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쯤 전인가, 하이파이클럽 운영자님댁에 새 스피커가 들어왔다고 하여, 리뷰어의 한분인 조용로님과 함께 일산에 놀러갔습니다. 그날 사갖고 간 CD가 바로 이 '저음왕'이라는 다소 유치한(?) 제목의 CD입니다. 그날 들어보고는 "야 이거 재미있다, 구워 줘"라고 해서, "돈주고 사세요"했던 것인데, 최근 급속히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아 좀 상세히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음반타이틀이 "低音王", 영어로 "The King of Bass"인데, 정말로 콘트라베이스로 연주된 곡만을 수록하고 있는 일본 King Record의 음반입니다. 콘트라베이스 음반이라면 레이 브라운 등 3인의 재즈연주자가 만든 "Super Bass"나, 일본 캐년에서 나온 첼로와 베이스의 2중주 음반 등이 얼른 생각나는데, 적어도 '베이스의 활약'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그 두가지를 능가하는 음반입니다.
트랙별로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1번 .Joshua Fit the Battle O'Jerico는 오르간과 베이스의 연주입니다. 게리카의 힘있는 보잉이 인상적인데, 베이스는 중음역대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번 . Swing Low, Sweet Chariot은 게리카가 베이스의 저음현을 아래로 아래로 긁어 깊은 저역으로 곡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서양음악에는 잘 안쓰는 표현인 '구성지다'는 느낌을 주는 연주입니다.
3번. 이 음반에 대한 구매욕구를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곡입니다. '르 오케스트라 드 꽁뜨라바스'의 연주자들은 악기에 대해 보잉도 하고 활과 손으로 두드리기도 하며, 아주 신나는 재즈풍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특히, 활을 줄에 대해 거칠게 비비고 퉁기며 '마찰'의 느낌을 강조했는데, 이 소리와 통 두드리는 소리 등을 비교해 들어본다면 오디오 체크하는데 아주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하이파이쇼 샘플링음반에 들어가 있더군요. 깊게 떨어지는 저역, 넓은 스테이지, 베이스 음상의 크기와 윤곽 등 비교청취의 포인트로 삼을만한 점이 많습니다.
4번. Palmas라는 곡도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같은 오케스트라 드 꽁뜨라바스의 연주입니다.
5번 '몽상'은 '다니엘 메릴리에르'라는 연주자가 현악오케스트라 반주를 깔고 들려주는 독주입니다. 3-4번트랙까지에 비해 음량이 다소 작은데, 소박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곡입니다. 6번 '쉰들러리스트' 역시 같은 사람의 연주입니다. 5-6번은 어찌보면 평범한 첼로연주같기도 하고, 좀 듣는 재미가 적습니다.
7번 "Sky and Sea"는 이 음반에서 처음으로 뜯는 주법만으로 이뤄진 곡입니다.
'비노 로소'라는 일본 듀오(키요토 후지와라/요시오 스즈키)의 연주인데, 재즈의 주법으로 연주하는 비재즈곡이라 재미있습니다.
8번 '여행으로의 초대'에 이르면 베이스와 하프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선보입니다. 몽환적인 베이스 선율 위에 수놓아지는 하프소리가 매혹적인 곡입니다.
9번, 라벨의 '하바네라 형식의 소품' 역시 그렇습니다. 8과 9의 베이시스트는 '타카시 코노'라는 일본인인데, 선율미가 뛰어나군요.
10번 '쨔르다스'는 이반 스찬코프의 베이스와 에리카 토트의 피아노 연주입니다. 들어보시면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한 멜로디인데, '왕벌의 비행'에 가까운 속주를 펼치는 베이스 연주자의 기교가 일품입니다. 뒷부분에선 그 바쁜 와중에 하모닉스 주법까지 펼쳐보입니다.
11번 '콘트라바히시모'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입니다. 베이스 2대, 반도네온(탱고에 쓰이는, 아코디온 비슷하지만 소리가 더 날카로운 악기), 피아노, 바이올린의 5중주로, 이 음반에서 가장 긴 곡입니다.(13분 21초). 다양한 주법과 악기가 교차하니까 오디오 테스트를 위해 들으실 분들께는 도움이 될만한 곡입니다. 베이스 뿐 아니라 피아노도 가장 낮은 음 건반을 쾅쾅 두드립니다.
12번 'Trikings'는 이 음반에서 가장 아름다운 재즈곡입니다. Eddie Gomez Quartet이 연주했는데, Eddie Gomez라면 재즈 피아노의 쇼팽이라고 일컬어지는 빌 에번즈와 많은 공연을 했던 베이스 명인이죠. 여기서는 아주 그윽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줍니다. 피아노와 플룻이 뒤를 받쳐 주는데, 따스한 느낌의 조명 아래서라면 열번을 연속해 들어도 지겹지 않을 듯 합니다.
13번 'Flower Mountain'은 일본 창작곡으로 보입니다. 작곡 연주 모두 쿄토 후지와라(7번트랙 'Sky and Sea'도 그의 연주입니다)로 되어 있는데, 멜로디는 미니멀리스틱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보잉의 음역과 테크닉은 아주 다양해서, 베이스라는 악기가 내어주는 여러가지 음색을 즐기는데 안성마춤입니다.
14번은 찰스 밍거스의 곡인 'Blter Git Hit in Your Soul'입니다. 교토 후지와라가 이번에는 피아노와 드럼 반주를 배경으로 재즈 연주를 들려줍니다.
