 맑게하면서 무대까지 펼쳐줄 케이블은 없다.
따라서 적정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인디고에 대한 이러한 편견...당연히 없을 수 없었다.
아무튼 계속되던 웅산 노래중 엘렉 베이스가 치는 중저역이 한번 나온다.
이 중저역은 그때부터 간헐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정말이지 자연스럽고 황홀한 중저역이다.
그런데 이게 왜 자연스럽고 황홀한 저음일까.
몇일후 C형님네 B&W 801D에 꼿고 이 부분을 집중 청취하고 그 답을 찾았다.
북쉘프인 메멘토보다 구경 훨씬 크고 스펙상에서도 더 잘 떨어지는 801D라 거기서 인디고 특성이 더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설명은 차차하기로 하고 다른 음반들도 연달아 들은뒤 히스테릭 상태에 빠져들었다.
특히 기타나 바이올린 줄의 탱탱한 텐션에 완전히 넋이 나간 것이다.
아파트 밖에 나가 담배 물고는 눈만 껌뻑이다 C형님한테 전화를 한다.
장난아니다라는 통화내용이었고 타지에 잠깐 계시던 형님은 내 얘기에 그날 잠까지 설치셨단다.
여기서 의문하나!
그렇게 좋은 케이블인데 왜 나는 구입했고 C형님은 청음후 구입하질 않으셨을까?
사연은 이렇다.
비교 시청회에서 들은 인디고의 스케일과 맑디 맑은 공기감, 정위감, 극한의 해상력은 질감형적인 내 조합에선
강점으로 작용할지 몰라도 801D로 조합을 꾸린 C형님 입장에선 그게 결정적 구매포인트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왜냐면 넓은 거실에서의 801D는 원래부터 뒤지지 않는 스케일과 해상력있는 스피커였기에 인디고가 더해지면
혹 소리가 얇아지고 귀가 피곤해질 수도 있지 않겠냐하는 우려때문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내가 이렇게 조언을 했고 C형님 역시 전적으로 동의를 하셨었다.
결과적으로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지만...
9월 24일
오전에 C형님이 오셔서 음악들어보시더니 그길로 인디고를 뽑아들고 집으로 달리신다.
나랑 서로 왕래하면 비교 청취했던 시간들이 하두 많아 서로의 시스템에 굉장히 익숙했던 관계로 인디고로 바뀐뒤의 소리 변화에 많이 놀라신 듯 싶다.
그리고 가는 길에 둘이 한 얘기의 결론은 이거였다.
그리폰 + 메멘토 시스템에는 최상 매칭인건 인정한다.
그런데 혹시 소닉크래프트 + B&W801D에도 맞는다면 이건 조합을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왜냐면 그리폰+메멘토는 어두우면서 중저역쪽 질감형.
반면 소닉크래프트 + 801D는 모니터적인 음장형.
어찌보면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시스템이었다.
이제 테스트 시작.
[웅산의 지독한 사랑]
위에서 말한 첫 피아노.
기존 케이블에선 피아노가 자기 존재를 잠깐, 그리고 흐지부지 드러냈다가 머쓱하게 사라졌다면
인디고에선 또렷한 타건으로 자신있게 등장한뒤 잔향과 함께 퇴장한다.
헌데 나나 형님이나 가장 충격 받았던 부분은 아까 말하려던만 저역.
지금껏 들었던 801D의 저역은 무릅밖에 안내려왔고 그게 C형님의 오디오 라이프에 있어 최대 골칫거리였었다.
에이징 부족인가 싶어 가성비 좋은 소닉 파워 두개로 스피커에 이불 뒤집어 씌워 하루에 세시간씩 통곡하게
두었고 그러다 미드 우퍼 코일탔다고 울쌍까지 질 정도였었다.
이걸 3년 내내했으니 얼마나 고생했을런지 말 안해도 그려지실 것이다.
그러던 801D가 웅산의 첫 베이스때 터진 것이다.
나도 C형님 시스템으로 이 웅산 앨범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이런 저음....실로 처음이었다.
이 형님 난리가 났다.
거기에 더해...
평소에 해상력 발군이라는 801D고 이 정도에서 해상도를 더 끌어 올릴 필요가 있겠나하시다 갑자기 인디고가
막을 한번 더 걷어버리니 어떻게 유체 이탈 안하시겠는가.
