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는 비가 오지 않는다"라는 노래도 있지요?
여기 살아 보니 정말입니다. 10월 말부터가 겨울 장마철인데 어제부터 비가 제법 옵니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면 비도 끝이 나고 다시 청명한 하늘이 지속 됩니다...근 일년 동안..
그래서 감성이 메마릅니다. 가끔씩 비도 보고..눈도 맞고...바람도 맞아야만 제대로 된
감성으로 음악도 듣고 술도 마시고 할텐데...그런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저녁 7시만 넘으면 길에 사람 보기가 힘들고(한인타운은 새벽까지 시끄럽습니다) 멍청하게
밤 10시 경 집 앞 길에서 담배 피우다 경찰 순찰차의 검문도 받곤 한답니다...ㅎㅎㅎ
음악도 턴테이블에 정이 가지 않으니 자주 듣고 싶은 마음도 없어지고...휴일이면 왼종일
라디오만 듣습니다. 피셔 500C + AR2ax = Fantastic sound라는 조합으로 들으니 왼종일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습니다. 이 놈 피셔가 1958년 생이니 저보다도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불꺼진 창 한 곳이 없고 관도 모두 제 관이라 앞으로 50년은 더 쓸 듯합니다.
오늘도 비가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마음 다잡고 한 잔 해야겠습니다.
참이슬, 처음처럼 모두 다 있지만 한국의 소주 맛과는 다릅니다. 이유는 미국 수입규정을 맞추기
위해서 한국에서는 사용해도 되는 첨가제 몇가지가 빠져야 된다고 합니다. 그 것이 아주 묘한
끝 맛을 앗아 간 듯합니다. 결론은 한국 소주보다 맛이 덜~~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즐겨 마시는 소주는 진로 빨간 뚜껑 24도짜리를 주로 마십니다..한 잔을 단숨에 들이키면
"카~~아"하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옛날 소싯적 포장마차에서 마시던 소주 맛이 조금은 나는
듯하여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이제 한국은 추석도 지나고 그냥 가는 세월의 끝자락에 도달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있네요.
참 빠른 세월입니다. 엊그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한 듯 한데 벌써 연말로 가고 있으니..
행님들, 후배님들, 친구들....
소주 마실 때는 이 곳 동쪽으로 빈잔이라도 한 개 놓아 주는 은덕을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또 소식 올리겠습니다.
LA 정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