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은 누구나 한번쯤 캐슬린 페리어의 목소리때문에 열병을 앓으셨을 겁니다. 저역시 그랬습니다.
그 음반을 처음 접한 건 13년전쯤 라이센스 LP로였지만,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음반점을 찾았다가 다른 신보들과 함께 랙 전면에 꽂혀있는 이 CD를 발견했습니다. 새로 발매된 것인지, 최근 다시 수입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고 그럴리도 별로 없는 것이지만, 페리어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에 얼른 구입했습니다.
이 음반은 194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이 공연실황을 BBC가 방송한 것을 음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페리어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성악가로 만든 불세출의 낭만주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피아노 반주를 맡았습니다.
페리어와 발터의 가곡 연주 실황.
이 음반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로서는 이러쿵 저러쿵 음악의 퀄리티에 대하여 말할 필요가 없도록 만듭니다.
이 음반에는 슈베르트의 가곡 6곡,
브람스의 가곡 4곡,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가 실려있고, 특히 페스티벌 무대에서 "에딘버러 페스티발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얘기한 육성이 담겨 있습니다.
페리어의 약력을 좀 말씀드리자면, 이 불세출의 알토는 1912년 4월 생이고, 53년 8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음악선생님의 딸이었지만, 그녀는 14살에 학교를 떠났고 전화교환원이 됐습니다. 17세부터는 전문연주자가 되기 위해 피아노도 배웠답니다. 몇년뒤에는 결혼도 했지요. 개인적으로는 불행이었겠지만 전세계 음악팬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결혼생활은 평탄치 못했고, 그것이 페리어가 음악에 전념하게 되는 한 요인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페리어는 42년, 그러니까 나이 서른살때부터 콘서트 성악가의 길로 나섰습니다.)
음악의 대가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런 초년의 삶 덕택에, 페리어의 목소리는 우선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알토("콘트랄토"와 알토는 그냥 같은 말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죠.)의 음역을 부르는 많은 여가수들이, 메조소프라노에 해당하는 목소리면서 저음에서는 다소 목소리를 까는 듯한 맛을 지니고 있다면, 페리어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영혼의 가장 깊은 곳부터 그윽하게 울려나오는 그런 저음을 들려주지요.
페리어의 고음에서, 저는 비탄과 고뇌, 피안에의 갈망과 환희 등 인간의 모든 감정이 융화돼 발산되는 듯한 빛을 느낍니다.
이런 특성의 기저가 되는 '자연스러움'을, 어떤 평론가들은 페리어가 어릴때부터 콘서바토리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었던 미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발터와 페리어의 인연은 2차대전 직후에 맺어졌다고 전해집니다.
46년에 주목받는 가수의 위치에 올라있던 페리어는 벤자민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강간" 초연에서, 루크레티아 역을 불러 호평을 받았답니다. 이 다음해에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출범을 하게 되고, 브루노 발터가 여기에 비엔나 필을 지휘하도록 초청되지요.
그 자신 말러의 제자였던 발터는 페리어의 음색이 말러의 음악성과 완벽한 조합이라고 판단하고, 저 유명한 '대지의 노래'를 페리어와 협연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유럽과 미국 전역을 돌며 말러의 작품을 청중들에게 들려줬고, 당시 많은 영미 음악애호가들에게 그것이 처음으로 말러 실연을 접하는 계기였다고 합니다.
말러는 자신의 중요레퍼토리인 말러를 완벽하게 부르는 페리어의 음악과 인품을 대단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페리어의 리사이틀에 피아노 반주자로 나서기를 자청했다는데, 기회가 닿으면 다른 음반들도 구해서 듣고 싶습니다.
이 음반에는 서로 마음이 맞는 대가들이 연주할때 서로간에 느끼는 신뢰와 희열 같은 것이 듣는이에게도 잘 전해집니다. 아주 생생한 음악이지요.
모노레코딩입니다만, 내용이 이 정도인 음반에서 녹음을 운위한다는 것은 별 의미없는 일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별다섯개 만점에 네개 반을 주고싶은 음반입니다.
