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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턴”(Bryston)이란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된 게 언제쯤일까? 아마도 20여 년전 어느 녹음 스튜디오에 설치된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거대한 모니터용 스피커를 아무렇지도 않게 구동하는 이 앰프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했고, 엄청난 내구성을 자랑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사실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잔뜩 갖고 있는 프로쪽 사람들에게 오로지 퀄리티 하나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입장에서 브라이스턴이 닦아놓은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이번에 서울 오디오 쇼의 참가차 내한한 브라이언 W 러셀(Brian W Russell)씨를 만나게 된 것은, 이 회사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만남이 되었다. 참고로 러셀씨의 이니셜인 BR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인터뷰어: 이종학(Johnny Lee)

인터뷰이: 브라이언 W 러셀(Brian W Russell)

BR : 아닙니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5~6회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수입원이 GLV로 바뀌면서 두 번째로 오게 되는군요.

BR : 올해로 저희 회사가 창립된지 42년이 됩니다.

BR : 저희 회사는 저를 비롯한 3형제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어 왔습니다. 큰 형인 크리스는 주로 앰프 설계를 담당했고, 바로 위에 존은 북미쪽 마케팅을 담당했습니다. 저는 전반적인 경영을 다루는 CEO의 입장이었고요. 그러다 존이 9년 전에 은퇴해서, 지금은 크리스와 둘이 남았죠. 여기에 전세계 마케팅을 담당하는 제임스 테너가 있고요,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는 짐 스펜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총 4명이 운영하는 셈이죠.

BR : 저는 음악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하죠. 그래서 전세계에 퍼져 있는 다양한 음악을 듣습니다. 음반 컬렉션도 많이 하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서비스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런 즐거움 때문에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답니다.

BR : 저는 1951년 토론토에서 출생했습니다. 지금 브라이스턴 본사가 있는 곳이 토론토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나오면 피터버그라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평생 토론토 지역을 벗어나지 않은 셈이죠. 여기서 나고, 자라고 또 살고 있습니다.

 

-그럼 브라이스톤은 처음부터 오디오 제품을 만들었나요?

BR : 그렇지 않습니다. 1962년에 처음 설립될 때엔 의료용 장비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희 부친께서 더 이상 취직할 수 없었던 관계로 브라이스턴을 사버렸죠. (웃음) 그런데 저보다 18살 연상인 큰 형 크리스가 앰프를 만들면서 조금씩 회사 분위기가 변해버렸습니다. 의료와 오디오 두 부문을 동시에 핸들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고민해본 결과, 의료용 장비보다 더 시장이 넓은 오디오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라고 결의했습니다.

 

▲ 초기에 만들었던 의료용장비(상단)와 브라이스톤이 1973년에 출시한 최초의 앰프인 PRO-3(하단) 파워앰프

BR : 그렇습니다. 최초의 제품이 1973년에 나왔는데, 여러 모로 선진적인 발상을 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운드 퀄리티를 중요시했습니다. 그래서 두 개의 파워 서플라이를 달아서 음질을 올렸습니다. 또 클리핑을 방지하는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오디오 장비의 수준이 높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과부하가 걸리면, 종종 스피커를 잡아먹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파워 앰프에 클리핑 조짐이 보이면 불빛이 깜빡이면서 앰프의 작동을 중시시키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이게 큰 호응을 얻었답니다. 또 제품의 내구성이 좋아서 스튜디오쪽 관계자들의 주목을 자연스럽게 받았죠.

BR : 아마도 5~7% 정도 차지하리라 봅니다.

BR : 컨슈머 시장과 비교하면 이쪽은 상당히 작습니다. 그러니 이런 수치만 해도 대단한 것이죠.

BR : 크리스를 포함한 총 8명의 엔지니어가 현재 저희 회사에 있습니다. 저희는 아날로그 앰프 외에도 디지털 관련 제품도 취급하니까요.

