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ISS 미네르바 세미나&인터뷰
갑작스럽게 1, 2년 사이에 순식간에 많은 오디오파일을 매혹시키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단연 PC-FI 일 것이다. 사실 나는 하루의 잠을 청하는 시간을 제외한 가장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그 안에 담긴 음악과 음향을 들으며 나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조정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LP와 카세트가 막 저물기 시작할 무렵의 본격적인 CD세대인 아직도 컴퓨터에서 음악을 듣거나 즐기지는 않는 편이다.
믹싱, 마스터링 스튜디오인 사무실의 여러 가지 오디오시스템으로 '업무적'으로(하지만 음악이라 즐겁다) 음악을 듣는 시간에서 잠시 떠나와서, 집으로 발길을 향해 365일중에 300일 이상은 늘 스텐바이 상태로 있는 나의 앰프와 과거 LP의 향수가 느껴지는 탑로딩 방식의 CD플레이어에 좋아하는 음악들을 CD에 넣는다. 그리곤 잠시 CD가 인식이 되는 시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짧은 달콤한 여백의 기다림이 지난 후 내 스피커에서 노래하는 음악을 듣는 시간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 세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아이팟이나 MP3를 가져본 적도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지니고 있는 PC-FI 대신. 방안 내 사무실 한켠에 진공관 인티앰프와 소너스 파베르의 북쉘프를 머물게하고. 음악을 들을 때 만큼은 컴퓨터에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마도 나만의 직업병일 것 이다. 컴퓨터에서 파일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컴퓨터에서 단 한 번도 영화를 다운받아서 본 적이 없고 심지어 MP3로 음악을 즐겨보지 않은 나에게는, 직업적 차원을 떠나 감성적 차원에서부터 받아들이지 못했다.
컴퓨터에서 파일을 찾아 듣는 것은 마치 수 십 개의 케이블 TV의 채널을 멍하니 리모컨으로 옮겨가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간처럼 느껴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열심히 프로듀싱하고 녹음하며 마스터링해서 만든 음반이 저작권의 주인이 없이 정처 없이 온라인의 바다에서 떠돌아다니며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불법적으로 복사해서 듣는 상황이 된다면, 내가 사춘기 시절부터 몸을 담고 있는 음악제작분야는 더 이상 음악이든 음향이든 발전을 하지 않게 되리라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참신한 오디오 기기들을 소개하고 있는 소노리스 주최로 WEISS사의 매니저 켄트 푼(Kent Poon) 씨가 서울에 와서 세미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해야겠다라는 생각에 바로 신청까지 해둔 상태였는데, 공교롭게도 며칠 후 하이파이클럽에서 취재의뢰가 들어왔다.
짧은 인터뷰와 함께 그날에 있었던 세미나 내용과 참관한 느낌을 이야기해본다면, PC-FI에 대한 오디오파일들의 관심과 열정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었다. 질문자들의 수준도 전문 레코딩.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깜짝 놀랄 만한 부분들이 질문과 답으로 오고가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음악 청취역사상 가장 신체가 거리가 가까워진 PC-FI 에서는 기기가 유저들의 마치 신체의 일부분인 것처럼 가깝게 대하는 많은 오디오파일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상 컴퓨터는 우리의 새로운 신체활동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으며 신체의 일부분이 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PC-FI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디지털 오디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모른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에 따라서 완전히 찬반이 나뉘어있는 분야이고(아직도 디지털은 0과 1이기 때문에 데이터의 차이나 에러가 있을 뿐이지 청감으로는 그것을 소리차이로 구분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주 많이 있다), 전문적으로 소리를 다루는 음향엔지니어들도 늘 디지털 오디오 기기를 사용을 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막은 역시 “아무도 모른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동안 개인적으로 궁금해 하던 디지털 오디오(특히 전송분야)에 관한 궁금증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어느 부분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으나. 기대치가 큰 탓인지 아쉽게도 실제적으로 많은 부분들을 얻기는 어려웠다. 세미나가 끝난 후 원고를 정리하기 위해 WEISS 컨슈머의 한국 수입처인 소노리스의 홈페이지에 가서 켄트 푼씨가 작성한 미네르바 관련 리뷰를 보니, 오히려 이곳에 세미나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들이 정리가 잘 되어있다.
