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의 필요시간?
최근 들어 게시판에 오디오 이야기를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다들 오디오 오랜 구력과 함께 각자 뚜렷한 오디오관이 세워지면서 굳이 토론하고 할 이유가 없어져서 인지
아니면 시스템들이 하이엔드로 가면서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그런지
아무튼 오디오 동호회에서 여행이나 음반이야기보다 오디오에 대한 글을 올리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오래간만에 제가 최근 오디오에서 경험하고 있는 오묘한 현상은 다들 익히 알고 계시는 것이겠지만
잡설로 한번 올려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두달동안 시디피에 시디를 고정하는 단추모양의 프라스틱부품이 부서져서 독일본사로 배송받는 과정에서 오디오로 음악을 못 들었습니다. 직장과 차에서 라디오로 음악을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지난 십여년 거실에서 한두시간 음악을 듣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는데
못들으니까????
걱정했던 것보다는 생활하는데 큰 영향이 없더군요.
ㅎㅎㅎ 티비프로그램을 오디오에 물려서 스피커소리를 계속 들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웃기는 것은 두달을 기다려서 시디피가 제대로 작동하는데 예전의 감동했던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시스템이 그대로이고 시디도 그대로인데 무엇인가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어느 케이블이 빠져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소리가 이 정도로 시원찮았는데 내가 자기최면에 빠져있었나 등등 고민도 되고 화도 나더군요.
이번 기회에 시스템을 한번 교체해 봐 아니면 케이블질을 한번 해 봐 이런저런 궁리도 해보았습니다.
근데 일주일이 지나니 예전에 들었던 소리가 조금씩 다시 들리기 시작하고 이주일이 지나니 걱정했던 부분이 사라지고 두달 전과 같이 편안한 마음으로 거실에서 음악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티비를 앰프에 물리고 전기를 먹여서 같은 스피커로 계속 들어왔는데
시디피를 두달 쓰지 않았다고 에이징이 2주나 필요하다니.... 제가 두달동안 음악을 안 듣다보니 귀가 에이징되는 시간이 필요하였던 것인지....???
참 오디오는 오묘한 것 같습니다. 오디오는 정성을 기울어주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