이현식.
그런 가운데, 음반점을 찾았다가 다른 신보들과 함께 랙 전면에 꽂혀있는 이 CD를 발견했습니다. 새로 발매된 것인지, 최근 다시 수입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고 그럴리도 별로 없는 것이지만, 페리어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에 얼른 구입했습니다.
이 음반은 194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이 공연실황을 BBC가 방송한 것을 음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페리어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성악가로 만든 불세출의 낭만주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피아노 반주를 맡았습니다.
페리어와 발터의 가곡 연주 실황.
이 음반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로서는 이러쿵 저러쿵 음악의 퀄리티에 대하여 말할 필요가 없도록 만듭니다.
이 음반에는 슈베르트의 가곡 6곡,
브람스의 가곡 4곡,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가 실려있고, 특히 페스티벌 무대에서 "에딘버러 페스티발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얘기한 육성이 담겨 있습니다.
페리어의 약력을 좀 말씀드리자면, 이 불세출의 알토는 1912년 4월 생이고, 53년 8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음악선생님의 딸이었지만, 그녀는 14살에 학교를 떠났고 전화교환원이 됐습니다. 17세부터는 전문연주자가 되기 위해 피아노도 배웠답니다. 몇년뒤에는 결혼도 했지요. 개인적으로는 불행이었겠지만 전세계 음악팬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결혼생활은 평탄치 못했고, 그것이 페리어가 음악에 전념하게 되는 한 요인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페리어는 42년, 그러니까 나이 서른살때부터 콘서트 성악가의 길로 나섰습니다.)
음악의 대가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런 초년의 삶 덕택에, 페리어의 목소리는 우선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알토("콘트랄토"와 알토는 그냥 같은 말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죠.)의 음역을 부르는 많은 여가수들이, 메조소프라노에 해당하는 목소리면서 저음에서는 다소 목소리를 까는 듯한 맛을 지니고 있다면, 페리어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영혼의 가장 깊은 곳부터 그윽하게 울려나오는 그런 저음을 들려주지요.
페리어의 고음에서, 저는 비탄과 고뇌, 피안에의 갈망과 환희 등 인간의 모든 감정이 융화돼 발산되는 듯한 빛을 느낍니다.
이런 특성의 기저가 되는 '자연스러움'을, 어떤 평론가들은 페리어가 어릴때부터 콘서바토리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었던 미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발터와 페리어의 인연은 2차대전 직후에 맺어졌다고 전해집니다.
46년에 주목받는 가수의 위치에 올라있던 페리어는 벤자민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강간" 초연에서, 루크레티아 역을 불러 호평을 받았답니다. 이 다음해에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출범을 하게 되고, 브루노 발터가 여기에 비엔나 필을 지휘하도록 초청되지요.
그 자신 말러의 제자였던 발터는 페리어의 음색이 말러의 음악성과 완벽한 조합이라고 판단하고, 저 유명한 '대지의 노래'를 페리어와 협연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유럽과 미국 전역을 돌며 말러의 작품을 청중들에게 들려줬고, 당시 많은 영미 음악애호가들에게 그것이 처음으로 말러 실연을 접하는 계기였다고 합니다.
말러는 자신의 중요레퍼토리인 말러를 완벽하게 부르는 페리어의 음악과 인품을 대단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페리어의 리사이틀에 피아노 반주자로 나서기를 자청했다는데, 기회가 닿으면 다른 음반들도 구해서 듣고 싶습니다.
이 음반에는 서로 마음이 맞는 대가들이 연주할때 서로간에 느끼는 신뢰와 희열 같은 것이 듣는이에게도 잘 전해집니다. 아주 생생한 음악이지요.
모노레코딩입니다만, 내용이 이 정도인 음반에서 녹음을 운위한다는 것은 별 의미없는 일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별다섯개 만점에 네개 반을 주고싶은 음반입니다.
이현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