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헤밍웨이가 국내에 소개 된지도 벌써 5년여가 된 것으로 기억한다. 국내 발표 초창기에 잡지에 광고된 천만 원이 넘는 판매가를 보고 말 도안된다는 가격이라는 지탄(?)을 받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하이엔드케이블은 대부분 공방 수준의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었고 솔직히 기성 케이블에 익스펜더와 수축튜브만을 씌워서 소위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몇 십만 원대의 케이블을 제작하여 파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외국산 천만 원짜리는 인정해줘도 국산 케이블 천만 원짜리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는 이기주의도 있었다.

C : 아마 오디오파일로서 쭉 경험해온 부분에 대한 성찰이라고 할까요? 지금 오디오 업계는 크나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애호가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매출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오디오 업계 종사자들이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쓸 만한 제품이 별로 없습니다. 옛날에 만들어진 명기를 보면 전체의 그림이 보이는 제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숲이 아닌 나무만 보이는 실정입니다.

C : 지금 제가 갖고 있는 EV의 파트리션 4나 JBL의 패러곤을 들어보면 제 말이 잘 이해가 될 겁니다. 오디오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은 대편성의 재현입니다. 거대한 사이즈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면서 얻는 만족감은 그 어디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그러나 요즘 오디오에선 그런 스케일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아방가르드의 트리오, 윌슨 오디오의 알렉산드리아, 골드문트의 풀 에필로그와 같은 대형기와 부메스터, 비올라, 볼더 등 초대형 앰프를 골고루 갖추고 있지만, 아직도 제가 원하는 음을 듣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C :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케이블입니다. 제가 보기엔 왜곡덩어리입니다. 특정 부분을 롤 오프(Roll-Off) 시켜서 기묘한 소리를 만들어놓고,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처음에 소비자들은 이런 소리에 혹해서 구매하지만, 결국 싫증이 나서 내놓게 됩니다. 그러나 적절한 보상을 받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오디오에 흥미를 잃게 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열렬한 오디오파일로서 이런 현상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 컴포넌트 중 가장 근본이 되고, 발전의 여지가 많은 케이블을 직접 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약 1년간 연구 개발에 매진하면서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만족할 만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으면 상품화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제 자신부터가 까다로운 취향과 엄격한 잣대를 가진 오디오파일이니까요. 

C : 그럴 겁니다. 실제로 요즘 저를 만족시키는 유일한 케이블이 헤밍웨이입니다. 만일 들어본다면, 많은 분들이 제 의견에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세계 유수의 케이블을 사다가 비교 테스트를 해봐도 헤밍웨이의 퀄리티를 능가하는 제품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 억원어치의 케이블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오로지 헤밍웨이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못 미더우시면, 언제든지 아무 거나 가져오십시오. 그 어떤 케이블과 붙어서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C : 처음에는 은선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듬어도 소리가 물러지는 특성이 있더군요. 아마 순은만 1억원이 넘게 사다가 실험했을 겁니다. 약간 까실까실한 소리 만들려면 얼기설기 감아야 좀 비슷해지지만, 그래도 원하는 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베릴륨을 동원해봤죠. 상당히 빠르기는 한데, 이번에는 음악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무산소 동선의 경우, 소리가 싱싱해지는 매력이 있지만, 저역의 묘사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여러 특성을 감안해서 저희가 주문한 스펙으로 만들어진 동선을 씁니다. 그러나 잘 아시겠지만, 케이블에서 도체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냐가 더 중요하죠.

C : 절연체에 관련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단 도체(Conductor)에 일체 다른 물질이 닿게 하지 않도록 한다는 겁니다. 우리 케이블을 흔들면 더걱더걱 하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왜냐하면 도체에 공기 외에 일체 다른 물질과 접촉하지 않도록 제작했기 때문이죠. 아무리 절연성이 좋고, 뛰어난 재질로 만든 것도 도체와 닿는 순간 왜곡이 발생합니다. 그 왜곡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죠. 그래서 마치 도체 자체가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형상을 취하는 겁니다.

C : 그간 많은 케이블 회사들은 신호 전송에 수반되는 자장이나 역기 전류를 주로 제거하는 쪽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헤밍웨이는 이런 부분도 신호 전송의 일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억제하는 대신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에 발상의 전환을 했습니다. 따라서 자장이나 역기 전류를 에너지로 전환시켜 음성 신호의 순수성을 정확히 전달하는 쪽으로 설계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전송에 집중하다 보면 이런 에너지가 너무 강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음이 혼탁해지는 것이죠. 이를 위해 피복의 중간 중간에 구멍을 뚫어 일부 에너지를 없애고 다시 보충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 간격과 크기는 정확한 계산에 의해 구현되었으며, 도체를 감싸는 6겹의 피복 모두 그 위치가 다릅니다.

C : 헤밍웨이의 가장 강점은 그동안 케이블 구조의 특성 연구와 13년간 얻어낸 데이터의 노하우로 음색, 뉘앙스, 대역 밸런스 등을 자유자재로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 A 케이블의 소리가 좋다고 하면, 이틀이면 그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자장과 역기 전류, 절연체를 콘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현재 우리가 내놓는 제품들은 오랜 튜닝 기간을 거쳐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음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C : 네. 이것은 자기장을 차단하는 장치로, 알루미늄을 소재로 썼으며, 단자와 일정 간격을 띄워서 선재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렇게 차단 장치를 만든 이유는, 최종적으로 단자에는 순수 음성 신호만 보내기 위해서죠. 

C : 한편 단자의 구조를 보면, 통상의 원형이 아닌 삼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다 음향학적인 배려로 만들어졌으며, 그 결과 선재를 연결할 때 상당한 난이도를 요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정확하게 조립하고 있죠.

