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결혼과 함께 오디오계를 떠나 TV속에서 허우적 대다가,
최근 다시 오디오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인켈당 회원이었던지라
AD970F, AK650, SAE502등의 앰프와
Pro-8, Pro-10 등의 스피커를 거치다가
최종적으로
프리: 인켈 AM1310-
파워: 인켈 AM 1311T
CDP : 인켈 9030
Tuner: SAE T-102
스피커 : Pro-125
로 정착했었습니다.
가계주인의 부추김으로 행한 "업그레이드"라는 말과는 달리
가격은 Upgrade였지만, 소리는 지속적으로 Downgrade되었던 것 같습니다.
앰프음은 970F가 가장 좋았던 것 같고, 650도 참좋았지요. 502는 매우 섬세하면서 파워풀 했던것 같습니다. 1310은 그 커다란 위용과 무게때문에 들였던 놈인데, 참으로 실망스러웠었지요.
뭉게지는 저음에, 전체적으로 너무 낮게 잡힌 음밸런스...안개가 가득찬 듯한 소리...
바이얼린을 듣다보면 첼로음으로 착각할 때도 있었지요.
스피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요.
8은 참 적당한 소리를 냈었는데, 125는 너무 벙벙대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천하절색 마누라도 3년만 살다보면 얼굴이 눈에 안들어온다는 말처럼,
이렇게 벙벙거리고 티미한 음색도 10여년 듣다보니
익숙해지더군요.^-^
무리없이 음악을 들었고,
밖에서 음악이 들릴때는 "거 참 되게 시끄럽고 날카롭네" 이렇게 바뀌더군요.
그러다 얼마전에 인천에 계신 선생님께 태광의 Honor M-375파워를 양도 받았습니다.
참 나르느라 애먹었습니다. 하이파이에서 검색도 해보고 해서 크다는 건 대략 알았지만, 정작 그 정도 인줄은 몰랐습니다. 2층에서 1층까지 둘이 들고 내려오는데...
2틀간 허리에 파스붙이고 잤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파워만 AM-1311T에서 M-375로 바뀐 셈이지요.
음의 첫인상은...
날카롭다...
전체적 음의 높이가 높다...
벙벙 거리는 음은 많이 줄었다...
정도 입니다.
이전의 시스템에 워낙 오래 길들여져서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이지요.
이제 들여 놓은지 일주일,
TV에서 빠져 나와 밤 11시-1시까지, 아침 5:30-7시까지 음악을 듣습니다.
다시 오디오와 사랑에 빠진듯 합니다.
이제 느낌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날카롭다----->바이올린이 바이올린으로 들리는구나.해상력이 높아졌구나
전체적 음의 높이가 높다--->PRO125가 그리 엉망은 아니구나. 피아노 소리가 맑다.
벙벙 거리는 음은 많이 줄었다---->125의 저음은 확실히 풍성하구나. 풍성해서 좋다
전체적으로 훨씬 좋아진것 같고,
저음에서 텡텡 때려주는 탄력도 개선된 것 같고
SAE502와 비교해보면 어떨가하는 세밀함도 있고.
윤기는 1311과 502보다는 더 있는 것 같은데 글쎄...좀더 익숙해져 봐야겠지요.
청취공간이 아파트이고 앰프와 스피커가 대출력이다 보니
크게 들을수가 없어 항상 아쉬웠는데,
일단 앰프에 돈을 들였으니 스피커에게도 선물을 해보자해서
오석받침과 스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내일 또 다시 낑낑대며 돌덩이를 옮길 생각을 하니,
허리가 걱정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소풍가기 전날의 어린애 같은 마음이 됩니다.
모든 오디오쟁이들이 단 돈 만원으로 마크레빈슨 앰프와
B&W 801D같은 스피커를 구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세상은 정말로 재미없는 곳이 될 것이다...
음악들을 인간도 별로 없겠다...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구할 수 없기에 더 원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지 않을가 싶습니다.
있는 시스템에 만족아닌 만족을 느끼며 10여년 지내다
새 앰프를 들이니
또 한 10년간 지낼 새로운 친구가 생긴것 같아 마음 든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