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베넷의 노래를 들으면 전 장사익이 생각납니다. 토니 베넷의 목소리는 다소 허스키하면서 아주 다이내믹합니다. 그러면서, 연륜이 쌓이지 않은 가수는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잔잔한 정서, 삶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묻어나옵니다.
토니 베넷을 보면 전 조영남도 생각이 납니다. 뛰어난 가창력. 그러나 딱이 자기노래라고 할만한 히트곡이 인기만큼 많지는 않으면서도 생명력이 길죠. 무대위에 서면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도 잘 그립니다. 토니 베넷의 음반에는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아저씨 얼굴로, 명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 (그도 그림에 관심이 많았죠.) 생각이 나게 합니다.
토니 베넷은 또 , 가수이면서 동시에 아주 유능한 스토리텔러입니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음율에 실어서 가사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듣는이와의 교감 능력이 참 뛰어납니다.
Hot and Cool 토니 베넷의 최근작 은 듀크 엘링턴에 대한 헌정 음반입니다. 베넷은 1958년부터 듀크 엘링턴의 악단과 함께 작업했으며듀크 엘링턴과 인간적으로도 아주 친했습니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잘 알면 그의 음악을 해석하는데도 도움이 되게 마련이겠죠.
이 앨범은 드럼 피아노 베이스 기타의 쿼텟과 함께, 빅 밴드도 반주를 맡고 있습니다. 쿼텟은 토니 베넷과 오랫동안 손을 맞춰온 랄프 샤론 트리오에 기타가 추가되었습니다.
간간이 터져나오는 금관이 인상적인데, 지난 시대의 빅밴드 연주보다는 많이 담백하게 정리가 돼 있어서, 요즘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별 부담없이 들으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윈튼 마살리스는 "첼시 브릿지 (5번트랙)" "She's got it bad (3번)" "Moon Indigo" (2번)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완성도나 듣는 즐거움 등을 볼때, 저는 이 에 대해 별 5개 만점에 3개 반을 주고 싶습니다.
최근작이어서 이 음반으로 글을 시작했는데, 사실 제가 토니 베넷을 권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음반은 이것보다는 Perfectly Frank 입니다.
Perfectly Frank 토니 베넷은 듀크 엘링턴을 존경했고 사랑했으며, 듀크 엘링턴 역시 베넷을 재즈인으로서, 또 후배로서 아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둘의 관계는 프랭크 시나트라와의 관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같은 이태리계로서, 프랭크 시나트라는 토니 베넷의 우상이었고, 가창 스타일도 비슷합니다. 베넷의 소리가 좀 더 강성이지만 근본적인 느낌이 비슷합니다. 두 사람 모두 고도의 기교를 부리는 아티스트라기 보다는, 타고난 좋은 목소리에 인간미를 배게 하여 청중과 교감하는 엔터테이너적 기질이 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92년작인 의 속지를 보면, 프랑크 시나트라에 대해 토니 베넷이 갖고 있는 감정이 깊을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 하나가 실려 있습니다.
"74년 10월 13일이었다. 위독한 상태였던 어머니는 모든 가족들을 침대 머리맡에 불러모으셨다. 우리는 기도를 하며 어머니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하려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유일한 오락은 TV를 보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음악프로를 틀었다. 마침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시나트라 공연이 방영되고 있었다.....
두어곡을 부르더니 시나트라는 갑자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나(토니 베넷)라고 말했다. 놀라서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도 놀라서, 눈을 심장만큼 크게 뜨고 계셨다. 그날 시나트라가 나에게 해 준 선물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생애 가장 감격적인 순간으로 기억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요? 의 노래들은 더욱 듣는 이의 가슴 깊은 곳에 파고드는 힘이 있습니다. 실린 노래들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곡들로 돼 있는데, 좀 더 대중적이어서 가족과 함께 듣기도 좋습니다. 수록곡이 24곡이나 되는 것도 구매메리트를 더해주는 점입니다. 별5개 만점이라면 4갭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와 토니 베넷은 빅밴드에 딸린 재즈가수로 출발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Tommy Dorsey Band의 전속가수로서 명성을 얻은 뒤 점차 스탠다드 팝으로 방향을 잡아나갔고, 1926년 뉴욕출생인 베넷은 60년대부터 카운트 베이시, 듀크 엘링튼 등의 악단에서 노래를 하며 위상을 키워왔습니다.
