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에 관하여
연주회 내용을 올려달라고 하니..
그냥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여기에서 지내시는 동호회 여러분들의 귀가 워낙 하이파이에 길들여진 분들이라, 감히 대가들의 음반이나 유명한 오케스트라에 비할 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차피 아마추어의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즐기자고 하는 일이니,,,
저는 가끔 이전에 연주했던 미완성이나 운명을 들어보면 다른 곡들과는 그 느낌부터 다릅니다.
제가 직접 연주해본 곡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가끔 운전을 하다 라디오에서 연주했던 곡이나 연습했던 곡이 나오면 내리지 않고 끝까지 듣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어제 명음반 명연주시간에 카르로스의 운명 5번이 나왔습니다. 4학장 피날레를 들으면서 나도 몰래 음을 끝까지 따라했더라는,,,,수십번 수백번 연습했던 음표하나하나가 제 손끝에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동호회에서 가장 좋은 스피커나 앰프로 원음 상태를 즐겨 듣는 것 또한 즐거움일 수 있으나, 역시 음악은 기계로 듣는 것이 아니고 가슴으로 듣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감성이 풍부하고 가슴이 열려 있다면 저가형 리시버나 저렴한 음반으로도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감동과 여운을 최대한 더 잘 느껴보기 위해 본인에게 맞는 스피커나 앰프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거라 생각해봅니다.(초짜의 생각이 틀릴수도 있지마는,,,초짜의 생각이라 여겨주시고,,)
저희 라모니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직업군의 음악이 좋아서 만든 단체입니다.
직업군은 선생님, 교수님, 일반 회사원, 연구원, 주부, 학생, 전문직 혹은 무직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8-10시까지 무조건 몇명이 되었든 모여서 연습합니다. 서로 부족한 실력에 의지하면서 연습하지만 사실 여기까지 끌어올려준 것은 단원모두의 노력이 있었고 특히 지휘자 선생님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성실성에 버티면서 달려온 일이었습니다.
2년전 미완성과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장장 1년 연습,,
지난 가을 베토벤 운명과 에그몬트 바이올린 협주곡은 더위와 싸워가면서 8개월 연습
그리고 이번 드보르작 8번과 쇼팽의 피아노 콘체르토 1번과 세빌리도 추위를 극복하고 장장 8개월 연습하여
벅차는 무대에 섭니다.
2번의 연주회가 모두 끝나고 나서 그 감동 그리고 허무함이 교차되어 몇날 몇일이 갔으나 역시 연주 후에 여운이 더 짙게 그리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주중 쇼팽은 전곡을 다 합니다.
아마추어가 전곡을 다 한다는 것은 그 에너지와 역량에 있어서 정말 버겁고 어려운 일이나 감히 도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보르작 8번 역시, 아마추어가 연주하기에는 음의 주법과 표현 양식이 정말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지만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지금껏 달려온 것입니다.
제가 턴테이블과 스피커를 산 이유도 아마 오케스트라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관심밖의 일이었을 것입니다.
턴테이블을 들으면서 또 다시 음악의 즐김이 배가 되는 듯 합니다.
연주회 소개는 밑에 올린 포스터로 대신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