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스페인 고음악레이블 - Glossa
'글로싸'는 1992년에 설립된 레이블로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름중에는 프란스 브뤼헨같은 낯익은 이름도 눈의 띄인다. 고음악 레이블의 공통점일 지 모르지만, 설립자와 아티스트들은 단순히 연주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접근을 하고 있으며 레이블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모든 음반들이 소니의 DADC를 사용해서 제작되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스페인의 레이블답게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는 앨범은 두장의 기타음반이다. 흔히 기타의 전신은 류트정도로만 파악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양하다. 류트는 물론이고 테오르보, 비우엘라 등이 있으며, 현재의 기타에 있어서도 바로크기타, 오리지날기타 등으로 구분된다.두장의 앨범중에서 스페인의 기타음악 제 1집은 '비우엘라'연주이다. 약간의 공명과 함께 모노녹음이 아닌가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점 등으로 보아 아마 공명통입구에 마이크를 두고 녹음을 하지않았나 싶은데, 3개국어로 되어있는 두툼한 해설지 어디에도 그런 얘기는 없어서 그냥 미루어 짐작을 해보는데 그쳤다. 가장 궁금했던 기타의 전신이라는 비우엘라와 같은 악기들은 기타에 문외한인 필자에게는 류트소리에 가까운 정도로 들렸는데, 매우 단정하고 정감있고 고풍스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곡중에는 스페인기타의 시조격인 '페르난도 소르'의 '마술피리주제에 의한 변주곡'같은 곡이 원전악기로 연주되고 있다. 프랑스 레페르트와르紙에서 만점을 준 앨범이다.
제 2집은 오리지날기타로 연주되는 낭만파음악으로 구성되어있다. 오리지날기타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기타소리보다는 다소 갸냘프게 들린다. '페르난도 소르'가 계속해서 등장하며 현대기타의 교과서격인 '타레가'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메르츠'가 편곡한 파퓰러넘버,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는 앨범중에서 가장 친숙한 넘버이다.유사한 컨셉의 앨범들은 많이 시도되었지만, 기타의 역사를 훑어오듯이 연작형식으로 구성된 앨범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모처럼 늦잠잘 수 있는 공휴일아침에 누운채로 듣기에 아주 좋은 앨범이 아닌가 싶다. 휴일이라고 뛰쳐나가봤자 앞을 가로막는 차들과 씨름하다가 돌아올 바엔 이쪽이 훨씬 여유롭고 고풍스러운 휴가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