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y Audio Parsifal Ovation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스피커라서 내심 기대하고 들었다. 원래 본 기의 세팅은 시청실을 3등분해서, 그 1/3 지점에 놓는 것이 기본이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베이스가 뒤로 빠지면서 중고역과의 밸런스를 맞춰 뒤로 엄청나게 빠지는 음장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청은 일정한 포인트를 정한 상태에서 이뤄진 만큼, 본 기의 장점이 다소 희석된 감이 없지 않다.
우선 윈턴 마살리스를 들으면, 기분 좋게 더블 베이스가 나오고, 보컬과 트럼펫의 아기자기한 인터 플레이가 전개되지만, 이쪽으로 확 다가와서 임팩트를 주기보다는 스피커 주변에서 음장을 형성한 가운데 일정한 조형을 하는 느낌이다. 공간이 클 경우, 이런 음장형 스피커의 세팅이 잘못되면 이런 식으로 외야석에서 야구를 보는 듯한 정경이 되고 만다.
FIM의 CD는, 전반적인 오케스트라의 사이즈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우지만, 다소 음상이 엷은 듯하다. 브라스 군단의 어택 이후 자연스럽게 잔향을 남기고 사라지는 표정이나, 현악단의 배치가 정확하게 포착되어 리얼하게 악단 전체의 움직임을 보는 장점은 있지만, 고역 끝부분이 애매하게 처리되어 다소 잘린 듯한 답답함이 있다. 평소 듣던 환경과 너무나 다른 음이 나와 놀란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위의 음반을 들으면, 스튜디오 녹음시 의도했던 음향들이 자연스럽게 포착되면서 보컬이 정 중앙에 깊게 포진된다. 이런 홀로그래픽한 조형이 주는 쾌감은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녹음 현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하지 않고, 해상력도 출중하며, 보컬에 일정한 살집이 붙어 듣기에 좋다.
카플란의 말러는, 본 기가 자랑하는 음장감이 잘 살아있는 케이스다. 초반 브라스군이 몰아칠 때의 비장한 기운이나, 현악이 쏟아질 때의 애절함은 단연 발군이다. 무엇보다 대역간의 접합을 느낄 수 없는 통일감 넘치는 밸런스는 마치 풀레인지를 듣는 듯 천의무봉의 연결감이 있고, 여기에 숱한 음악 정보가 녹아들어 과연 저 조그만 미드레인지에서 무슨 조화를 부리는지 감탄하게 된다. 그러나 저역부의 어택감이 아쉽게 느껴지고, 고역의 끝이 애매한 안타까움도 있다. 아마 출력이 보다 높은 파워를 걸었다면 더욱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시원스런 음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키신의 피아노 연주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나고, 오른손과 왼손의 조화가 절묘하다. 페달을 밟거나 건반을 강하게 혹은 약하게 누르는 등 각종 테크닉이 눈에 보일 만큼 사실적이어서 절묘한 쾌감을 준다. 이런 디테일한 표현에 영롱한 울림을 동반해서 음악에 몰두하게 하는 실력은 높이 살 만하다.
- 이종학
오…카멜롯, 기네비어, 랜슬롯, 엑스칼리버, 아발론, 멀린… . 그리고 파르지팔 . 가슴이 뛰는 이야기들이다. 아더왕은 실존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파르지팔은 주군의 유지를 받아 성배를 찾으러 떠난다. 아마도 이 스피커는 바그너의 파르지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일게다. 하지만 이 스피커가 리하르트 바그너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오디오가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특별한 세팅을 요구하는 오디오는 적합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런 연유에서 후면 방사형의 스피커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베리티 오디오의 파르지팔 오베이션은 두개의 분리된 인클로저가 각각 저역과 중고역을 담당하는데 저역이 후면 방사형으로 되어있어 뒷공간과 세팅을 까다롭게 요구한다. 그리고 그 조건이 만족되었을때 상상치 못하는 사운드를 내어 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시청회에서는 그 조건을 맞추어 내지 못한 것 같다.
윈튼 마살리스의 중저역은 튼실하게 유지되었으나 트럼펫 고유의 살랑이는 고역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다. 핌사운드의 팡파레는 주욱 뻗어나가다가 중도에 머무는 어색함이 느껴진다. 폭발할 듯 폭발할 듯 진행되던 라인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초고역과 저역의 꺽임으로 주저주저하는 느낌을 준다. 저역에서의 속도차가 그 원인인 듯 보여진다. 하지만 충실하게 연주하는 중역대는 질감에서나 스피드에서나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결국 이 스피커를 가지고 투명한 초고역과 스피디한 저역을 뽑아내는 것은 사용자의 몫으로 유보된 셈이다. - 김성건 |
다음 시청한 스피커는 나그라와 dCS, 체스키 레코드 그리고 키스 자렛(!) 등이 레퍼런스 모니터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는 파르지팔 오베이션. 스캔스픽과 특주 오디오테크놀로지(스캐닝) 유닛을 사용한 이 스피커는 앙코르 버전을 거쳐 3세대 째가 된다.
