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노틸800D 사용기~
노틸러스 802를 2년여 쓰다가 보낸이후 800D로 B&W와 2번째 인연을 맺게 됐다.(기뻐해야 하나...슬퍼해야 하나...^^)
노틸 802는 패스X600과 MBL 6010D프리로 실컷 두들겨 패줬었는데 부끄럽지만 주관적 자뻑스러운 견해로는^^6평의 룸에선 더 이상 큰기대 안해도 될만큼 밸런스 잡힌 소리를 들려주었던거 같다.
800D가 들어온지 이제 2달. 아직은 걸음마 단계의 소리지만 800D의 성향은 다소간 짐작이 된다.
먼저 오디오파일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것은 새로 개발돼 갖다붙인 다이야몬드^^돔 트위터일텐데, 이 놈이 물건이다.
기존 노틸시리즈에선 사실 LP나 SACD에 대응하기에 트위터의 물리적 한계가 있었는데 이 트위터는 다르다. 기존 알루미늄소재에 비해 강도는 2배이상, 공진주파수 레인지는 30Khz에서 80Khz로 비약적인 개선이 있었다. 이는 컴퓨터상에서나 시물레이션되는 이상적인 트위터특성에 물리적으로 거의 근접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트위터를 노려보고 있으면 한번 눌러보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한다.
만약 꽉 눌러버린다면 이 놈은 콧대를 굽히고 찌그러지는대신 쨍그렁하고 신경질적으로 깨져버리겄지.
(다이어몬드소재는 성격상 열(충격)받으면 깨진다. 찌그러지는 것은 이 가문의 수치다!!!)
***또하나! 이 트위터는 오염이 쉽게 되므로 닦지 말아야 한다. 어떤 곳에서 본 800D는 주인장이 걸레로 닦았는지 때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즉 가는 인공 다이어몬드입자가 초박막으로 도포돼 있는 상태니 표면의 요철이 입자고운 사포와 같다고 보면 비슷하다.***
생긴 것은 암만 봐도 예전 것과 별반 달라진게 없는데 실제로는 캐비닛빼곤 다 바뀌었다.
중역도 시그너쳐800의 FST미드를 베이스로 전면 수정됐고 25CM 우퍼 두발도 새로운 소재로 옷을 갈아입었다.
예전 것은 펄프와 케블러를 섞어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ROHACELL(로하셀)이라는 강성,경질의 신소재가 채용되었다. 우퍼 콘의 두께가 자그만치 8CM에 몸무게 80KG의 어른이 밟고 올라서도 찌그러지지않는 몸짱형^^재질이다.
이 로하셀이 강성이라고 소리도 강성이냐하믄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노틸을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번에 눈치챌만큼 그 응답특성이 물흐르듯 유연하고 빨라졌다.
저역의 딥은 이전 800에 비해 더 깊고 단단하다. 물론 802와는 비교불허.
고역과의 이음매 역시 매끄럽다. 따로 노는 일이 없이 얘네들은 합숙훈련을 오래 한 사교댄서^^들처럼 끈적하게 엉겨붙으며 지그시 달려든다. 한마디로 신품이 이래도 되는거야?할 정도로 밸런스가 좋다.
b&w가 신제품출시에 앞서 뼈빠지게 튜닝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소리가 이처럼 유연한 것은 하부 네트워크박스에 들어있는 독일 문도르프사의 필름콘덴서탓도 있는 것 같다.(아님 할 수 엄꼬^^....)
보다 광대역의 주파수특성에 청감상 느껴지는 다소의 온기는 그래서 이 콘덴서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 (본인의 프리앰프에도 이 문도르프의 콘덴서가 탑재돼 더 궁합이 좋은 듯도 하다. 한 집안끼리 이역만리 타향에서 얼씨구나 만났으니~)
뒷면의 바인딩포스트는 시그너쳐800의 것과 같이 팔라듐도금 WBT제다.
먼저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들어본다.
이 곡은 고3때 이후 종종 본인의 편안한 수면^^을 유도해 온 음악이었는데, 합창의 다성 성부에서 들려오는 그 음결은 하늘에서 수십명의 천사가 구름아래로 소리를 내려보내는 듯 겹겹이 꿈처럼 아름답다.
800D는 별로 헤메지 않고 제대로 이 음촉과 공간의 넓이를 재현한다.
높은 성당의 천정과 기둥사이를 맴돌며 가득 메우는 합창의 공기감까지도 특유의 3차원적 음장공간아래 유감없이 펼쳐보인다. 이쯤되면 더욱 ‘800D는 LP와 SACD를 위한것!’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비록 귀로 들리지는 않는다 해도 20Khz이상의 주파수신호는 우리 뇌의 부교감신경에 작용하여 이 음악이 ‘아주 자연스럽다!!’라고 느끼게 해준다. 사실 이 정도의 고역은 인간의 청각기관외에 피부등의 제 3의 기관으로 감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귀를 모두 막고음악을 틀어주는 실험에서도 음악신호시 근전도에서 반응이 온다는 임상은 이미 4년전 필자의 뉴욕방문시 확인된 것이었다.
