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제작의 달인 외스테룸의 또다른 이름, 카르마
1992년, 네덜란드의 한 작은 공장에 찾아온 한 사람으로부터 무한대의 가격과 무제한의 부품을 허락하는 새로운 스피커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고 ‘그랜드 이니그마'라는 초대형 스피커를 만들며 세계 오디오계의 핫이슈로 부각되었다 . 네덜란드 출신의 스피커 디자이너 샤를르 판 외스테룸 . 당시 나이 불과 서른이었다 . 이 때의 성공과 자신감을 토대로 O.L.S. 라는 회사를 창립했고 십여 년 전 쯤부터 최고급 라인인 카르마(Kharma)를 생산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천부적인 재능과 부단한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이제 정상급 스피커 브랜드로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올렸 다. 2008 년 10 월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 도착한 그는 훤칠한 키에 채식주의자다운 곱고 투명한 피부, 건강한 눈빛과 서글서글한 성격을 겸비한 엔지니어로서, 얼리 어답터적인 성격 덕분에 오디오는 물론이려니와 카메라, 시계, 컴퓨터 등등에 취미 이상의 지식과 경험치를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인터뷰어 : 하이파이클럽 (HC)
인터뷰이 : 샤를르 판 외스테룸 (CO)
H C : 카르마 스피커, 국내에서는 이미 하이엔드 스피커계의 새로운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떤 회 사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C O: 우리 회사의 정식 명칭은 O.L.S.로서 Oosterum Loudspeaker Systems의 약자입니다. 물론 외스테룸 은 제 이름이죠. 이곳 저곳에서 노하우를 쌓은 다음 1988년 이 회사를 창립했죠. 한 20년 되었군요. 처음 엔 오디오파일의, 오디오파일을 위한, 오디오파일에 의한 회사를 만들고 싶었고, 이제야 어느 정도 그 모 토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는 오디오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만드는 토털 브랜드 개념이지 만, 12년전 저희 회사의 하이엔드 라인에 속하는 스피커인 카르마를 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여러 제품군들 가운데에서도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특화된 상품이 필요하다 고 생각했고, 당시 최첨단 부품들과 재료를 사용해서 내가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네트워크과 설계를 선 보였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카르마가 평론가들과 애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선전하게 되었고, 이제는 ‘카 르마'라는 네임밸류가 모회사인 O.L.S.보다 유명해졌답니다.
HC: 카르마라는 브랜드는 세라미끄 3.2 덕분에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판매량은 어느 정도나 되었는지요?
C O: 네에 맞습니다 . 처음에는 3.2가 많이 팔렸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종합해보니 후속 모델인 3. 2.2가 더 많이 팔렸던 것 같습니다. 3. 2.2가 대략 수 백 세트 이상 팔린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3.2는 거기에 조금 못 미치죠. 물론 아직 팔려나가지 않은 재고도 좀 쌓여있습니다. (웃음)
H C : 카르마는 하이엔드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모델이 있는 편입니다. 제각기 개성도 뚜렷 하고 관점도 확연히 드러나는 편이구요. 이 모든 것을 외스테룸씨 혼자 설계하고 진행하신건가요?
C O: 네 맞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스피커 관련해서는 제가 모두 설계합니다 .
H C : 세라믹 재질의 유니트를 사용한 것으로도 만족하지 않고 그랜드 익스퀴지트에서는 무려 3개의 다 이아몬드 트위터를 장착하기도 했죠 ? 이런 네트워크는 결코 아무나 시도할 수 없는 일일 텐데요 , 설계 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C O: 문제는 통합입니다. 유니트와 그 외 모든 스피커의 부품들을 통합하여 제 자신이 추구하는 조화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사람들은 카르마 스피커의 특징이 유니트에 있다고들 하는데, 사실 카르마 를 떠나 스피커 자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크로스오버입니다. 굳이 유니트 이야기를 하자면 티타늄, 세라믹, 다이아몬드, 피스톨 드라이버 모두 재질의 차이는 있지만 음을 만들어내는 원리는 같습 니다.
