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소텍의 쉴드 안된 인터선은 좋고 쉴드된건 좀 떨어지고, 이 언쉴딩 인터와 나무플러그 파워코드의 궁합이 좋더라는 얘긴 아래서 했는데...
이 인터선은 해상도 투명도 스피드 음상 및 음장 형성능력에서 가격불문 최상위급에 들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외관은 면 피복으로 싸여 흐늘흐늘하고 WBT넥스트젠 단자도 값은 제일 비싼놈이 가볍고 얇아서 비싼태가 나진 않지만...
검청 레퍼런스 시스템은 그랜드 마에스트로 스피커를 필두로한 메인 시스템은 아니고
선 교체 비교하기 쉽도록 서브 시스템을 시청실로 옮겨와 구성한 시스템이다.
CDP는 마이크로메가 스테이지6, 프리는 구형 포논, 파워는 회로개조 CF2001, 스피커는 에메랄드 이다.
크리스탈 차폐트랜스, 우남일 파워코드, 피카소 멀티탭은 전과 동일.
그리고 파르테논+세라믹볼 받침, 폴리크리스탈 콘을 사용했다.
에메랄드 스피커는 메에랄드펄 화강석으로 만든 순 석재 스피커로서 6.5"시어스 엑셀 마그네슘 우퍼와 밀레니엄 트위터, 네트워크에는 M-Cap 슈프림으로 도배한, 작지만 초호화판 물량 투입이 된 스피커이다.
원래 이놈을 서브우퍼(바소 프로푼도)를 붙여 메인으로 쓰다가, 서브우퍼를 다른사람에게 뺏기고 난 후
대형(중형)이 들어오면서 방이 비좁아 밖으로 쫓아냈다.
에메랄드 스피커는 엑셀우퍼의 특징대로 저역은 속도감이 무지 빠르고 다이내믹에 대한 반응이 좋다. 고역 쪽은 조금 강한 악센트가 주어져 있지만 자극 일보직전에 멈춘 하이콘트라스트의 선명한 음을 들려준다.
스피커 얘길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이놈이 거의 일년이 넘도록 전기를 먹어보지 못하고 놀고 있다가
어쩌다 손님이 와서 순 돌로 만들어진 놈이니까 신기해서 한번 들어보자고 하면
연결해 보는데 예전 한창 메인으로 설치던 때에 비해 영 소리가 신통찮고 투명도도 부족한 듯 했다.
이것이 메인스피커가 좋아서 상대적으로 그런가보다... 했는데
최근 몇가지 검청 요청이 들어와 인터선 이며 기타 이것 저것 바꿔보려니
복잡하게 연결된 메인 시스템을 건드리기가 힘이 들어서
밖에 쫓아낸 놈을 다시 불러 들여 설치했다.
선재 에이징 시킨다고 다시 전기를 넣기 시작해서 이틀 정도 지나니
어렵쇼? 한창 때 날리던 그 소리가 다시 나오네?
오래 놀렸던 시스템은 역시 좀 전기를 먹여서 워밍업이 충분히 되어야 제소리가 나게 된다는 것을 새삼 절감했다.
그건 그렇고... 연결한 케이블은
마이크로메가 스테이지6 CDP와 구형 포논프리 사이에 나소텍 오디오컨설팅 은선 면 피복 인터,
프리-파워 사이는 김치호표 실버스타 3AU,
CDP 파워코드는 가끔 장터에 판다고 나오는 마크용 파워코드라고 하는 4N은선 파워코드,
프리에 나무플러그 파워코드,
파워앰프에는 김치호님작 은복동선 파워코드(이름???),
스피커 케이블은 바이와이어링했는데 우퍼쪽은 XLO프로1800?-저역 윤곽 뚜렷-, 트위터쪽은 오디오플러스 Ultrafiber3800-자연스러우면서 고역해상 좋은편-이다.
하여튼 CDP-프리 사이 나소텍 은선 인터와 나무플러그 파워코드의 절묘한 조합에 감탄해서 음악을 듣고 있다가 프리 파워 사이도 나소텍 은선인터를 넣어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쉴드된 나소텍 AC인터선을 실버스타3AU 대신 끼워보았다.
원래 나는 같은 인터선을 중복해서 사용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 하면 그 어떤 선도 나름의 개성이 있고 그래서 같은 선을 많이 사용하면 그 개성이 점점 두드러져서 나중에는 귀에 거슬리게 되기 때문이다.
