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대] Symposium Roller Bl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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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부터의 신선한 충격은 항상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해 가면서 느끼게 되는 매력은 이런 "신선한 충격"이 가져다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규모 기업의 양산품을 사용하다가 공들여 잘 설계된 하이파이 앰프를 처음 사용해 보았을 때의 뿌듯한 만족감, 케이블이 과연 음질에 영향을 주겠나 싶어 반신반의 하다가 아는 이의 강요에 못 이겨 오디오 구입시 딸려온 케이블을 걷어내고 새로 구입한 잘만든 케이블을 연결하고는 케이블에 따른 음질 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 전기줄이 무슨 차이겠냐 싶지만 오디오용 전원케이블이 있다기에 하나 빌려와 잠깐 들어보고는 변화의 짜릿함에 한숨짓게 만드는 때, 우리는 비로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따른 상당한(?) 금전적 투자가 아깝지 않은 기쁨을 보상받는다.

시스템을 가꾸어 가면 가꾸어 갈수록, 소유하고 있는 시스템에 익숙해 지면 익숙해 질수록, 새로운 가능성과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흐뭇해한다. 이런 매력 때문에 새로운 매니아들이 생기고 지속적인 취미로서 오디오가 생존력을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Toy Story

소리에 대한 기준이 변해가고 오디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평소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소리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예전에는 오디오라고 하면 얼마나 좋은 앰프를 사용하는가, 스피커는 무엇인가, 또 CDP나 턴테이블은 어떤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가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현재 이 시간을 살아가는 매니아라면 이런 단순한 기기의 우수함이 좋은 소리를 만드는 척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오디오 룸이 가장 비싼 오디오 콤포넌트라는 인식이 대중화 되어있고, 품질좋은 룸튜닝 도구들을 시장에서 구할 수 있어 공간의 제약에 따른 한계를 어느 정도 까지는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오디오 케이블은 전성시대를 맞이한 듯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쏟아져 나와 선택의 폭을 넖혀주고 있고, 파워 케이블도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고급 제품들이 판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디오 구입시의 사용 금액의 황금 분할률로 알려진 오디오 기기 90%에 케이블 10% 투자는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이고, 많은 매니아들이 80:20이상의 비율로 케이블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보태진 것은 룸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갖가지 용도의 세분화된 룸튜닝 툴들에도 신경을 써주어야 하고, 심지어는 앰프 밑에다가 스파이크도 아닌 무슨 장난감 같이 생긴 것을, 그것도 3점으로 지지해 줘야 한다면서 받쳐놓고 건들거리는 CDP를 조심스레 작동하는, 남 보면 우스운 장난을 한번씩은 해보셨을 것이다.

한때 케이블도 장난감의 하나로 치부된적이 있었는데, 케이블 장난감, 룸튜닝 장난감, 액세서리 장난감 등등.. 오디오 시스템을 완성해 가는데 수많은 장난감이 필요하게 되었고, 장난감에 들어가는 가격만 해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니, 현재에 이르러 오디오 재미는 가히 Toy Story라고 불러도 좋을법 하다.

Symposium "RollerBlocks"

필자의 장난감에 대한 관심은 상당해서 앰프밑에 받치는 Isolation Device만 하더라도 구해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다 사용해 보았다. 지금도 Black Diamon Racing Cone을 3,4번 섞어서 사용하고 있고 Audio Prism사의 IsoBearing도 하나 가지고 있다. 처음 Black Diamond Racing Cone이 들어왔을 때의 황당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똑같이 생긴 것이 무슨 3번, 4번 이 있고, 끄트머리도 뾰족한 스파이크 형태도 아닌 것이 진동을 억제한답시고 세트당 10만원씩이나 했으니, 속으로는 제발 별차이가 없기를 바랬었다.

