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제가 수경방에 올린 글입니다만
이곳이 더 어울릴거 같아 다시 올립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Field Speaker를 조립하기 위해
거실 하나가득 전원부, 네트웤, 내부배선재, 혼, 유닛, 각종연장......등을 늘어놓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 제작을 도와 주시고자
동호인 몇분이 오셔서
잡아주시고, 뜯어주시고, 뚫어주시고.....
작업이 잘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용하게 BGM으로 틀어놓은 음악이 문제였습니다.
어이 이거 소리가 확 바뀌었는데 도대체 뭔 수작을 부린겨?
잠깐! 동작그만!!
어이 그거 다 치워봐
갑자기 스피커 조립하다 말고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습니다.
각종유닛, 혼, 공구들 다 서재속으로 집어넣어놓구 일대 탐색전이 벌어졌습니다.
어디보자, 프리도 그대로구, 앰프도 그대로구, 소스도 그대로인데
케이블이 바뀌었나?
아냐 이상하다 모두 그대로 인거 같은데..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들리셔서 음악의 갈증을 해소하고 가시는 Y형님은
바뀐 소리가 더 궁금하신 모양입니다.
"자 말해봐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거야??? 앙??"
"아니 소리가 뭐가 바뀌었다고 그 난리들이래요? 어여 스피커나 마져 끝냅시다."
"안돼 이대로는 아무것도 못해 어여 이실직고 해봐"
"소리가 어떻게 바뀌었는데요?"
"야! 내가 니소리 한두번 들어보냐? 내가 누구냐? 오디오 30년에 잃은건 마누라 사랑이요
남은건 누구말마따나 요 쥐귀아니더냐?
어디 조용히좀 해봐!
아니 이거 울림이 굉장히 깨끗해졌어 ! 잔향도 말끔해졌고 !
어이 음악끄고 볼륨좀 올려봐 !.
어라 ! 마이크로 포닉 다 어디갔어? 지난번 랙 바꾸고 나서도 쪼금 남았었잖아 ?"
" 아니 내가 도체체 뭘 어쨌다구 그래요? 그러긴 그동안 형님 귀가 맛이 간거지"
그렇게 한참을 작업은 안하고 시스템을 다시 한번 확인하시면서
"거 이상하네 ! 뭔가 수작을 부려놓긴 놓았는데 ......"
그렇게 한참을 오신분들이 옥신 각신 하시다가 저녁을 같이 드시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스피커 조립을 도와주지들은 않고 재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마치 그걸 밝히기 전에는 조립이고 뭐고간에 아무것도 손에 아니 귀에 들어오지 않을듯한
험악스러운 표정과 분위기로요 ㅎㅎㅎ
어차피 스피커 조립은 물 건너 갔습니다.
저녁 대신 과메기를 먹으면서 한잔씩들 걸친 쐬주탓에
일하기는 틀렸고 해서 식구들을 계속 골려먹기로 했습니다.
"자 바뀐것을 찾아 내시는 분한테는 LP초판 한장을 드립니다.
자~알 들 찾아 보세요,,"
그날 그들은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날의 이야긴 그랬습니다.
진공관앰프를 사용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프리앰프의 증폭관과
파워 앰프의 초단 증폭관의 영향이 전체 소리의 질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선별관이니 매치드 페어니 각인관이니 하면서 좀저 좋은 소리들을 찾아 헤매지만
정작 그 소리의 질은 진동에서 판가름이 나더군요.
지난번 오디오 리모델링에서 언급드린 바 있지만
지난주 중 9핀짜리 댐퍼 시제품이 완성되었단 연락을 듣고
부랴부랴 6개를 들고와 프리에 2개, 4300A 파워 초단(12AY7)에 두개.
Ed싱글 초단관에 2개를 꽃아서 소릴 듣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냥 소켓형태로 된 댐퍼라 진공관을 꽃고 그상태로 앰프에 다시 꽃기만 해도 되는
아주 편리한 댐퍼입니다만 그 효능은 바로 "미라클" 이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손으로 앰프를 탁 쳐도 험이나 발진이 일어나질 않으니까
소리가 더 차분해지고, 디테일도 더 살아나고,
좌우지간 표현력이 부족해 어떻게 말로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마치 기기 전체를 몇단계 업그레이드한 듯한 느낌입니다.
진공관 앰프를 쓰시는 분들에겐 보통 희소식이 아닙니다.
십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