H C : 익스퀴지트와 세라미끄의 인클로져 재료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C O: 네 익스퀴지트는 HPL을 사용했고 세라미끄에서는 Wood HDF를 사용했습니다. HPL은 High Pressure Laminate의 약자로서 여러 겹의 나무 층을 겹친 뒤 고압으로 눌러 만든 것이죠. 그런 만큼 HPL 을 사용한 익스퀴지트 시리즈들이 무게가 매우 무겁습니다.
H C : 이전에 제작했던 세라미끄 3.2.2와 이번에 새로 선보인 익스퀴지트 미니 갈릴레오는 언뜻 보기에 모양새는 비슷한데 가격은 세 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C O: 일단 익스퀴지트 라인과 세라미끄 라인은 가격대에 차별화를 둔 만큼 가장 먼저 캐비닛 제작 비용에 서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갈릴레오에는 HPL을 사용했고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이니그마 케이블을 이용 한 와이어링 , 마감재 등에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죠.
H C : 국내에서도 종종 논란이 되곤 했는데, 카르마 케이블은 직접 개발하는지, 아니면 OEM 으로 생산하는 지 이 자리에서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 O: 아, 그것 역시 제가 직접 개발한 것임을 분명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케이블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로 서 해상도를 꼽을 수 있는데, 저는 모든 대역의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맞추는데 주력합니다. 특히 제가 제 작한 케이블들은 마이크로 디테일에서 다른 업체 제품들보다 월등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 합니다. 고역을 높게, 저역을 낮게 특성을 조정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전대역의 밸런스를 고르 게 맞추는 일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죠.
H C : 그렇다면 앰프도 직접 제작하나요?
C O: 제가 만들 수도 있지만 저는 스피커에 주력하느라 회로설계는 O.L.S.의 소속 엔지니어가 담당하고 있 습니다. 그러나 튜닝과 보이싱, 밸런싱, 리스닝은 제가 직접 관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슈퍼 바이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스피커 하나를 새로 개발하는데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립 니다. 많게는 1년정도도 걸리죠. 그렇기 때문에 스피커 외에 다른 제품까지 설계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고 말할 수 있겠죠.
H C : 이야기 방향을 조금 바꾸어서, 외스테룸씨가 오디오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C O: 열 네 살 때였죠. 고물상에서 가져온 스피커를 분해한 다음에 다시 조립을 해 보았는데, 처음 들었을 때랑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스피커 캐비넷을 바꾸고 혹은 유니트를 바꾸고 배선 을 바꾸어보니 소리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그 이후로 저는 스피커와 사랑에 빠졌고 지금까지도 그 감정은 변치 않고 있습니다.
H C : 스피커 제작도 예술의 한 분야라고 한다면 , 분명 외스트룸씨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신동인 셈이 군요 . 그렇다면 오디오 말고, 즐겨 듣는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C O: 제 음악취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잡식성입니다. 아, 제가 불교신자인만큼 육류는 먹지 않으니 편 식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웃음) 저는 모든 음악을 공평하게 다루고, 그리고 모든 음악 에 똑같은 애정을 기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음반을 모으고 듣곤 했지만, 딱히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 한다고 말씀드리긴 힘들군요. 조금 편하게 말하자면, 매일 매일 다르다고나 할까요.
H C : 보통의 경우 좋아하는 음악의 성향이 스피커 제작시 반영되곤 하지 않나요?
C O: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개인의 취향이 스피커에 반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H C : 그렇다고 외스테룸씨가 추구하는 사운드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을까요?
C O: 물론이죠. 제가 스피커를 제작하면서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바로 모든 대역에 걸쳐 해상력을 극한치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진으로부터 스피커는 전적으로 자유로워야 하고, 왜곡 또한 있어서는 안 됩니다.
H C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앞으로 또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C O: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