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도 DM7000 미디어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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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년 전쯤 일이다. 우연히 인수하게 된 마틴로건 Sequel 을 거실에 놓고 이왕 이리 된 거 AV 나 해보자 하고는 , 아는 샵에서 구박 받고 있던 돌비 프롤로직 앰프를 넘겨 받아 AV 를 시작을 했다 . 덕분에, 그나마 리뷰어중에 AV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잡지사에서는 매월 정신 없이 쏟아지는 AV 기기를 보내오는 통에 고역을 치른 적이 있다. 힘들었지만 재미난 기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매일 틀어대는 영화에 정작 신이 난 것은 식구들이었다.

이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AV 를 하기로 했다 . AV 시장이 정점에 달했을 시절 , 그간의 축척 된 노하우로 DVD 플레이어와 AV 리시버를 고르고 막 쏟아져 나오는 720-1280 의 프로젝터를 달고 VCR 을 연결했다 . 어차피 공중파를 많이 보지 않기에 위성 방송 등은 설치 않았지만 컴퓨터와 게임을 좋아하기에 DVI 로 HTPC 를 연결하기로 하였다 . 나머지는 문제가 없는데 컴퓨터는 도통 몰랐다 .

판매되고 있는 HTPC 는 성에 차지 않는 흉악한 몰골로 터무니 없는 값을 요구 했다 . 그나마 사양이라도 좋으면 이해가 될 터 인데 , 퇴물이 된 CPU 에 최신 그래픽 카드만 단 것들 이었다 . 결국 후배 짜장면 한 그릇 먹이고 용산을 직접 뛰면서 부품을 사다 조립하였다 . 우선 케이스가 문제이다 . 오디오 기기처럼 생긴 케이스를 구하기 쉽지 않았고 , 가격도 소량만 나오다 보니 너무 비쌌다 . CPU 보다 비싼 케이스를 굳이 사겠다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

약 2 년간 AV 시스템을 운용해 보니 처음에 부지런히 사고 빌려 틀어대던 DVD 는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고 점점 HTPC 의 사용도가 높아졌다 . 인터넷에는 구하기도 힘든 영화들이 DVD 대여료도 안되는 금액에 산재되어 있고 , 5.1 체널과 120 인치로 즐기는 레이싱 게임의 묘미에 빠지면서 집에는 빌려 왔다고 하면서 레이싱 휠을 몰래 구입하기도 했다 .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의례 한판씩 하고 가는데 실감이 나서인지 표정과 몸부림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 있다 .

이사를 오면서 비록 AV 를 접고 마땅한 방이 없어 오디오 시스템이 거실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 작은 TV 로 영화를 보고 있으면 다시 프로젝터를 달까 하는 마음이 많이 생긴다 .

몬도 시스템을 보자 그간의 짧았던 AV 에 대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 갔다 . 처음 보면서 느낀 것은 개발자가 나와 같은 과정을 지나갔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우선 전체적인 디자인은 정말 내가 생각한 딱 그대로이다 . 당시 필자가 운영하던 스피커의 선정에 제일 우선 고려 한 것은 거실 인테리어와의 밸런스였다 . 다소 무리가 있어도 음질이 떨어져도 흉물스런 스피커를 들여 놓기는 싫었다 .

그 점이 필자가 굳이 값비싼 케이스를 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 5.1 체널스피커와 미디어센터의 디자인은 2006 년 Good Design 상을 수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 설치 역시 올 인원 시스템 같이 지극히 간단하여 하이파이클럽 회원이라면 몇 분만에 가능할 것이다 .

운영의 기반은 PC 이다 . 파워를 키면 윈도우가 구동이 되고 미디어센터로 들어가는데 DVD 자체도 PC 내에서 돌아 간다 . 다소 늦어 보이지만 프로젝터를 켜는 시간안에 구동이 된다 . 중요한 그래픽 카드는 역시 ATI 의 최고급형 , HTPC 로는 최적으로 필자 역시 당시 그래픽카드는 ATI 를 선택 했었다 .

하드는 160 기가의 주메모리와 1 테라바이트의 보조 메모리가 들어간다 . 아마 HTPC 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1 테라 바이트가 왜 필요한지 알 것이다 . 몇 달도 안되 하드 한 개가 꽉 채워지고 , 그나마 늘린 하드 한 개도 금방 동이 났다 .

구하기 힘든 디즈니의 흑백 애니메이션 , 미 발매된 하야오의 재패니메이션 , 발매도 안된 오래된 영화와 미삭제판들은 , 하드가 꽉차서 컴퓨터가 버벅거려도 도저히 지울 수가 없다 . 몬도시스템은 1 테라도 모자랄 것에 대비해 0.5 태라바이트를 확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 향후 HD 가 사용화 된다면 아마 1 테라도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미디어 센터의 작동은 리모컨으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어 PC 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DVD 의 초기 메뉴를 움직이는 느낌이다 . CD 나 mp3 같은 음악을 재생하건 동영상 파일 , TV, DVD 를 재생하건 다른 프로그램의 구동없이 미디어 센터에서 모두 해결해 준다 .

