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광주에 다녀 왔습니다.
호남지역 치과 세미나가 있어서 갔는데 역시 하루 종일 세미나 듣기엔 엉덩이가 아파서 힘들더군요.ㅎㅎ 그래서 병수형님이 미리 연락을 취해놓으신 국내에서 3 손가락 안에 든다는 김재민 교수님 댁에 청음하러 갔습니다. 땡땡이라고 그러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어디까지나 청음회에 간 거에요.^^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종교음악 소리가 청아하게 흐르고 있더군요. 집의 외관은 일반 주택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호화 주택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골목 주변 풍경에 자연스레 어울리는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에 들어선 순간 따로이 마련된 오디오 룸이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네요. 깔끔하게 정돈된 각종 기기와 음반들, 나중에 김재민교수님에게 설명을 들어보니 방안의 각 변 길이가 황금비율에 맞게 설계가 된 것부터 뒤통수 뒤편을 천정고가 더 높게 올린 것까지... 설계 단계부터 치밀하게 준비하고 마감 자재를 고르시던 풍경이 눈에 선하더군요.
우리가 오디오 쇼나 웬만한, 신음방 포함, 오디오 룸에서 듣게 되는 소리와는 완전히 격이 다르네요. 해상도가 뛰어난 시스템, 질감이 좋은 시스템은 볼 수 있지만 홀톤이 자연스럽게 피어오르고 무대가 저쪽 뒤에서 입체적으로 만들어지는 건 저도 처음 봤네요. 해상도, 질감, 이런 건 두말하면 입아프고요. 저음이 바닦을 기어서 온다는 거 실감 나네요.
CD부터 LP까지, 실내악에서 대편성, 재즈와 가요까지... 모든 장르에서 부족함 없이 자연스럽게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게 쩝~~~~ 이거 큰일 났구나! 싶더군요. 인자 신음방 소리는 어케 듣냐? 털썩.
그래서 일주일동안 신음방 출입 안 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총알도 없는데 공간도 황금비율이 안 맞음서 기기만 욕심 낼까봐서요. 그래도 역시나 키큰 스피커 찾아보고 있다능....
소탈한 미소로 반겨주시고 좋은 시스템으로 멋진 음악을 들려 주신 김재민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놀러가고 싶기도 하고 다시는 발을 들여놓으면 큰일 나겠다는 두려움이 동시에 드네요.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