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의 계절이 왔다.
일본의 국화라는 점을 굳이 떠올리지만 않는다면, 봄밤의 낭만적 분위기를 이토록 잘 연출하는 매력적인 꽃은 없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라면 자연스럽게 몇소절의 멜로디를 떠올리게 되는데, 밀레니엄 첫봄인 이 즈음에는 왜 자꾸 쇼팽을 떠올리게 되는지 모르겠다. 벚꽃놀이 하는데마다 달려가서 배경음악으로 깔아주고 싶을 정도라면 혹시 병이 아닐까 염려가 된다.
쇼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곡가 중의 하나이다.
정서적 교감이 일차적인 요인이겠지만,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 또한 기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TV의 방송종영 시그널이나 피아노 선전에 단골로 등장하는 익숙한 곡에 이르기까지 5분만에 전곡연주가 해결되는 대중가요에 가까운 곡들이다. 또한 드라마의 메인테마로도 심심치않게 등장해서 다시 한번 그의 건재함(?)을 확인시켜 준 바 있다.
'야상곡'이라는 분야는, 대중음악으로 치면 죠지 윈스턴이나 케니지 등에 의해 주도되었던 '뉴에이지'운동에 해당한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형식이나 조형미 등의 군더더기보다는 단지 서정미와 선율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좁은 의미의 낭만파음악에 가장 충실해 있다. 쇼팽보다 한세대 앞서 활동했던 선배작곡가 죤 필드에 의해 창시되었지만, 쇼팽의 작품을 통해 비로소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역으로 무명의 죤 필드라는 인물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쇼팽의 '야상곡'은 그의 전 작품들을 통해서 가장 쉽고 대중적인 요소들로 넘친다. 10대 후반에 첫 '야상곡'을 쓴 이래 약 20년에 걸쳐 틈틈이 작곡된 21곡의 아름다운 소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생애에 걸친 그의 감성미의 완성과정을 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의 '전주곡'이나 '연습곡'들이 기교나 완성도면에서 그를 대표한다 할 수 있지만, 피아노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야상곡'정도가 쇼팽을 즐기기에 적당하다고 본다.
이곡의 해석에 있어서 아직까지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주가 루빈시타인의 65년 녹음이다(RCA). 같은 폴란드출신으로서 쇼팽 이후 가장 쇼팽을 잘 연주한다는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 전설적인 연주이다. 이미 정답을 얻은 듯한 노(老)대가의 유유자적이 전해지지만, 녹음이 오래돼서 깔끔한 음색미에선 약간의 손실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녹음되었지만 프랑스와의 연주(Angel)는 루빈시타인과는 반대되는 스타일로서 젊은 감성를 앞세운 폭넓은 감정변화에 있어서 좀더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곡을 듣기에는 알랑들롱처럼 생긴 프랑스와의 연주가 오히려 좋을 듯하다.
이제는 지휘자로 더 유명한 바렌보임(D. Grammophon)의 연주는 다소 담담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루빈시타인과 유사한 해석을 하고 있으면서 녹음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발매되었는지 확인을 해보지 않았지만, 최근에 쇼팽해석에 있어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지휘자 플레티네프가 이곡을 녹음한다면 아주 기대가 된다.
'야상곡' 전곡까지 필요없고, '야상곡'중에서 인기가 높은 곡들만을 발췌해서 다른 쇼팽의 대표곡들과 함께 모아놓은 소위 '베스트 앨범'을 원한다면, 아쉬케나지(Decca)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인간이란 어두운 밤이 되면 더욱 생각이 많아지기 마련인가 보다.
내일 아침 반찬걱정이나 옆에서 보채는 아기 등살에 그런 시간조차 잊혀진 지 오래인지도 모르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 선생님, 봄밤의 추억들, 꿈많던 젊은날에 대한 아로새겨진 기억들을 이 음악속에서 다시금 되새겨보는 일은 잊혀져가는 '나'를 찾아보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이곡의 해석에 있어서 아직까지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주가 루빈시타인의 65년 녹음이다(RCA). 같은 폴란드출신으로서 쇼팽 이후 가장 쇼팽을 잘 연주한다는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 전설적인 연주이다. 이미 정답을 얻은 듯한 노(老)대가의 유유자적이 전해지지만, 녹음이 오래돼서 깔끔한 음색미에선 약간의 손실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녹음되었지만 프랑스와의 연주(Angel)는 루빈시타인과는 반대되는 스타일로서 젊은 감성를 앞세운 폭넓은 감정변화에 있어서 좀더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곡을 듣기에는 알랑들롱처럼 생긴 프랑스와의 연주가 오히려 좋을 듯하다.
이제는 지휘자로 더 유명한 바렌보임(D. Grammophon)의 연주는 다소 담담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루빈시타인과 유사한 해석을 하고 있으면서 녹음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발매되었는지 확인을 해보지 않았지만, 최근에 쇼팽해석에 있어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지휘자 플레티네프가 이곡을 녹음한다면 아주 기대가 된다.
'야상곡' 전곡까지 필요없고, '야상곡'중에서 인기가 높은 곡들만을 발췌해서 다른 쇼팽의 대표곡들과 함께 모아놓은 소위 '베스트 앨범'을 원한다면, 아쉬케나지(Decca)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인간이란 어두운 밤이 되면 더욱 생각이 많아지기 마련인가 보다.
내일 아침 반찬걱정이나 옆에서 보채는 아기 등살에 그런 시간조차 잊혀진 지 오래인지도 모르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 선생님, 봄밤의 추억들, 꿈많던 젊은날에 대한 아로새겨진 기억들을 이 음악속에서 다시금 되새겨보는 일은 잊혀져가는 '나'를 찾아보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