PC 환경을 이용하려면 제공되는 무선키보드와 볼 마우스를 쓰면 된다 . 역시 htpc 에 필수 아이템 , 필자 역시 HTPC 를 쓰면서 추후 비싼 값을 주고라도 구입한 아이템이다 . 몬도 시스템을 만지작거리면서 제작자가 그냥 탁상 공론이 아닌 실제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잘 알고 있구나 생각들 게 하는 점 중의 하나이다 . 게다가 펜티엄 3.4 듀얼 코어의 소리가 정말 조용하다 . 이점은 필자도 생각지 못해 사용 내내 웅웅대는 HTPC 에 적응해야만 했었다 .

프로젝터는 720 1280 을 지원하고 화질은 정말 깨끗한 DLP 프로젝터 , 초기작에 보이던 빠른 장면 시 화소의 파탄 ( 일명 깍두기 현상이라 불리었다 ) 은 보이지를 않았다 . 고성능 그래픽 아키택처와 ATI 의 기술이 광케이블을 타고 흐른다 . 꼭 광케이블이어야 한다 .

일반 DVI 케이블은 길이가 늘어나면 100% 암부에 노이즈가 낀다 . 그리고 120 인치의 매트 화이트의 전동스크린에 투영된다 . 스크린에서 케이블까지 몬도 시스템은 매니어도 간과하기 쉬운 모든 것을 세심하게 선별하여 기본적으로 제공해준다 .

완벽하다 . 필자가 쓰면서 좋았던 그리고 아쉬웠던 모든 점이 몬도시스템은 알고 있었다 . 하지만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은 있다 . 가장 아쉬운 점은 음질이다 . 5.1 의 앰프자체가 고성능 PC 에 안쳐있는 꼴이다 . 오디오 매니어 입장에서 본다면 양에 차지 않는다 . 하지만 필자 역시 AV 시스템에서는 앞서 말했다시피 외형이 음질보다 우선이었다 .

물론 천만여 원짜리 5.1 시스템에 기백만원짜리 AV 앰프는 정말 좋다 . 하지만 영화를 틀어놓으면 사운드 보다는 화면에 빠져들어 나중에는 그 소리가 어떠했는지 기억을 못해 , DTS 음반을 틀거나 CD 를 다시 틀어 리뷰한적이 많다 . 눈으로 보는 정보는 듣는 것의 9 배라고들 한다 . 어찌 보면 오디오 매니어의 가탈스러움일 뿐으로 , 멀쩡한 오디오를 놔두고 AV 로 들을 일은 없지 않는가 .

차라리 , 이왕이면 리어스피커 타입을 블루투스로 깔끔하게 해버리면 하는 게 오히려 아쉽다 . 그리고 PC 환경 자체의 문제이다 . 향후 비스타를 탑재하게 된다면 미디어 센터가 잡아먹는 엄청난 프로세스 메모리를 보면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 그리고 예상되는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한 바이러스 위험이나 보안 문제 같은 PC 적인 문제점이 보인다 . 필자 생각에 향후 몬도시스템은 구매 고객에 원격제어 서비스 등을 통해 쉽게 업그레이드 하고 PC 등을 점검해주는 AS 실행이 필수 적이라 생각된다 .

몬도시스템의 최대의 강점은 전문가 수준의 AV 시스템을 TV 보듯 할 수 있는 편이성이다 . 컴퓨터 점검은 알아서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문제이다 . 그래서 , 아직 부실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인프라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

필자가 다시 AV 를 한다면 몬도시스템 같이 만들 것이다 . 몇 년 사용하면서 그렇게 생각했었다 . 하지만 내가 조합한다고 해도 몬도시스템처럼 완벽하게 조화시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사용시 몇 가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소프트웨어적으로 혹은 약간의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 그리고 PC 기반이기에 업그레이드는 일반 AV 보다 훨씬 쉬워 보인다 . 필자가 내 생각대로 지금 다시 조합한다고 해도 이만큼 해낼 자신은 솔직히 없다 .

이사를 오면서 칠순이 넘은 부모님께 TV 보실때나 쓰시라고 프로젝터와 6.1 시스템을 정성스레 달아드리고는 아주 쉽게 사용법은 적어 드렸다 . 축구경기에 한번 볼라 했는데 도통 화면도 안 나오고 시끄럽고 해서 사용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귀찮으니 띠어가라 하신다 . 가끔 놀러 가서 해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은데 매번 알려 드려도 DVD 따로 AV 앰프 따로 프로젝터 따로 조절하는 게 너무 헷갈려 한다 . 전원버튼 하나로 모든 것이 켜지는 몬도시스템은 분명 그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다 . 특히 AV 시스템은 손도 못 데지만 , PC 로는 바둑도 두고 여행사나 골프장 예약도 척척 하는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특히 그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