 

▲ 2014 서울국제오디오쇼의 브라이스톤 시스템

 

BR : 우선 이쪽 분야에 채용되려면, 음색 자체가 중립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녹음 관련 엔지니어들이 자기가 원하는 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제품 자체의 내구성이 뛰어나야 합니다. 한참 녹음 중에 앰프가 나간다고 가정해봅시다. 도저히 말이 안되죠. 하지만 지금도 이쪽 마켓을 보면, 형편없는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부분을 관리(care)합니다. 부품부터 디자인, 설계, 프로덕션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일체의 오차 없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그래서 저희 제품은 기본적으로 무상 수리 기간이 20년입니다. 또 업그레이드 서비스도 뛰어나서 초기 제품도 갖고 오면 가능한 한 최신 사양으로 올려줍니다.

BR : 예를 들어 4B라는 모델을 봅시다. 처음 이게 나온 후에, 4BC, 4BNRB, 4BST, 4BSST, 4BSST2 등으로 개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무수한 수정과 개선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모델 내에서도 마이너 체인지가 좀 있습니다. 그러나 큰 변화가 있게 되면 모델 명을 바꾸는 식이죠. 이렇게 끊임없이 관리하지 않으면, 이쪽 업계에서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BR : 혹시 저희 회사의 공장을 방문하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창고에 모든 부품과 섀시 등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혹, 어떤 부품이 빠지게 되면 새로 주문해서 채워놓습니다. 그러므로 처음 내놓은 제품을 가져와도 큰 지장없이 AS를 할 수 있는 거죠.

 

 

▲브라이스톤 Model T 스피커

BR : 스피커 제조에 관한 아이디어는 제임스 테너가 처음 냈습니다. 괜찮다 싶어서 4년 정도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 회사가 앰프와 스피커, 소스 등을 모두 만든다고 하면 무슨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제품을 연상하기 쉬운데, 저희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로지 사운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만듭니다. 모델 T라 명명된 이 스피커를 저희 일렉트로닉스와 연결해서 들어보면 충분히 납득하리라 생각합니다.

BR : "BUC-1"이라는 USB 컨버터가 있습니다. 작은 몸체 안에 PC에 담긴 음원을 USB로 받아서 24bit/192KHz로 업샘플링한다는 발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희 엔지니어 팀에는 디지털뿐 아니라 서라운드 프로세서와 같은 제품을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번 저희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상당히 다양한 제품군을 만날 수 있죠.

 

-그럼 브라이스톤의 음향 철학이랄까, 추구하는 기술이 있다면 뭐가 될까요?

BR : 디스토션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죠.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끊임없이 새 기술을 시험합니다. 그래서 괜찮다 싶으면 조금씩 제품에 반영합니다. 그러다 획기적이라 할 만큼 차이가 크면, 아예 모델 명을 바꾸는 식으로 변화를 줍니다.

BR : 또 하나 들자면, 외관에 집착해서 겉만 번드르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럴 경우, 가격만 올라갈 뿐이죠. 우리는 오디오 시그널을 완벽하게 전송하는 쪽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 제품의 디자인에 이질감을 느끼는 분들도 자신이 소유한 스피커에 연결해서 직접 음을 듣게 되면 충분히 만족하리라 자신합니다.

BR : 뮤지션만 봐도 스티비 원더부터 키드 락, 가스 브룩스, 어스 윈드 & 파이어, 피터 프램턴, 로버트 프립 등 다양합니다. 윌 스미스와 짐 캐리도 저희 회사 고객이고요. 그 외에 수많은 스튜디오 이름을 대기 시작하면 한이 없죠. (웃음)

BR : 총 50명 정도가 일합니다. 그 중 반 정도가 생산 라인에 있고, 나머지 반이 마케팅이며 엔지니어링쪽에 있습니다. 주요 제품을 만드는 곳은 공장 부지가 약 25,000 평방 스퀘어 정도 되고요, 온타리오에 있는 드와이트에 별도로 스피커만 만드는 공장이 있습니다. 혹, 스피커를 누구에게 OEM 줘서 만드는 게 아니냐 싶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저희가 직접 설계하고 또 생산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본사에 모두 가져와서, 여기서 전세계 약 70여 개국에 선적합니다.

BR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