기대는 무참하게 깨졌다. 3번 4번이 소리도 다르고 앞으로 두개 뒤로 하나, 왼쪽으로 두개 오른쪽으로 하나, 또 뾰족한 쪽이 위로 갈떄 아래로 갈 때, 모두 소리가 변하니 자리를 잡고 사용법이 어느정도 익숙해 질때까지 귀찮지만 바꿔볼 수 밖에 없는 장난이 계속 되었었다. 앞으로는 이런짓은 하지 말아야지.. 하고 맘을 먹지만 새로운 것이 보이면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아내의 웃음을 곁눈질로 피해가며 받쳐 보고 만다.

평소 거래하던 Dealer로부터 어느날 새로나온 Isolation Device하나를 추천 받았는데 이 구조가 재미있게 생겼었다. 윗판과 아랫판 사이에 쇠로된 공이 3개가 들어있는 괴상한 구조인데 놀라운 음질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가격이 300불 가까이 하기에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올 1월 CES가 끝나고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Symposium이란 회사의 "RollerBlocks"의 리뷰를 의뢰 받았다.

이 또한 쇠공을 사용하는 놈으로 300불 가까운 비싼 가격을 자랑(?) 한단다. 상자를 받아들고는 구미가 당겼다. 나무로 된 짙은 갈색의 작은 케이스에 담겨 있는데, 위에는 post-it에 메모로 절대 손으로 쇠공을 만지지 말아달라는 수입원의 간절한(?) 부탁이 씌어져 있었다. 지문이 묻으면 안지워진다나..

암튼 장갑을 하나 갖다놓고 뚜껑을 열었다.

아.. 참 잘만들었다. 모양이 좋은 것이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야 아니지만 선천적으로 이쁜데 약하기 때문에 보면서 흐뭇해진다. 상자 뚜껑을 열면 상자 몸체쪽으로 직사각면체의 작은 받침대가 나란히 있고 그 아래로는 쇠공 3개가 보인다. 윗 뚜껑쪽으로도 납작한 직사각형의 판 3개가 들어 있는데 기기의 밑판이 평평하지 못한 경우 사용하라고 한 것이란다.

쇠공이 닫는 부분에는 절대 비닐이나 물렁한 것이 있어서는 안되며, 딱딱하고 평평한 면이 닫도록 하라고 되어있다.

받침대를 하나 뽑아 보았다. 윗면에는 작은 쟁반이 붙어있어 공을 올릴 자리를 마련해 놓았고 아랫 면은 벌집모양으로 구멍이 나있어 단순히 블록을 깎아낸 것이 아니고 충진재로 채워져 있음을 보여준다. 앞면에는 Symposium이란 이름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공을 받침에 위에 올려 놓으니 공 표면과 받침대 표면이 아주 매끄러워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움직임이 크다.
필자의 첼로 프리앰프는 본체에 BDR Cone 4번, 전원부에 3번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본체의 4번을 빼고 심포지움으로 바꾸어 보았다. 받쳐놓고 나니 다소 황당하다. 밑받침의 공 때문에 앰프가 근들근들 움직인다. 하지만 크게 사용상의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고 앰프가 밀려 떨어질까 걱정이 되었지만 공 밑의 작은 접시가 오목하게 패여 강한 충격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을 정도이다.

Isolated Sound

첫곡으로 Cyndee Peters의 House of the rising sun을 올려보았다. 트라이앵글이 울리는 첫음이 나오는 순간 확연히 차이나는 부분이 있다. 울림이 많아졌다. 울림이 많다는 것이 동동 거린다는 뜻이 아니고 여운이 길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트라이앵글의 울림 확연히 맑아지면서 여운이 길어졌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부드럽지만 맑게 바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맑고 깨끗해질 경우 타이트해지면서 울림이 적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심포지움은 맑으면서 울림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진다.

블랙다이아몬드 레이싱 콘 4번의 경우 3번에 비해 소리가 깨끗하고 선명하다고 알려져 있다. 4번을 쓰면 제일 좋은 것은 고역쪽으로 탁 트이는 듯한 개방감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RollerBlocks은 한술 더뜬다.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여 몇곡을 듣다가 다시 BDR 콘 4번을 받쳐 보았다. 이럴 수가.. BDR Cone 4번이 어딘지 칙칙하고 투명하지 못하면서 스피커로 부터의 음의 이탈감이 좋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다시 심포지움으로 바꾸고 보케리니의 Stabat Mater를 올렸다.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 지 문득 떠오른다.

