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상원님,
이제는 선선해지는 날씨일테지만, 아직은 무더울텐데 오디오하시느라 힘드시겠습니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시어 한마디 좋은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성질이 급하고, 욕심이 많고 귀가 얇아서 탈입니다. 이제 한창 소리를 만들어가는 이 시점에 좋은 소리를 내어준다는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집니다. 차분히 있는 기기로 소리를 만들어가다가 어떤 한계에 부딪치면, 그 기기를 업한다든가 다른 대안을 마련해여 하는데, 그런 노력도 없이 좋다는 기기를 알게 되거나 소개 받으면, 밤잠을 못 이루고 그 기기에 대한 상상에 빠져버립니다. 아마도 진정한 오디오파일이 되려면 아직 더 먼길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서상원님을 비롯한 많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충고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요즘 내 나름대로의 소리를 만드느라고 분주합니다. 얇은 귀 덕택에 보유한 기종과 같은 브랜드의 프리앰프를 구입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또 많은 케이블들을 열심히 긁어 모아서 달아보며 소리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예전 직결에 비해서 해상력도 못지 않을뿐더러,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아서 무엇보다고 좋습니다. 소프라노의 보컬은 그 높이의 끝이 어딘지 알수 없을 정도로 맑게 올라가고, 피아노 소리도 줄의 텐션이 느꺄질 정도로 말고 깊어졌습니다, 물론 예전의 소리와 비교해서 입니다. 예전엔 많이 즐기지 않던 피아노곡에 손이 많이 갑니다. 요즘 이 맛에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내추럴한 소리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제 프리에는 이퀄라이져(EQ)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EQ기능을 꺼 놓았을때보다, EQ를 켰을때 소리가 훨씬 더 좋습니다. 예를들어 500Hz음역을 2dB정도 낮추면, 피아노 소리가 아주 맑아딥니다, 그리고 2kHz를 1dB정도 5kHz대역을 3dB정도 높이면 여성보컬소리가 아주 곱고, 고역의 뻗침이 힘차지더군요. 보통 EQ를 꺼 놓은 상태의 음이 원래 음이고 EQ를 통한 음은 가공된 음일텐데, 이런 가공된 음에 맛을 드리면 나중에 원래의 음을 듣는데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게 내츄럴한 음일까요? 사용자 메뉴얼에 보면 EQ를 조정해서 내츄럴한 음을 찾으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프리에 EQ기능이 없는 대다수의 애호가분들은 어떻게 내츄럴한 음을 찾을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선배님들의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귀 얇고 성질 급한 사람은 바꿈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듭니다. 지긋이 앉아서 음악 듣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 집니다. 물론 금전의 츨혈도 크고요. 하지만 너무 재미가 있습니다. 어떻하죠?..;)
계절이 바뀌는 때 건강 유의하세요..
김돈수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