Unplugged 제가 보다 더 좋아하는 토니 베넷의 앨범은 94년에 발매된 입니다. 시중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관중과의 뜨거운 교감, 라이브 특유의 흥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훌륭한 라이브 음반으로, 중간에 흥이 살아난 토니 베넷은 아예 마이크까지 끄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릅니다. 케이 디 랭 등 중간중간 등장하는 게스트들을 소개하는 베넷의 모습도 진정한 엔터테이너 다우며, 특히 이 음반에 실린 는 절창 중의 절창입니다.
별 다섯개 만점에 4개반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5개를 주고 싶지만 저는 5개는 '널리 인정받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명반'에만 주기로 했으므로 반개를 뺐습니다.
이현식.
토니 베넷의 최근작 은 듀크 엘링턴에 대한 헌정 음반입니다. 베넷은 1958년부터 듀크 엘링턴의 악단과 함께 작업했으며듀크 엘링턴과 인간적으로도 아주 친했습니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잘 알면 그의 음악을 해석하는데도 도움이 되게 마련이겠죠.
이 앨범은 드럼 피아노 베이스 기타의 쿼텟과 함께, 빅 밴드도 반주를 맡고 있습니다. 쿼텟은 토니 베넷과 오랫동안 손을 맞춰온 랄프 샤론 트리오에 기타가 추가되었습니다.
간간이 터져나오는 금관이 인상적인데, 지난 시대의 빅밴드 연주보다는 많이 담백하게 정리가 돼 있어서, 요즘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별 부담없이 들으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윈튼 마살리스는 "첼시 브릿지 (5번트랙)" "She's got it bad (3번)" "Moon Indigo" (2번)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완성도나 듣는 즐거움 등을 볼때, 저는 이 에 대해 별 5개 만점에 3개 반을 주고 싶습니다.
최근작이어서 이 음반으로 글을 시작했는데, 사실 제가 토니 베넷을 권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음반은 이것보다는 Perfectly Frank 입니다.
Perfectly Frank
토니 베넷은 듀크 엘링턴을 존경했고 사랑했으며, 듀크 엘링턴 역시 베넷을 재즈인으로서, 또 후배로서 아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둘의 관계는 프랭크 시나트라와의 관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같은 이태리계로서, 프랭크 시나트라는 토니 베넷의 우상이었고, 가창 스타일도 비슷합니다. 베넷의 소리가 좀 더 강성이지만 근본적인 느낌이 비슷합니다. 두 사람 모두 고도의 기교를 부리는 아티스트라기 보다는, 타고난 좋은 목소리에 인간미를 배게 하여 청중과 교감하는 엔터테이너적 기질이 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92년작인 의 속지를 보면, 프랑크 시나트라에 대해 토니 베넷이 갖고 있는 감정이 깊을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 하나가 실려 있습니다.
"74년 10월 13일이었다. 위독한 상태였던 어머니는 모든 가족들을 침대 머리맡에 불러모으셨다. 우리는 기도를 하며 어머니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하려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유일한 오락은 TV를 보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음악프로를 틀었다. 마침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시나트라 공연이 방영되고 있었다.....
두어곡을 부르더니 시나트라는 갑자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나(토니 베넷)라고 말했다. 놀라서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도 놀라서, 눈을 심장만큼 크게 뜨고 계셨다. 그날 시나트라가 나에게 해 준 선물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생애 가장 감격적인 순간으로 기억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요? 의 노래들은 더욱 듣는 이의 가슴 깊은 곳에 파고드는 힘이 있습니다. 실린 노래들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곡들로 돼 있는데, 좀 더 대중적이어서 가족과 함께 듣기도 좋습니다. 수록곡이 24곡이나 되는 것도 구매메리트를 더해주는 점입니다. 별5개 만점이라면 4갭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와 토니 베넷은 빅밴드에 딸린 재즈가수로 출발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Tommy Dorsey Band의 전속가수로서 명성을 얻은 뒤 점차 스탠다드 팝으로 방향을 잡아나갔고, 1926년 뉴욕출생인 베넷은 60년대부터 카운트 베이시, 듀크 엘링튼 등의 악단에서 노래를 하며 위상을 키워왔습니다.
Unplugged
제가 보다 더 좋아하는 토니 베넷의 앨범은 94년에 발매된 입니다. 시중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관중과의 뜨거운 교감, 라이브 특유의 흥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훌륭한 라이브 음반으로, 중간에 흥이 살아난 토니 베넷은 아예 마이크까지 끄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릅니다. 케이 디 랭 등 중간중간 등장하는 게스트들을 소개하는 베넷의 모습도 진정한 엔터테이너 다우며, 특히 이 음반에 실린 는 절창 중의 절창입니다.
별 다섯개 만점에 4개반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5개를 주고 싶지만 저는 5개는 '널리 인정받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명반'에만 주기로 했으므로 반개를 뺐습니다.
이현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