기본적인 제품에 대한 많은 내용들은 리뷰에 아주 자세히 나와 있으며 정말 내가 마음속에서 생각하던 최고의 기기 리뷰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WEISS 제품, 특히 미네르바 DAC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 리뷰를 꼭 한번 보기 바란다. 세미나가 시작하기 전 몇몇 가지 내용들을 켄트 푼씨에게 질문을 하였다.
먼저 WEISS 제품이 하이엔드 디지털 오디오 제조회사인 DCS, EMM LAP, LAVRY 등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사실상 프로시장에서는 하이엔드 3대 컨버터로 DCS, LAVRY(과거 dB Technology), Prism Sound를 뽑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EMM LAP의 위상이 대단히 높아지고 DCS는 이제는 프로용 컨버터의 신제품은 출시하지 않고 HIFI 에 치중하고 있으며 LAVRY도 최근 들어 하이파이에 대응하는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본래 WEISS의 경우는 디지털 컨버터보다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계신 바와 같이 마스터링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와 디지털 컴프레서로 인해서 유명해진 회사이다.
잠시 이 글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가 나오는 마스터링이라는 과정에 대해서 덧붙임을 한다면 음반제작과정은 연주를 녹음, 믹싱을 한 후 최종 프레싱 공장으로 마스터를 보내기 전에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을 한다.
이것은 믹싱이 완료된 스테레오 음원을 가지고 추가적으로 각 곡간의 간격이나 음량차이, 그리고 음압 레벨과 더불어 이퀄라이저, 컴프레서, 인핸서 등 여러 가지 기자재들을 통해서 음질적인 변화를 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최근 과거 오래된 음원들을 새롭게 노이즈를 제거하고 음질을 개선하는 리마스터링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오디오파일들에게 익숙해진 단어이기도 하다.
WEISS는 본래 이러한 마스터링에 사용되는 최고 높은 성능의 디지털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만들던 회사다(WEISS만큼 마스터링용 디지털 프로세서로 유명한 회사로 Z-SYSTEM 이라는 제품도 있으며 본인도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Z-SYSTEM의 디지털 패치베이나 샘플링레이트 컨버터를 사용을 하고 있다).
WEISS는 비교적 위에 열거한 본격적인 컨버터 전문 제조회사들에 비해서 조금은 늦게 디지털 컨버터 시장에 뛰어든 것인데 멀티채널 컨버터보다는 2채널(스테레오) 컨버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동사의 ADC-1이라는 컨버터가 여러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컨버터의 성능이 프로음향쪽에서도 많이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프로음향쪽에서는 컨버터보다는 마스터링 프로세서의 인지도가 좀더 높은 편이다.
늘 궁금하던 것. 이러한 고가의 컨버터들은 서로 과연 어떤 차이점을 들려 주며 주요한 회로설계의 차이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 것일까? 여기에 관해서 켄트 푼씨는 WEISS 제품(특히 DA)은 디지털 오디오에서 최종 결과물(좋은 소리)을 좌우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인 PLL(Phase-locked loop : 위상동기회로, 디지털 DA 컨버터에 있어서 음질과 퀄리티를 결정하는데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 회로의 동작이 아주 낮은 주파수인 3hz 혹은 5hz부터 시작이 된다고 한다(다른 디지털 컨버터들은 대부분 필터로 이 주파수를 커트하고 좀더 위쪽의 청감상 가까운 대역에서 PLL이 동작한다). 이로 인해서 WEISS 제품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원음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소리와 더불어 투명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디지털 인풋, 소스를 클리어하게 만들어주는 회로가 있다"라고 켄트 푼씨가 밝힌 바 있는데, 이 역시 PLL에 관련된 부분과 지터제거기술(JET)과 관련되어 있다. 디지털 오디오에서 늘 따라다니는 “지터”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도 지터의 표기방법에 관해 어느 주파수에서 생기는 것인지 대부분의 제조회사들에서 불명확하게 표현을 하고 있지만 WEISS는 이 부분을 정확한 측정값으로 명확하게 표기를 하고 있다.
