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 성당에 희미하게 새겨져있는 글귀라고 하더군요.
우리말로는 숙명이라고 한다나요. 빅토르 위고는 이 글귀를 보고 '노틀담의 꼽추'를 지었다고 하는데 - 믿거나 말거납니다 - 저는 지난 연말 일산 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어젯밤 백마 애니골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이 숙명이란 단어를 되뇌었습니다.
절에 가서 새우젓 얻어 드실 분들은 벌써 눈치채셨겠지요. 그래요,당신 생각이 맞아요. 오됴꾼들의 숙명이란게 그외에 무어가 또 있겠습니까? 하지만 숙명 운운 한것이 너무 거창한것 같기도 하니 어젯밤 얘기를 잠시 해드려야겠네요.
학골이라고 기억이 나네요. 일이층에 사람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꽤 크더군요. 버릇처럼 스피커를 확인했지요. PA용이었지요,JBL의. 가수가 노래와 진행을 동시에 하더군요. 주로 30대중반 이후의 분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로요. 이런 종류의 카페에 예닐곱번은 가보았지만 이 곳처럼 관중의 반응이 열렬한 곳은 보지 못했습니다. 역시 3,40대의 환호가 제일 커서 웃고,박수치고,따라 부르며, 앵콜을 외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더란 말이지요. 저 또한 비싼 술값을 뽑을 마음의 준비를 했지요.
아,그런데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도저히 참고 들어줄 수가 없더란 말이지요,제 귀로는요. 처음에는 즐거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모두 이상하게 생각했지요. 어떻게 고막을 후비는 이런 자극적인 소리를 들으며 룰루랄라 할수가 있느냔 말이에요? 주위의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보았지요. 화장실을 오가면서 까지도요.
건방지기 짝이 없던 생각이었지요. 이상한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저였던거지요. 그들은 지엽적인것에 신경쓰지 않고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데, 저는 소리가 찢어집네 투덜대며 마음의 귀를 열지도 않았던게지요. 군중속의 고독이 이런건가 싶더군요. 제가 브람스를 들으며 받는 감동 - 감동도 즐거움의 한 부분이겠지요 - 이 과연 그들의 즐거움보다 크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애꿎은 와인만 죽이며 곰곰 생각했지요. 이건 아니다. 같이 호흡하자. 세 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안되더군요. 참는 정도이지,도저히 즐거운 마음으로 변하지는 않더라구요. 소심한 제 성격탓도 물론 있었겠지만요. 도리가 있나요? 동류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 새살이나 떨 밖에요...
무지 졸리네요.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