(뉴욕에서 만난 음악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Muir박사의 관심분야이기도 함)
기존 LP나 SACD에서는 트위터의 한계로 이런 높은 고역정보가 커트된 채 전달되지 못했으니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된 고역을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로 SACD나 DVD-Audio의 스펙은 100khz나 되는 와이드레인지이며 보통의 스피커에서는 20khz이상을 재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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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나그라VPA가 힘이 딸리지 않나 걱정하시는 분들!
걱정 붙들어매시라~ 친절한 우리 프리씨가 강력 드라이브! 패스X600보다도 엄청난 저음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스피커의 힘은 파워보다는 프리가 더 좌우하는 경향이 짙다고 생각해 왔다)
다음으로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지휘한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쥴리엣>을 들어본다.
러시안 특유의 무겁고 장중한 분위기를 넘어 광포한 다이내믹스는 거의 실신에 이를^^지경!
또다른 게르기에프의 녹음, 베를리오즈 환상곡 제 4악장 Marche au supplice에 이르면 팀파니의 압도적인 타격도 상당하다.
시그너쳐800(주로 귀동냥이었지만)도 이 정도의 저음을 들려주진 못한거 같다.
즉, 저음의 질에서 차이가 나는데 800D의 빠른 응답과 스포츠카를 연상하는 제동력은 시그너쳐의 그것과는 제법 개선이 있어보인다.
이것은 또다른 표현으론 시그800보다 이 800D가 보다 울리기 쉬워졌다는 반증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시그800을 울린다면 아무리 프리가 좋더라도 나그라VPA로는 구동력이 10%부족했을거란 느낌이다.
아울러 분해능이 너무 높으면 자칫 중역이 얼음처럼 식어 따뜻함을 잃기 쉬운데 800D는 분해능과 온도감이 제법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는 것 같다.
한편 기존 노틸800의 단점이었던 중음역과 저음역의 다소 뻑뻑한 이음매, 고역을 토해 낼때의 매끄럽지 못한 스타일에서 분명 탈피한 점도 돋보인다. 털이 바짝 서는 해상력과 매끄러운 음수(音數)들이 무수히 나열될때 느껴지는 질감, 녹음정보의 노이즈도 남김없이 긁어 내는 친절함^^에서 이 스피커는 단연 앞선다. 다만 이전 노틸802를 다그칠 때 들었던 다소간 페이퍼콘의 냄새가 나는 중역의 색채감이....소재가 로하셀로 바뀌어서 그런가 조금 덜한 것 같다.
중역은 좀 더 끈적해야 하는디???
글쎄다 한 6개월이 지나면 더 좋아지리라 믿어본다. 하루에 평균 5시간을 가동하는데 이정도의 매질로도 새 소리통은 1년정도가 최소 에이징타임으로 소요되는 것 같다.
더 빡세게 돌려야겠다. ㅋㅋ
지난해까지 자디스JA200 파워앰프로 프로악4를 울리던 필자는 아직 프로악4를 그리워하는 경향이 짙다. 그 끈적한 중역의 질감과 비록 20Khz에서 짤리더라도 농염함이 넘치던 프로악의 고역은 나의 이상에 가까운 음이었다.
게다가 자디스는 얼마나 풍성하게 모든 음들을 풀어놓으며 냉정한 묘사보다는 자연스러운 온도감으로 나를 감동시켰었던가?
솔직히 아직은 중역의 촉감에 있어 프로악4의 감동수위엔 미달이다.
한 6개월뒤에 제대로 소리가 터지기 시작할 때 중역의 질감위주로 좀 더 튜닝해보아야겠다.
어차피 이 놈은 고역과 저역이 제대로 Carving된 놈이니까.
시청기기*********************************************************************************
소리통 : 노틸러스 800D
소 스: 디지털 - 마크 레빈슨 37L,360S
아 날 - J.C.VERDIER 라 쁠레띤느 + SME 3012R, 3010R
바 늘 - 오토폰 쥬빌리, SPU 모노, SPU 마에스터 실버 등.
승압트렌스 - 웨스턴 618B복각
프 리& 포노 : NAIVE 오디오 IL CIELO BLU
인 터 : 트렌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밸런스
트렌스페어런트 울트라 밸런스
리버맨 바이칼, PAD AQUEOUS 밸런스
킴버 오키드
스피카줄 : PAD 프로테우스 더블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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