그럼 위에서 말한 왜 인디고의 저음이 자연스럽고 황홀할까?
무엇보다 인디고는 음반에 담긴 모든 소리를 뽑아내는 같았다. 초저역까지도.
사람 귀엔 안들리는 초저역을 밑에 깔아버리고 그걸 베이스 삼아 저역이 타고 흐른다.
질적으로 저역을 얼만큼 잘 내주는가가 스피커 구동력을 논하는 기준이 되곤하는데
801D의 경우 파워코드하나 교체했을 뿐임에도 최소한 저역만큼은 완벽에 가깝게 구동을 시키고 있슴을 경험했다.
이는 C형님 시스템을 수시로 듣기도 한 내 개인적 경험이기도 하지만, 이 소리 만들려고 3년동안 씨름한 당사자의
고백이다.
사실 내 기기로 들었을때보다 그 형님네 시스템을 들었을때의 효과가 훨씬 강력했다.
애초부터 채널당 4오옴 1,000와트짜리의 그리폰 파워가 메멘토를 떡 주무르듯 하고 있었기에
울리기 어렵다면 어려운 801D 시스템에서의 인디고 존재감이 더욱 빛을 발했던 것이다.
오직 저역 뿐만 아니었다.
HD급을 보는 듯한 해상력으로 타 케이블에서 흐릿했던 보컬과 현에 윤기와 디테일을 바짝 살린다.
이건 단순히 안들리던 소리가 들린다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토록 전대역이 터짐으로인해 스피커로부터 인디고의 특성인 청명한 입자가 스멀스멀 피어올라 전면 무대를
한 가득 채워준다.
집에 돌아와 그제야 부랴부랴 헤밍웨이 케이블에 대해 알아보니
제작자가 자신이 만든 케이블로 초하이앤드 스피커를 구동시키냐 못시키냐로 지인과 내기까지 했다는
사연을 읽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내용에 ...
이런 소리를 내게한 기술의 핵심은 자기장과 관련이 되있었고 여기에 팁을 얻어 하클 장터에 탈자기 구매글까지
올려 득템하게 이르렀다.
잠시 하클에서 인디로를 설명하기 위한 사진을 빌려보자.
(사진 1)
(사진 2)
그림에서와 같이 인디고 전의 무대감은 (사진 1)과 같고 이후에 연출되는 무대는 (사진 2)와 같다.
참 적절한 사진이라 생각한다.
헌데, 자칫 1의 밀도를 사진 2에서처럼 분산시켜버려 중역의 깊이가 얕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나같이 1의 소리에 익숙해진 사람의 귀는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하지만 인디고와 타 케이블을 이곳 저곳에서 테스트 해 본 결과 지금까지 내가 잘못된 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즉, 기존의 케이블에선 악기와 보컬과의 주변 공기가 뒤엉키면서 그걸 농도좋은 중역으로 착각하고 있던게 아닐까
싶었다. 그나마도 스케일까지 포기하고서 말이다.
그럼 이 파워케이블이 완벽한 케이블이냐??
윤기, 공기감, 구동력, 해상력, 정위감, 무대감, 스케일등등...도대체 내가 쓴 내용으로만 봐선 완벽 그 자체 케이블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디고가 가진 위와 같은 자기만의 장점이 한편에선 부족한 점으로 지적될 수 있을 같았다.
에이징이 덜 된 탓도 있겠으나,
투명한 나머지 깨지지 쉬운 듯하며,
구동력으로 인해 그간 숨어왔던 소리가 쏟아진다는 점.
또 무대가 넓어져 허리를 담당하는 중역의 튼실함이 상대적으로 딸린다는 느낌.
반지르르한 윤기때문에 심지가 얕을 수 있다는 점.
뛰어난 해상력에서 오는 끝단의 잔향은 라이브한 공간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처럼 인디고는 보약이면서도 독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뭐...이렇게 어불성설식까지 따진다면 세상의 어떤 케이블도 지적질에서 자유로울수 있겠나만은.
아무튼 인디고 청음을 마치며 내린 결론은...
고가의 타 브랜드 케이블과 비교때 여러가지 평가 요소를 갖다 대봐도 인디고의 기술적 놀라움을 인정 안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술적 특성이 뛰어나다고 꼭 더 좋은 소리를 뽑아 준다라 장담 할 수 없는게 소리세계고
감성적 호불호라는 영역이 존재하는게 소리게계라 결국 판단은 각 청자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점잖게 얘기하면....
