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라이저를 통한 소리가 자연음에서 멀어지는 것이아니냐는 생각은
일단 공학적인 타당성은 있습니다만...
자연스럽다는 판단은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겠지요.
연주회장에서도 피아노, 소프라노 등이 맑게 들리도록
연주장 건설단계에서 튜닝을 하고, 연주회 내용에 따라 음향판등을 이용하여
튜닝을 하기도 하니 원음 자체가 기계적으로 주파수가 조정된 음인데다가
CD제작 단계에서 적당히 또 주파수며 위상이며 잔향 등을 조정 하지요.
오디오파일의 방 또한 평탄한 주파수 응답이 아니고
같은 방에서도 듣는 위치에 따라 주파수 밸런스가 극적으로 변하지요.
최종적으로 오디오파일이 앞단계의 손질을 이퀄라이저로 일부 제거하여 오히려 진짜 원음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
결국 재생음이 원음과 얼마나 가까우냐하는 절대적 판단은 누구도 할 수 없는 게 아닐까요? (물론 다이내믹의 축소라든지 THD, IMD, 위상회전 등의 왜곡은 적을수록 좋고 SN비는 높을수록 좋겠지요)
단지 가장 음향이 좋았다고 생각되는 연주회장에서 들었던 기억음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면 어느정도 원음에 대한 기준이 될 터이고...
거기서도 무언가 이런 점을 보완했으면... 하는 느낌이 있었다면
원음이란 그렇게 원하는 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디오 파일의 취미란 그 원하는 음을 찾아가는 과정에
취미성의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만...
주변의 오디오 파일들을 보면 대부분 처음에 특이한 밸런스를 추구하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결국은 보편적인 밸런스로 차츰 돌아가긴 하는데
그래도 약간씩의 자기 개성 즉 취향은 완전히 사라지질 않더군요.
10년 넘게 같이 활동하는 동호회원들이 처음엔 이런 저런 음에 대한 평을 하곤 했습니다만, 지금은 음에 대해선 요청이 있을때 외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음에 대한 비평 때문에 서먹해진 적도 거의 없었지만)
들려주는 음이 본인이 좋아하는 밸런스라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여튼 이퀄라이저로 본인이 좋아하는 음의 밸런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끔 다른 오디도 파일의 시청실을 방문하여 똑같은 음반에서 이런 매력을 뽑아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은 자신의 시스템의 능력을 발휘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