성격이 다른 선을 섞어 쓰는 것이 개성을 중화시키고 단점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워낙 이 나소텍선의 인상이 좋아서 CDP-프리, 프리-파워 사이에도 같은 인터를 사용 해 보려는 마음을 먹었다.
바꾸고 음을 들은 순간!
오옷! 굉장하닷! 고역이 상큼 청명하기 그지 없고, 스피드감은 무섭게 빠르다.
흔히 한꺼풀 벗겨진다, 마이크 피드를 듣는 느낌... 이런 말을 쓰는데
이건 아예 꺼풀이 없어졌다. 마이크고 모니터 스피커고 다 없고, 연주자와 나 사이에 어떤 개재물도 없이 다이렉트로 접촉하는 느낌이다. 드럼은 무한속도로 튀어오르는 듯! 심벌의 싱싱함, 생생함이란!
그런데... 역시 같은 인터선 두조를 중복사용하는 단점이 나타났으니...
유감스럽게도 저역이 좀 가벼워졌다. 그래서 철로 저현을 북! 긁을때 가슴이 진동하는 강력한 저역 에너지와 중량감이 부족하다.
다시 저역이 좋은 실버스타로 되돌렸는데...
흠~ 이번에는 고역에 불만이 생긴다. 상당히 중립적이라고 생각했던 실버스타 인터에서 전에는 못느꼈던 미끈미끈한 테플론피복의 느낌이 갑자기 확! 느껴진다. 음장도 조금 얕아지는 듯. 상대적으로 고역이 조금 둔해져서 조금 전의 선명 예리 상큼 투명 발랄한 음이 다시 그리워진다.
실버스타와 조금 전 그 음의 딱 중간이면 좋겠는데...
그렇지! 있다!
메인에 물려 두었던 리버맨 바이칼 인터를 프리-파워사이에 물렸다. 물론 CDP-프리 사이는 나소텍 면 피복 은선인터로 고정.
오우~ 딱이다. 첼로의 저현을 긁는 힘이 돌아와 저역의 중량감이 되살아나면서 고역의 깨끗함도 보존된다. 음장의 깊이감도 잘 나오고, 고역이 상큼 투명하면서도 부드럽고 우아한 감촉이 살짝 깃들어 있어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밀레니엄 트위터의 선열함을 살며시 누그러뜨려준다. 이 우아하고 매끄러운 고역은 어쩌면 부드러운 PVC피복의 질감과도 연결되는 듯.
이렇게 프리 파워사이에 인터선은 리버맨 바이칼 인터(로듐버젼)로 고정하고 이곡 저곡 들었다.
한참 듣다보니 또 조금 전의 선열한 음이 그리워진다.
시험삼아 대충 꽂았던 바이칼인터의 단자를 꽉 조여보았다.
잉? 음상 윤곽이 좀더 뚜렷해지고 현악기의 활에 더 힘을 주어 누르는 듯 비비는 힘과 압력감이 느껴지고 피아노의 고역 부분이 띵~ 소리가 칭~ 소리처럼 변해서 고역이 살짝 강조되는 듯 하다.
어떤 앰프메이커는 나사를 죄는 힘까지 통제해서 생산한다더니...
전에는 이런 죄는 토크에 따라 음이 달라질거라는 얘긴 들었고 얼핏 그런 차이를 느껴본것도 같지만 그 차이가 이만큼 선명하게 느껴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에메랄드 스피커의 무서운 해상도와, 회로개조로 더 고음질로 변신한 CF2001의 공조 결과 나타난 위력인듯.
오르페오에서 나온 에디타 그루베로바의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에서 3트랙 벨리니의 아 믿을 수 없어라~를 듣던 중 뭔가 전보다 빨리 부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이는 나소텍 은선인터 때문에 스피드가 빨라진 결과인듯) 에디타 그루베로바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배신당한 여자의 절망감을 노래 해야하는데 마치 복수심에 이를 갈면서 노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음장은 전보다 깊고 음상은 작고 뚜렷하며 잔향이 풍부해서 조금 멀리 마이크를 두고 녹음한 느낌이 강하게 난다.
꽉 조였던 인터선의 단자를 조금 푸니까 다시 목소리에 힘이 빠지고 부드러워 져서 이를 갈던 여자가 절망에 찬 탄식을 하는 여자로 바뀐다.
죄었다 풀었다 하다가 적당히 조금 힘을 주는 상태에서 멈추었다.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났다. 이거 인터선 단자 죄는 힘에 따라서도 음악의 표현이 달라지니
재미있다고 해야할지 귀찮아 졌다고 해야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