. "음이 자유로와 졌다."는 것이다. 소리의 가닥가닥이 스피커에 얇은 끈으로 묶여져 있다가 끈을 잘라 음에 자유를 주었다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Agnes Mellon의 목소리는 더욱 청아해 지고 고역으로의 뻗침도 한층 자연스럽지만 부드럽고 윤기를 잃지 않는다.

은선을 사용할때의 가공된 윤기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음이 자유로와 짐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운 효과 즉, 음의 옆면과 뒤가 보여지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조금 억눌린듯한 부자연스러움에서 완전히 해방시킴으로써 생기는 은은한 여운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광채 같은 것이다. 음장이 확연히 넓어지면서 3차원 재현능력도 배가된다.

6살되는 딸애의 신청곡인(?) 하이니헨의 합주협주곡으로 바꾸어 보았다. 저현의 가닥추림이 좋아지면서 확실히 아래로도 깊게 내려간다. 다시 한번 느껴지는 전율 같은 느낌. "음이 해방되었다."는 것이다. 독주 바이올린을 빈 공간위에 아주 자연스럽게 동동 띄워 올리면서 바이올린 파트의 합주가 아주 매끄러워져 있다. 관악기도 탁 틔어진 공간속으로 들어간 듯. 혼의 부풀음이 귀에 선열하게 들린다.

마지막으로 반신반의하며 CDP밑으로 가져가 보았다. 소니의 SCD-1 플레이어는 밑받침이 5점 지지로 되어 있는데 메이커 측에서는 상당히 공들여 만든 것으로 자랑하고 있다. 필자 또한 BDR Cone과 Isobearing 두가지를 모두 테스트 해 보았지만 각자 장단점이 있어 지금은 모두 빼 내고 사용하는 중이다.

SCD-1의 무게가 겁나긴 하지만 암튼 고생을 해가면서 받쳐 보았다. 역시 CDP에서 가장 큰 차이를 들려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역의 확장감이다. 한 옥타브 이상 깊어지는 듯한 저역의 확장감은 묘한 감동을 안겨준다. 모짜르트의 돈조반니를 첫장이 끝날때까지 정신 못차리고 들었던 것 같다.

Toys.. Toys.. Toys..

Symposium "RollerBlocks"이 놀라운 장난감인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이 장난감에는 옵션이 있다. 받침대 위의 쇠공을 텅스텐으로 만든 텅스텐 볼 이란 것이 있는데 75$정도가 추가로 들지만 텅스텐 볼은 사용하는 만족감이 더해진다고 한다.

가격적으로 본다면 Symposium은 뜨거운 감자이다. 여기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 되는 것일 게다. 하지만 Symposium의 "Roller Blocks"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설치하는 순간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음을 알게 해줄 것이란 것은 확실하다.

어쩌면 이제는 오디오 시스템의 가격 황금비율은 바뀌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기기에 70%, 케이블에 20%, 액세서리에 10%로..

- 시청 기기
CDP : Sony "SCD-1"
CDP -> Pre : NBS "Monitor 4"
Preamplifier : Cello " Encore 1Mohm Line preamplifier mk2"
Pre-> Power : Cello "String 1" fisher balaced.
Power : Cello "Encore 150" Monoblock
Speaker cables : NBS "Monitor 4"
Speakers : Verity Audio "Fidelio"
Etc. : NBS "Statement" "Monitor 0",FIM "Gold", Powertek 5K, Harmonic Technology Pro-AC11, B.D.R cone 3/4

시청음반
Bach - Matthaus Passion /Herreweghe
Mahler - Symphony No.5 /Bernstein
House of the rising sun - Cyndee Peters
Heinichen - Concerti Grandi / REINHARD GOEBEL
Boccherini - Stabat Mater / Ensemble 415, Mellon, Banchini
Mozart - Don Giovanni /Gard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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