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바라아제바라승아제...
마누라가 오늘도
산사로 와서 공양하란다.
자기는 일찍 가서 할 일이 많다나?
그래 점심 챙겨줄 수 없으니
때 맞춰 와서 먹으란다.
옛날에 한번 따라갔다.
절밥이란게 참 맛있다.
구내식당에서 단체로 먹든
천막이 드리워진 마당에서 어울려 먹든
스님과 마주앉아 먹든
일상의 식사와는 달라 별식인지라, 그래 더 맛나다.
근데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대중이 한둘이야지... 그야말로 뭇대중인지라...
하여 그날부터 마누라만 가고
난 남아 애들과 살랑이다.
근데...
이것들이 여전히
지들 먹고픈 것만 고집한다.
지들 먹고픈 것이 음식이라면야
뭔 문제가 되겠는가.
치킨이요, 햄버거다...
이것들 언제 크려나.
지들 엄마 없으면
지들이 알아서
산해진미는 아닐지라도
뭔가 뚝딱 챙겨오면 안되나?
오늘 어디서 공양을 할꺼나...
나이 조금 더 들면
그때서야
마누라 뒤꽁무니 졸졸 따라다니기로 하고...
오늘은 내 놀이터 가자.
가서 밀린 글 쓰고, 헬기 조정이나 하자.
모르는 중생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못된 버릇에
오늘 하루 식사 꼬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