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오디오 샵이 있는 거리를 지나다가 번쩍번쩍 빛나는
텍크닉스나 뉴메릭의 DJ용 턴테이블이나 오토폰에서 나온 콩크드를 보면
가슴이 설랩니다
언젠가 저 멋진 녀석을 들여놓고 스크래치해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습니다.
(DJ출신은 결코 아니고 랩퍼옆에서 하는 스크레치가 그저 멋져보여서^^)
서양 중세 때 천동설과 지동설을 가지고 박터지게 싸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
턴테이블을 놓고 볼 때 역시 지동설에 손을 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TT는 지구와 달리 원반형으로 생겼고(Yes의 Close to the Edge의 앨범 커버를 상상하시라)
끝부분에 카트리지를 잘못 놓으면 굉음과 함께 바늘이 부러지는 불상사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세의 세계관을 지녔다고나 할까요
씰데없는 횡수가 길어지는 듯, 죄송합니다
왕년에 턴테이블 안돌려 보신 분은 없으실 듯 하지만
혹시 모를 아날로그 초보님들을 위해 올리는 글이니 양해해 주세용
자동차와 달리 아날로그에서는 땅이 돕니다.
땅을 돌리는 방식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뉩니다.
먼저 플래터(땅)는 돌리는 모터의 동력 전달 방식에 따라
Belt Drive와 Direct Drive로 나뉘고
그 외 가라드 301같이 모터축에 고무 바퀴가 달려
플래터 안쪽을 돌리는 아이들러(idler)방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Direct Drive방식의 TT는 테그닉스에서 나온 제품들로 33 1/3정도로
늦게 도는 직류 모터를 가지고 플래터를 직접 돌리는 방식입니다.
Belt Drive는 플래터 속에 또 하나의 작은 플래터가 있고
여기에 모터가 벨트로 연결된 것입니다.
고급 TT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 차이에 대한 논쟁이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Direct Drive 방식은 테크닉스, 인켈등 국산과 Dual인 관계로
이런 TT 사용할 의도가 없으신 분들은 신경 쓰실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또 DD에는 좋은 암을 달기는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 TT를 나누는 방식으로 플로팅타입과 리지드타입이 있습니다.
플로팅타입은 린 LP12나 토렌스 제품이 대표적이며 플래터를 누르면 출렁출렁합니다.
리지드 타입은 VPI같은 녀석들로 플래터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놈들입니다.
각 제품에 따라, 암에 따라 다르기는 해도 일반적으로 두 TT의 소리가 좀 다른데
플로팅 방식은 부드럽고 리지드방식은 빠르고 단단하다고 합니다.
진동과 진동 흡수 방식에 따른 소리의 변화입니다.
땅에서 울리는 소리나 회전 속도에 따라 카트리지에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다를 수가 있습니다.
속도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잡음을 wow & flutter라고 하고
모터에서 들어오는 잡음을 rumble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지진이지요.
벨트를 갈아준다거나 하는 일로 의외로 쉽게 해결되기도 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맨 처음 사실 때부터 조심하세요.
마지막으로 표피, 즉 플래터 위에다 까는 메트에 따른 소리의 차이가 생깁니다.
만약에 지금 메트가 깔린 TT를 쓰시는 분은 한번 치우고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확연한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보통 TT는 잘 만 돌아가면 땡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TT가 소리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TT의 역할을 말씀드리면
안정된 속도로 땅을 돌게하는 플라이휠의 역할
내부의 진동(카트리지가 판을 긁는 소리)를 흡수해서 카트리지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
외부의 진동을 흡수해 카트리지의 마이크로폰 효과를 줄이는 역할
그래서 좋은 TT는 LP와 플래터사이에 밀착도를 높이기 위해 진공펌푸를 쓰기도 하고
돌아가면서 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에어 베어링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턴테이블 구입의 요령을 간단히 말씀드리고 끝내겠습니다
1. 돌렸을 때 platter가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지 본다.
충격을 받아 중심 축이 휘었다거나 platter가 정교하지 못하면 생기는 현상으로
이런 TT는 사지 마십시오.
2. rumble 즉 모터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본다.
헤드폰을 끼고 들어보면 소리가 작은 곳이나 트랙 사이 혹은 LP의 끝지점에서
웅....하는 낮은 소음이 크면 값을 깍아서 구입하십시요
(벨트를 갈거나 베어링에 오일을 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파는 입장에서는 소음이 있는 물건이니 제값을 다 부르지는 않겠지요^^)
3. TT를 틀어보실 때 가능하면 관악기 연주LP를 골라 가져가십시오.
특히 악기 소리가 길게 이어지는 곳을 주의해서 들어보다 떠는 소리가 나면 이건
회전이 불균일할 때 즉 (wow & flutter)에 문제가 있는 TT입니다(이것도 값을 확 깍아야겠지요).
마지막으로 운반하실 때 반드시 platter를 떼내어 따로 운반해야 합니다.
잘못하다 축이 휠 수 도 있습니다.
그럼 담에 또
면 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