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같은 스카닝 유닛을 사용하면서, 파르지팔 오베이션과 엠프리스는 성향이 좀 다르다. 전자가 다소 고역을 다듬고, 저역을 억제한 반면 후자는 일체의 필터링 없이 와이드하게 전개시킨다. 또 전자가 뒤로 깊숙하게 음장을 형성한다면, 후자는 어택할 때는 앞에 나오고 뒤로 빠질 때엔 또 뎁스를 그러내는 식으로 다소 탄력적이다. 같은 재료를 갖고 이렇게 다르게 해석한다는 점에서 역시 스카닝 유닛의 위대함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우선 윈턴을 들으면, 묵직하면서 자연스럽게 깔리는 더블 베이스의 위력이 실감난다. 이어지는 보컬은 촉촉한 물기를 머금으면서 몰아칠 때의 위세도 거침없이 표현하는 양면성을 들려준다. 트럼펫의 경우, 뮤트 조작의 섬세한 놀림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며, 파워 블로잉으로 불어 젖히는 고역쪽의 개방감은 천장을 뚫을 듯한 기세다.

FIM CD는, 팡파레를 울리는 트럼펫의 낭랑한 음에 무서운 박력으로 몰아치는 팀파니와 각종 저역 악기들의 움직임이 일사분란하게 정리된 가운데, 일체의 왜곡이나 혼탁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이 정도 갖고는 어림도 없다는 표정이다. 바닥을 두드리는 팀파니의 울림이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차분하게 펼쳐지는 스트링스의 우아함은 특필할 만하다.

데이빗 보위는, 그간 다소 난삽하고, 거친 듯한 재생이었는데, 엠프리스에 오면 매우 말쑥하고, 정돈된 음으로 나온다. 보컬은 중앙 깊숙이 위치한 가운데 또렷이 제 목소리를 내고, 스튜디오 가공의 여러 이펙트 음들이 자연스럽게 돌출되면서 전체 악단과 조화를 이룬다. 아마 이런 음이, 녹음 당시 보위가 추구했던 것이 아닐까 짐작되는 대목이다.

키신의 피아노는, 이제야 저음에서 고음으로 이어지는 밸런스가 제대로 잡힌 느낌. 음 하나하나에 힘이 있고, 뉘앙스가 풍부하게 담겨져 있어 쇼팽이 의도한 효과들이 또렷하게 포착된다. 게다가 울림이 깊어 그랜드 피아노의 사이즈가 느껴지는데, 빠르게 몰아칠 땐 오케스트라 못지 않은 광폭함도 표현된다. 하나의 악기로, 이렇게 다채로운 표정을 연출하는 키신의 테크닉에 새삼 감탄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다소 어두침침한 카페에 와서 퇴폐적인 분위기의 노래를 하는 파트리샤를 여기서 만난다. 차분하면서 깊이 있는 음성은 묘하게 관능적이고, 배후의 피아노와 드럼의 느릿하면서 필링을 잔뜩 머금은 연주는 라이브 현장을 방불케 한다. 소스가 갖고 있는 분위기와 개성을 적극 표현, 마치 CD마다 성격이 다른 스피커로 보이는 엠프리스는 매우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겠다.

- 이종학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궁금했던 브랜드. 스캔스픽 1인치 실크 돔 트위터와 오디오테크놀로지제 4인치 중역, 8인치 저역 유닛으로 이루어진 구성은 비교 시청한 베리티오디오의 파르지팔 오베이션과 중역 유닛만 다른 매우 흡사한 구성이다. 특주 유닛. 피크컨설트의 사장은 오디오 테크놀로지 스캐닝 박사의 아들과 막역한 사이이고, 중저역 유닛의 개발에 함께 협력했다고 한다. 한편 네트워크는 모두 2차. 그들의 자료를 보면 특히 트위터와 중역 사이는 ‘음향학적 2차(Acoustical 2nd order)'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전기적으로는 1차인 반면 유닛과 공간의 주파수 특성으로 2차의 음향 특성(옥타브당 12dB 감쇄)을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클로저는 일반적인 MDF(Midium Density Fiber-Board) 대신 HDF(High~)를 사용. HDF는 밀도가 높아 단단하지만 가공이 어렵고 진동의 감쇄가 효율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다. 피크컨설트는 통가죽을 적절히 조합하여 어느 곳을 두드려도 울림이 끌리지 않는 아주 단단하고 야무진 인클로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위상 정합을 위해 앞 배플을 기울인 것은 파르지팔 오베이션과 공통. 내부 배선과 네트워크는 최고급 부품에 은선과 은납을 사용하여 하드와이어링. 덴마크의 숙련된 목수들이 직접 손으로 두드려 보며 정성껏 고른 목재를 쓴 고급스런 원목 마감까지는 좋은데, 디자인은 소박해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듯하다.

소리의 특징은 배경이 극히 투명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인상.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에서는 비교 스피커들에 비해 낮은 저역의 양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저역이 조금 억제되어 있기 때문인지 대음량의 총주에서도 부대음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단정함과 깔끔함은 단연 돋보인다. 데이빗 보위에서도 보컬이 제 자리를 잡아 충분히 들을만한 음이지만 저역이 조금만 더 깔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키신의 <즉흥환상곡>은 투명하고 영롱하여 매력적.

90dB로 스펙상의 감도는 좋지만, 청감상으로는 소리가 화끈하게 울린다는 느낌보다는 철저하게 절제되고 연마된 저음압의 스피커를 듣는 기분이다. 아마도 설계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튜닝한 듯. 특히 어떤 대역에서도 거슬리거나 튀는 부분이 없는데, 이를 좋지 않게 표현하면 소극적, 또는 지나치게 얌전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용자에 따라 또는 매칭 기기나 소스에 따라서 깊이 매료될 소지는 분명히 있는 음이다.

- 최상균

디자인	3웨이 포트 구성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 / 3,800 Hz
주파수 반응	29 - 30,000Hz -3dB
감도	90dB @ 1W/1m
임피던스	7 ohms
크기 (H × W × D)	108 × 29.5 × 38 cm (42.5" × 11.5" × 15")
무게	66 kg (146 lbs.)

제조사	peak-consult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peak-consult.dk/
수입원	소노리스
수입원 홈페이지	http://www.sonoris.co.kr/
수입원 연락처	02-581-3094
가격	30,0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