인디고는 가격대를 떠나 어느 케이블과 비교한다해도 챙피당하지 않을 수준이라는 것과
호들갑스레 얘기하면....
이 정도 케이블은 그냥 혁명이라 부르고 싶다.
9월 25일
그뒤로 C형님은 파워코드에 대한 충격이 컸는지 이번엔 내 인디고 인터를 빼다 이것저것 테스트하고선
인터선도 바꾸실 생각하고 계셨다. 난 그참에 레퍼런스를 권했고.
C형님은 나보고 레퍼런스 가고 본인은 내가 사용중인 인디고를 쓰시겠단다.
하늘의 운명인지 장터를 뒤지니 헤밍웨이 레퍼런스 인터가 있는거였다.
아무튼 싸기전에 치울 걱정하는것보다 싸고나서 치우는게 오디오맨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 '묻지마 질러' 후
레퍼런스가 도착하게 됬다.
C형님과 함께 또 테스트.
무자극에 자연스러움. 맷집있는 보컬이며 현과 피아노는 또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한편 내 입장에선 시그니처에 대한 궁금증과 미련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었다.
9월 28일
오디오 생활을 하면서 각종 리뷰를 많이 보아왔는데, 아쉬운 점은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재대로 세팅이
안된 상태에서 진행된 걸 보아왔다.
무슨 얘기냐하면 테스트는 시스템이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 상태이어야 기기 변화에서 오는 특성을
더 잘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고와 별개면서도 관련된 이 얘기를 해보려한다.
얼마전 주문한 멀티탭이 도착했다.
두어시간 들어보니 소리도 좋았지만 소리를 떠나 모양새가 소위 간지 철철이라 이 뽀대를 방구석에 두기 아까웠다.
그래서 랙의 빈 곳에 넣으면 되겠다싶어 땀 한바가지 정도 쏟고선 기기 배치를 새로 했다.
샤워후 다시 들어와 앉아보니 보는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느긋히 앉아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눌러본다.
그런데...이게 뭐냐!!!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야는데, 이건 완전히 쓰레기가 쏟아진다.
헤밍웨이 파워/인터로 장식된 내 시스템에서의 그 투명하던 저음은 온데간데 없고 탁하고 부밍같은 웅웅거림.
두세겹 막을 씌워놓은 답답한 고역과 열리지 않는 무대.
모든 요소 요소에서 최악의 사운드였다.
기겁을 하고 극성테스트도 새로하고 연결이 잘못됬나싶어 하나하나 되짚어봤다.
하지만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떻게해도 제소리로 돌아오질 않아 고민하다 C형님한테 문자하니 랙에서 멀티탭을 빼라는 것이다.
자리배치가 딱 좋아 만족했지만, 이 상태 소리로는 도무지 견딜 수 없어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결국 방구석에 처박았다.
아..뽀대여. ㅠ.ㅠ
그러나 신기한건 기기와 멀티탭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소리가 맑아지고 기타나 현의 텐션이 살아난다.
원인은 나도 모른다.
혹시 멀티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자기장?? 아무튼 이유는 알 수 없다.
인디고와 연관 별로 없어 보이는 이 내용을 쓴 목적은...
아무리 좋은 기기와 케이블이라해도 이처럼 한번의 잘못된 배치에 완전히 먹통될 수 있기에 인디고 테스트 전,
반드시 자신의 기기가 재대로 배치되있는지 돌아 볼 필요가 있슴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10월 5일
마음에 두었던 시그니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파워코드 두개를 주문한게 4일전.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날 택배사로 달려가 모셔왔다.
시그니처 기다리는 몇일동안...
초 하이앤드로 구성되었던 하이파이클럽 시청실 조합에서 들은 시그니처 소리가 내 시스템에서도 나와줄까?
또 하클 주인장과 통화때 '소리 들어보시면 깜짝 놀라실꺼에요'라고 하신 얘기등...
믿음은 있어도 듣기전까진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었고, 실망하지 않을려고 기대감도 떨쳐냈다.
이렇게 받은 케이블은 여차하면 반품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박스 오픈후 꺼냈다.
