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앨범]피레스의 슈만 피아노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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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여류피아니스트들에 있어서 모차르티언, 즉 전문 모차르트연주자들은 뚜렷한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데 하스킬이나 회블러같은 마에스트로의 뒤를 이을만한 인물로 우치다와 피레스를 꼽아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 둘은 협주곡과 소나타연주 모두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친근한 외모의 피레스가 레파토리와 협연자들에 있어서 보다 폭이 넓다고 할 수 있다.

슈만의 후기낭만파에 끼친 영향에 비해서 그리 친숙한 곡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유독 피아노협주곡만은 인기가 높으며, 명피아니스트들의 단골 녹음레파토리이다. 그의 피아노협주곡을 듣다보면 그가 브라암스음악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멜로디라인까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아바도와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 연주는 일전의 폴리니와의 협연과 대조적이다. 피레스의 슈만은 모차르트연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녀만의 유려함, 광채나는 연주, 따뜻함이 있는 연주이며 아바도가 만들어내는 실내악단의 유려함은 폴리니와 협연한 베를린필과의 연주에 비해서 감칠맛이 있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녀의 연주에는 향기가 있다. 잠이 안오는 봄밤에 어울리는 나긋나긋함이 연주 곳곳에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