전반적으로 편집도 재미있고 모든 곡의 연주가 수준 이상이어서, 듣는 재미가 각별합니다. 오디오 파일용임을 표방하고 나온 만큼,녹음 역시 뛰어납니다. 어찌보면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리 카의 음반이나 재즈 밴드의 연주 말고 색다른 베이스 음악을 찾아오셨던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별 4개로 구입추천합니다.
이현식.
음반타이틀이 "低音王", 영어로 "The King of Bass"인데, 정말로 콘트라베이스로 연주된 곡만을 수록하고 있는 일본 King Record의 음반입니다. 콘트라베이스 음반이라면 레이 브라운 등 3인의 재즈연주자가 만든 "Super Bass"나, 일본 캐년에서 나온 첼로와 베이스의 2중주 음반 등이 얼른 생각나는데, 적어도 '베이스의 활약'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그 두가지를 능가하는 음반입니다.
트랙별로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1번 .Joshua Fit the Battle O'Jerico는 오르간과 베이스의 연주입니다. 게리카의 힘있는 보잉이 인상적인데, 베이스는 중음역대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번 . Swing Low, Sweet Chariot은 게리카가 베이스의 저음현을 아래로 아래로 긁어 깊은 저역으로 곡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서양음악에는 잘 안쓰는 표현인 '구성지다'는 느낌을 주는 연주입니다.
3번. 이 음반에 대한 구매욕구를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곡입니다. '르 오케스트라 드 꽁뜨라바스'의 연주자들은 악기에 대해 보잉도 하고 활과 손으로 두드리기도 하며, 아주 신나는 재즈풍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특히, 활을 줄에 대해 거칠게 비비고 퉁기며 '마찰'의 느낌을 강조했는데, 이 소리와 통 두드리는 소리 등을 비교해 들어본다면 오디오 체크하는데 아주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하이파이쇼 샘플링음반에 들어가 있더군요. 깊게 떨어지는 저역, 넓은 스테이지, 베이스 음상의 크기와 윤곽 등 비교청취의 포인트로 삼을만한 점이 많습니다.
4번. Palmas라는 곡도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같은 오케스트라 드 꽁뜨라바스의 연주입니다.
5번 '몽상'은 '다니엘 메릴리에르'라는 연주자가 현악오케스트라 반주를 깔고 들려주는 독주입니다. 3-4번트랙까지에 비해 음량이 다소 작은데, 소박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곡입니다. 6번 '쉰들러리스트' 역시 같은 사람의 연주입니다. 5-6번은 어찌보면 평범한 첼로연주같기도 하고, 좀 듣는 재미가 적습니다.
7번 "Sky and Sea"는 이 음반에서 처음으로 뜯는 주법만으로 이뤄진 곡입니다.
'비노 로소'라는 일본 듀오(키요토 후지와라/요시오 스즈키)의 연주인데, 재즈의 주법으로 연주하는 비재즈곡이라 재미있습니다.
8번 '여행으로의 초대'에 이르면 베이스와 하프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선보입니다. 몽환적인 베이스 선율 위에 수놓아지는 하프소리가 매혹적인 곡입니다.
9번, 라벨의 '하바네라 형식의 소품' 역시 그렇습니다. 8과 9의 베이시스트는 '타카시 코노'라는 일본인인데, 선율미가 뛰어나군요.
10번 '쨔르다스'는 이반 스찬코프의 베이스와 에리카 토트의 피아노 연주입니다. 들어보시면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한 멜로디인데, '왕벌의 비행'에 가까운 속주를 펼치는 베이스 연주자의 기교가 일품입니다. 뒷부분에선 그 바쁜 와중에 하모닉스 주법까지 펼쳐보입니다.
11번 '콘트라바히시모'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입니다. 베이스 2대, 반도네온(탱고에 쓰이는, 아코디온 비슷하지만 소리가 더 날카로운 악기), 피아노, 바이올린의 5중주로, 이 음반에서 가장 긴 곡입니다.(13분 21초). 다양한 주법과 악기가 교차하니까 오디오 테스트를 위해 들으실 분들께는 도움이 될만한 곡입니다. 베이스 뿐 아니라 피아노도 가장 낮은 음 건반을 쾅쾅 두드립니다.
12번 'Trikings'는 이 음반에서 가장 아름다운 재즈곡입니다. Eddie Gomez Quartet이 연주했는데, Eddie Gomez라면 재즈 피아노의 쇼팽이라고 일컬어지는 빌 에번즈와 많은 공연을 했던 베이스 명인이죠. 여기서는 아주 그윽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줍니다. 피아노와 플룻이 뒤를 받쳐 주는데, 따스한 느낌의 조명 아래서라면 열번을 연속해 들어도 지겹지 않을 듯 합니다.
13번 'Flower Mountain'은 일본 창작곡으로 보입니다. 작곡 연주 모두 쿄토 후지와라(7번트랙 'Sky and Sea'도 그의 연주입니다)로 되어 있는데, 멜로디는 미니멀리스틱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보잉의 음역과 테크닉은 아주 다양해서, 베이스라는 악기가 내어주는 여러가지 음색을 즐기는데 안성마춤입니다.
14번은 찰스 밍거스의 곡인 'Blter Git Hit in Your Soul'입니다. 교토 후지와라가 이번에는 피아노와 드럼 반주를 배경으로 재즈 연주를 들려줍니다.
전반적으로 편집도 재미있고 모든 곡의 연주가 수준 이상이어서, 듣는 재미가 각별합니다. 오디오 파일용임을 표방하고 나온 만큼,녹음 역시 뛰어납니다. 어찌보면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리 카의 음반이나 재즈 밴드의 연주 말고 색다른 베이스 음악을 찾아오셨던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별 4개로 구입추천합니다.
이현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