이제 시그니처를 연결하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개인적으로 기타 소리를 좋아해 어쿠스틱 기타 앨범하나를 꺼내 넣었다.
그리고 첫 플레이가 시작됬다.
몇소절 채 듣지 못하고 거의 욕에 육박하는 감탄사가 나와 버렸다.
이쯤하면 고음이 어쨋니, 스케일이 어쨌니하는 쓰잘데기없는 분석은 의미없어지고, 이건 그냥 음악 자체였다.
뭔 말인가하면 로라피지 공연장에서
어? 입자감가 잘 안느껴져.
음상이 살짝 떳네.
소리 끝이 좀 거칠어하는 시덥잖은 분석질할 필요없슴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최고 반열에 오른 케이블간에선,
조용필님이 빨간 양말 신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르느시냐, 아니면 검은 양말 신고 부르시냐의 차이 같은
비교는 더이상 의미없지 않을까 생각해왔었는데,
이 시그니처가 바로 딱 그 수준의 케이블이었다.
빨간 양말 신으셨든, 검은 양말 신으셨든 아님 구멍난 양말 신으셨든, 콘서트가 시작되면 우린 조용필님이 부르시는 현장과 분위기에 빠져들게 되는데,
시그니처는 음악에 빠지게하는 이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제공한다.
그래도 굳이 간략하게나마 청음소감을 말씀드리면,
절제감.
가슴에서 올라오는 밀도 가득한 호소력의 보이스.
디지털 입자의 점과 점을 하나의 선으로 엮어낸 지극한 자연스러움.
강조는 해도 지나침 없는 무자극.
광택나는 윤기에 깊고 깊은 심도.
드러내야 할땐 공포스러울 정도로 덥쳐버리는 존재감.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으며 강제로라도 단점을 지적하자면,
헤밍웨이의 독특한 제작 기술방식때문인지, 아니면 제품 철학인지 소리를 광택나게 코팅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건 인디고나 레퍼런스도 마찬가지인데 날리는 입자에도 코팅감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질감이 든다거나 하지 않지만, 사람 귀는 간사하다고 때로는 광택좋은 하이그로시 마감된
소리보다 거친 사포로 벅벅 갈려진 소리에 간혹 인간미를 더 느낄때가 있기 때문이다.
뭐...이 경우 하자있는 소리라 평 받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인디고 사용기에 시그니처에 대한 내용 추가는 이쯤하기로 하고 대신 기존 인디고 사용자들을 위해
시그니처 사용시 변화를 말씀드리자면
1. 솔로이스트들로 구성된 합창단 ▶ 전문화된 합창단
2. 쌩쌩한 20대 청년 ▶ 넉넉한 50대 장년
3. 오디오적 쾌감 ▶ 음악적 감동
개인적으로 이렇게 이미지화 시키긴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하클 주인장께서 비유를 든......
"200킬로로 달리는 M3 스포츠카" ▶ "200킬로로 달리는 마이바흐"
사실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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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콘크리트로 골조까지 완성된 건물이 있다면 오디오에 있어 케입블링이라 함은,
이 미완성 건물을 마감짓는 내/외부 인테리어 공정과도 같은 중요도를 지니고 있다 생각합니다.
희여멀건 회색빛 콘크리트 외벽에 무슨 색을 입힐 것이냐, 내부는 또 어떻게 꾸며놓을 것이냐와 같이
소리에 최종적 인테리어를 입히는 작업이 바로 케이블링 아닐까 싶습니다.
소리의 시작점을 이루는 전원부부터 스피커까지 아무리 훌륭한 조합을 이루었다해도 바로 이 케이블링이 엉뚱해버리면 소리 역시 엉뚱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마지막 화룡정점을 찍게되는 케이블링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나위 없을 것이고 그때문에 수많은 종류의 케이블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판되는 각양 각색의 케이블들 중...
소스의 모든걸 드러내는 최고 수준의 해상력과 거의 전대역을 뽑게하는 구동력.
투명한 소리 특성으로 기존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지 않아 매칭 실패할
걱정없는 범용성.
소리외적으론 환불 프로그램까지.
리뷰동안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케이블이 어디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기적 !! 충격 !! 경악 !! 대박 !!'
하클의 이 광고문구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슴을 인정하며 보름간의 긴 테스트를 마치려합니다.
허접스러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그럼 음악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되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