1인치 실크 돔과 5인치 폴리프로필렌 콘 우퍼 결합의 고성능 2웨이 모니터 스피커에 별도의 인클로저로 8인치 서브우퍼를 더한다는 개념의 두 몸체 구성. 두 스피커 사이는 댐핑재로 격리되어 상호간의 간섭이 배재된다. 중고역 인클로저의 배플 면에는 5도의 경사를 주었을 뿐 아니라, 트위터를 중역 유닛보다 배플 속 깊이 장착. 때문에 스캔스픽 레벨레이터의 프론트 플레이트는 보이지 않고 진동판만 보인다. 유닛의 시간 축 위상 정합에 무척 신경을 많이 쓴 듯. 이런 경향은 네트워크에서도 나타난다.
트위터에는 3차 하이패스 필터를, 그리고 중역에는 로우패스 필터 없이 1차 하이패스 필터(커패시터)만을 쓰고 있는 것. 즉 고역을 소자로 감쇄시키지 않고 유닛 자체의 기계적 주파수 특성으로 5.5kHz에서 감쇄되는 것이다. 저역에도 1차 로우패스 필터(코일)를 쓰는 지극히 간단한 구성이다. 이렇게 1차 필터를 쓰면 회로가 간단하고 손실이 적으며 반응이 빠르고 위상 변화가 적을뿐더러, 음압이 높고 울리기 쉬워 시원시원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컷 오프 슬로프가 완만하므로 동일한 주파수에서 유닛들의 음이 섞여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큰 문제. 베리티오디오에서는 크로스오버를 150Hz로 상대적으로 낮게 잡고, 저역 유닛을 뒤를 향해 배치하여 반사를 통해 저역은 증강시키고 섞여 있는 고역 성분은 감쇄시킨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물론 리스닝 룸에 따라서는 우퍼가 앞을 보도록 놓을 수도 있는데, 이번 시청에서는 뒤를 보도록 했다.
윈턴 마샬리스에서는 중역이 특히 충실하여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 저역은 박력이 있어서 미적거리거나 끌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에서도 묵직하면서도 명료한 저역에 매료. 다만 큰 진폭에서 유닛이 버팅하는 듯한 부대음이 들렸다(오해를 피하기 위해 첨언하자면 이런 소음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매우 큰 곡을 대음량으로 들을 때 거의 모든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다). 심벌즈가 MBL보다 한결 작아진 데이빗 보위는 상대적으로 보컬 대역이 살아나서 들을만한 음으로 되었다.
대편성 관현악곡에서는 섬세함보다는 강인한 느낌과 에너지가 전달되는 인상. 묵직하다. 다만 패트리샤 바버는 넓게 펼쳐지는 맛은 덜하며 보컬 대역이 전체 음장을 주도하므로 빅마우스의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다소 어두운 고역. 이 스피커의 특기 중 하나로 알려진 깊고 매혹적인 음장은 이번 시청에서는 크게 의식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다른 환경에서 차분하게 다시 들어 보고 싶다.
- 최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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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역폭 | 25 Hz to 50,000 Hz ± 3dB |
| 우퍼 |
Cone: 20 cm • Damped Polypropylene |
| Motor | 7.6 cm • Symmetrical Drive |
| 미드레인지 | Cone: 12.7 cm • Damped Polypropylene |
| Motor | 5 cm • Underhung • Symmetrical Drive |
| 트위터 | 2.5 cm soft dome • SD-2 motor |
| 감도 | 89 dB / 1 watt / 1 meter |
| 일반 / 최소 임피던스 | 8 ohms / 4 ohms |
| 크기 | (W)26 ×(H)103.5 ×(D)35 cm |
| 무게 | 82 kg / pa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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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사 | Verity Audio |
| 제조사 홈페이지 | http://www.verityaudio.com/ |
| 수입원 | 오디오 갤러리 |
| 수입원 홈페이지 | http://www.audiogallery.co.kr/ |
| 수입원 연락처 | 02-764-6468 |
| 가격 | 28,000,000 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