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벚꽃놀이
일끝나고 남산길 밤벚꽃놀이에 나섰읍니다.
오늘따라 남산타워쪽의 저녁노을도 좋더군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서울의 하늘을 내려다보다가 북측순환로로 발걸음을 돌려 한참을 걸었읍니다.
점점 어둠이 깃들며 간만에 맡아보는 벚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지나갑니다.
가로등이 벚꽃을 비추기 시작하면서 벚꽃그림자와 내그림자가 같이 아스팔트에 어우러집니다.
술도 안마셨는데 나비가 내가되듯 벚꽃이 내가되는 듯한 착각이 드는군요.
군데군데 벚꽃을 비추는 가로등탓이겠지요.
음표와 음표사이의 공간이 음악이 되듯,
벚꽃과 벚꽃사이의 어둠이 더욱 벚꽃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듯 싶습니다.
걷다보니 이따금은 오가는 사람도 없어 내 발욱소리만 들리기도 하네요.
봄날 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 같다고도 하지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괜한 말이 아닌듯 합니다.
내려가는 길에 발걸음을 돌려 명동의 시골밥상이란 식당에 들러 식사나오기전 막걸리에 파전을 곁들였읍니다.
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