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특전 유보트(DAS 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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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해군의 주력부대였던 U보트 함대의 실상을 담은 영화 『특전 유보트(Das Boot)』는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잠수함 영화인 동시에 가장 탁월한 전쟁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감독 볼프강 페터슨을 헐리우드에 진출시켰던 본 작품은 초창기 DVD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 -영화를 보다가 다음 면으로 DVD를 바꿔야 하는 것 등- 을 제외한다면 비교적 선명한 화질과 뛰어난 음질을 보여 주고 있어 전쟁영화나 잠수함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시청해 주어야 할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에는 1997년에 발매된 감독판 DVD를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정보
제작사 : 콜롬비아/트라이스타
화면 : 1.85:1 와이드스크린
음향 : 영어 DD 5.1, 독어 DD 5.1, 스페인어 DD 스테레오
자막 : 영어, 불어, 스페인어, 영어캡션
디스크 : 양면 싱글레이어
제작년도 : 1981년
DVD발행년도 : 1997년
상영시간 : 208분
등급 : R
지역코드 : 1번
감독 : Wolfgang Petersen
출연 : Herbert Gronemeyer, Jurgen Prochnow, Klaus Wennemann 등
영상 및 음향
본 작품의 영상은 비교적 선명하지만 뛰어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화면은 매우 선명하고 뚜렷한 화질을 보여주다가도 특정 화면에서는 평균이하의 화질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화질이 고르지 못하고 야외나 어두운 배경을 지닌 장면에서의 화질이 특히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작된지 20년이 되가는 독일영화라는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영화의 화질은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2.5점을 주고 싶습니다.

음향은 영상에 비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지금의 헐리우드 영화라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폭발장면을 잡아내서 전후좌우로 스피커를 울려대겠지만 아무래도 이 시기 독일 영화의 특수효과도 그리 뛰어나지는 못해서 자연스런 배경음이나 어뢰의 폭발정도가 음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퍼의 울림이나 분리도는 꽤 뛰어나서 초창기 DVD 제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영화적 완성도
독일은 잠수함을 세계 최초로 실전에 배치한 나라로서 최초의 실전배치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2차세계대전이 벌어지자 독일군은 카알 되니츠 제독을 중심으로 다시 잠수함 부대를 편성하여 실전에 배치하게 되는데 본 작품은 이 잠수함 부대의 일원인 한 잠수함의 작전수행과 귀향까지의 시기를 주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바탕 질펀한 파티가 벌어지는 출항 전날의 저녁모습이 보여집니다. 내일 출항하게 되는 잠수함의 승무원들은 내일의 출항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신을 잃어가며 술을 마시는데 한국영화 『유령』의 도입부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원래 잠수함의 출항 전에는 늘상 이런 파티가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잠수함에서 생활하게 되는 승무원들의 고독을 위안하기 위한 배려로 생각됩니다.

영화는 출항 대기중인 유보트(U-96)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격적으로 잠수함과 바다와 적과의 교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본 작품에서는 영화도중 잠시 육지에 상륙하는 부분과 마지막 회항후의 모습을 제외하면 줄곧 잠수함 내부와 바다만을 보여주는데 재미있는 것은 특별한 사건을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독일군의 잠수함 부대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으면서 영국군의 보급물자나 전함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특정 함선을 목적으로 출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적과 직접 대면해서 교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중심사건이 이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영화는 잠수함이라는 특수 지역에 근무함으로써 존재하는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즉 초기의 유보트는 영국군이 볼 수 없는 바다 밑에서 교전을 한다는 이점을 지님으로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지만 후기에는 오히려 아즈딕(ASDIC:대잠수함위치추적장치)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국군의 대처능력에 의해 바다밑에 조용히 숨어 있어야 한다는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속에 인물들도 수개월간 계속되는 바다속 생활에서 교전이 없는 시기에는 지루함과 무료함에 시달려야 하고 교전 중에는 오히려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한체 숨죽이고 있어야 하는 극도의 공포속에서 생활하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때로 적의 함선을 격침시키고 불타는 적의 함선을 보면서 환호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은 매우 짧고 불타는 함선에서 뛰어내리면 구조를 요청하는 적군의 모습에 인류애 보다는 방금전까지 자신들을 공격했던 무리라는 적개심에 불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뿐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3시간 28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상영시간 동안 바다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의 가장 큰 두려움과 고통을 실감나게 표현해 내면서 그 공포를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이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이러한 감정이입에 낯선 관객에게는 영화가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하겠습니다. 화끈한 액션이나 스펙터클한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감동적이거나 엽기적(?)인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는 관객들이 영화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이 영화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가 아닌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근래에 보기드문 탁월한 전쟁영화라고 생각되며 수면을 질주하는 잠수함의 모습에서 들려지는 배경음악 역시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잠수함의 함장역을 맡은 Jurgen Prochnow는 마치 진짜 잠수함 함장을 해도 어울릴 것 같은 탁월한 캐스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마지막 귀항 환영식에서의 기습적인 항공기 습격 후, 침몰하는 잠수함을 보며 숨을 거두는 함장의 모습은 조금 허무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나가며
이 영화의 감독은 헐리우드에 입성해서 적지 않은 영화를 찍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1993),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Outbreak』(1995), 해리슨 포드의 『Air Force One』(1997), 조지 클루니 주연의 『Perfect Storm』(2000) 등이 있습니다. 모두 최고의 인기스타를 중심으로 찍어낸 평작 수준의 오락영화들 뿐입니다. 특히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작품의 무게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본 작품은 국내에도 최근에 DVD로 발매가 되었으며 전쟁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필수 소장품이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llhtm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