WEISS의 미네르바 DAC의 경우는 기존 DAC들과는 다른 몇 가지 새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미네르바를 통해서 다른 디지털 기기들과의 연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곧 WEISS에서 출시될 컨슈머용 디지털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를 미네르바에 디지털 인, 아웃으로 접속을 해서(이를 바이스에서는 인서트모드라고 한다), 컴퓨터에서 파이어와이어로 전송되는 소스 혹은 미네르바로 CDT에서 디지털로 접속이 된 소스에 사용자가 이퀄라이징을 해서 음색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바이스의 디지털 이퀄라이저 뿐만 아니라 다른 디지털 입출력을 지닌 모든 기기들과의 사용이 가능하다.
이퀄라이저의 사용에 대한 분분한 의견과 더불어 오디오파일 세계에서는 편견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고가의 케이블을 사용을 해서 시스템을 튜닝할 바에는 오히려 바이스나 Z-SYSTEM 같은 높은 성능의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들려준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CDP에 달려있는 DA 컨버터나 여러 가지 전원케이블, 인터커넥터 및 스피커 케이블도 넓은 의미에서는 “패시브 이퀄라이저”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내 자신의 경우 마스터링 작업을 할 때 이퀄라이저 처리를 하지 않고 케이블의 특징으로 이퀄라이저 처리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특히 바이스나 Z-SYSTEM의 디지털 이퀄라이저들은 과거의 조악한 PA용 이퀄라이저에서의 음질열화(특히 위상변위)가 최소화 되어있어. 리스닝 룸이 지니고 있는 불필요한 음악적인 공진주파수를 커트해서 보정 하는 것 외에도 음색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조정해 나가는 것도 열정적인 오디오파일이라면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미네르바의 경우도 클럭을 미네르바가 마스터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연결되어있는 디지털 소스에서 마스터를 할 것인지 메뉴에서 선택이 가능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클럭 마스터가 된다면 좋은 음질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 대부분에 컴퓨터의 메인보드에 들어있는 클럭은 정밀도가 낮은 저렴한 제품이다.
• 이 경우 반드시 미네르바에서 컴퓨터로 클럭을 보내는 설정이 되어있어야 한다.
• 그리고 컴퓨터와 파이어와이어 전송이 아닌 다른 CDT등에서 출력되는 디지털 시그널에 포함이 되어있는 클럭도 선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DA컨버터와 소스기기를 함께 사용할 경우 기본적으로 DA컨버터의 클럭을 마스터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들려준다. 하지만 함께 연결이 되어있는 소스기기가 아주 고급제품이라면 소스기기의 디지털 출력에서 클럭을 받아서 사용해보는 것도 테스트를 해볼만한 일이다.
• 추가적으로 별도의 외장 클럭 제네레이터를 사용해서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하는 경우, 사실상 정밀한 클럭이란 기본적으로 안정된 전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필자의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는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의 경우 365일 전원을 켜놓고 사용을 하고 있다.
• 대부분의 바이스 제품들은 BNC를 사용한 워드 클럭 입, 출력 단자가 달려 있지 않은 대신, 소스기기와 연결하고 남은 디지털 입력을 워드 클럭 입력 단자로 사용을 할 수 있다.
• 에소테릭이나 아포지, DCS 같은 회사에서 출시된 외장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에는 대부분 BNC 워드클락 외에도 AES/EBU를 사용한 클럭 출력도 함께 탑재하고 있으므로, 외장 워드 클럭 제네레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라면 반드시 클럭은 외장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마지막으로 이러한 파이어와이어나 USB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는 기본적으로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는 사운드카드를 CMOS에서 반드시 바이패스 하고 사용을 하는 것이 좋다. 이로 인해서 드라이버의 불안정함 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또한 바이스에서도 드라이버의 사용은 컴퓨터의 호스트를 한 번 통과해서 전달이 되는 WDM 보다는 다이렉트로 연결이 되는 ASIO 드라이버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컴퓨터에서 고음질을 얻기 위한 방법은 사실상 음반을 녹음하고 믹싱, 마스터링 하는 환경에서는 오래 전부터 컴퓨터에서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컴퓨터에 내장된 파워사양을 높이거나, 아주 고성능의 높은 RPM의 하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들은 PC-FI와 더불어 오디오파일 레이블에서 최근부터는 원 마스터 포맷을 HD나 DVD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더 발전될 분야가 되리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