C : 우리가 듣는 악기의 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이올린을 예로 들면, 활이 직접 현에 닿아서 내는 음인 “몸체”(Body)와 통울림을 수반한 “배음”(Overtone)입니다. 그동안 케이블에서 이 두 부분을 분리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전송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C : 네. 몬스터, 오디오플러스 등에서 이런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몸체를 담당하는 선이 두껍게 제작되는 바람에 가느다란 살 떨림이나 프레이징의 미묘한 울림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개선해서 음악의 다채로운 표정을 풍부하게 잡아내는데 성공했죠.

C : 그럴 겁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아주 독자적인 이론을 실현했습니다. 몸체와 배음을 살펴보면, 배음이 몸체보다 한 템포 늦게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두 부분을 전송할 때, 이런 시간차가 표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출발 지점에서 약간의 딜레이를 둬서 배음이 늦게 출발하고, 도착 지점에선 몸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그 결과, 몸체는 단선을 따로 빼내서 전송하고, 배음은 연선을 꼬아서 전달하는 구조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5파장(Wavelength) 방식으로 몸체와 배음을 분리해내는 기술을 갖춤에 따라 보다 풍부한 음악성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 : 기본적으로 케이블이 신호를 전송할 땐 플러스, 마이너스 그리고 그라운드의 3개의 파트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여기에 몸체와 배음이라는 이론을 적용해서 더욱 세분화시켰습니다.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 그리고 그라운드선에 각각 몸체와 배음을 위한 선을 구분했고, 여기에 별도의 실드선을 넣었습니다. 그러니까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된 것이죠. 혹자는 왜 그라운드선에까지 음성 신호를 싣느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험해보면 플러스 및 마이너스선보다 그라운드선이 더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라운드선에 더 많은 물량 투입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죠. 플러스 및 마이너스선과 구조도 다르고, 선재도 다릅니다.

C : 네. 바로 소리의 선도 때문입니다. 우리가 음악에서 요구하는 아주 디테일한 묘사, 이를테면 가느다란 살 떨림, 프레이징의 세밀한 표현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케이블들은 몸체와 배음이 뒤섞여 이런 섬세한 묘사가 다소 혼탁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얼버무림을 피하고 마치 두세 겹 베일을 벗긴 듯한 음을 얻기 위함이죠.

C : 헤밍웨이의 케이블을 연결할 때 조심할 게 있습니다. 전류가 흐르는 방향에 맞춰 기기와 접속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출발점과 도착점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반대로 끼면 어이없는 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 부분은 37가닥의 연선을 꼬지만, 2/3가 지난 시점에서 다 풀고 다른 방향으로 꼽니다. 물론 그 지점은 케이블마다 다르죠. 여기에 몸체의 전송을 담당하는 단선이 하나 추가 되므로, 케이블 하나에 총 38가닥의 선이 동원됩니다.

C : 그렇죠. 하지만 끊어질 일은 없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또 이런 구조상의 특징으로 인해, 단자의 선별 역시 중요한 항목에 속합니다. 밸런스 케이블을 예로 들면 뉴트릭제를 사용했지만, 전체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원하는 음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수많은 단자를 가져다 실험한 후, 자체 제작만이 해결책이라 판단이 되어 결국 직접 제작했죠. 반은 뉴트릭제, 반은 우리 것으로 한 겁니다. 이런 식으로 저희가 만드는 단자가 꽤 됩니다.

C : 헤밍웨이의 케이블은 신호 전송시 두 단계로 나뉩니다. 반쪽은 신호를 보낼 때의 상황으로, 이 경우 자기장을 보내 강력하게 뭉치도록 합니다. 그 후 나머지 반은 이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뭉치고 풀리는 과정을 꼭 거치도록 한 것이죠. 그래야 소리에 밀도도 있으면서도 여유가 있게 됩니다. 

C : 기본적으로 자장을 컨트롤하기 위한 복잡한 연산이 따라오기 때문에, 헤밍웨이의 케이블은 길이를 마음대로 조절하기 힘든 약점이 있습니다. 기본으로는 1.5M짜리지만, 이를 2M 혹은 3M로 늘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13M짜리를 의뢰해서 제작한 바, 그 과정이 지난했지만, 만들어놓고 보니 그 퀄리티는 1.5M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기술력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C : 헤밍웨이가 추구하는 음향은 일체의 가감이 없이 신호의 전송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런 억지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 마치 공기를 타고 음이 전달되듯, 자연스럽게 전송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케이블에 필연적으로 따라붙기 마련인 자기장이나 역기 전류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C : 맞습니다. 저희의 모든 기술은 이를 바탕으로 기획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겁니다. 

C : 제가 케이블을 만든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오디오를 통해 보다 깊은 정서적 만족감을 얻기 위함입니다. 저희 회사의 기술력과 퀄리티를 자랑하기 위함은 절대 아닙니다. 이를 통해 오디오에 관심을 잃었던 많은 분들이 다시 눈을 돌리게 하고 싶습니다. 

아까 서술했듯, 현재의 위기 상황의 상당 부분은 바로 우리, 오디오 제작자들에 있다는 것을 깊이 절감하니까요. 헤밍웨이를 통해 깊은 음악적 감동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헤밍웨이가 절대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 제품보다 더 나은 케이블이 있으면 저부터 사서 쓸 겁니다. 바로 그런 각오로 만들었기에 퀄리티에 대해선 자신합니다.

8월에는 홍콩 오디오쇼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케이블을 만들었으니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지요.요. 외국에서의 반응도 매우 뜨겁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섭니다. 내년도 CES도 고려하고 있고, 미국쪽 딜러도 섭외 중입니다.

C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