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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품정보
   
   제작사 : 20세기 폭스
   화면 : 1.85:1 아나몰픽
   음향 : 영어 DD-EX, DTS-ES, 불어 DD 서라운드
   자막 : 영어, 스페인어
   디스크 : 단면 더블레이어 (2-디스크)
   제작년도 : 2000년
   DVD발행년도 : 2001년
   상영시간 : 143분
   등급 : PG-13
   지역코드 : 1번
   감독 : Robert Zemeckis
   배우 : Tom Hanks, Helen Hunt, Nick Searcy 등
   
   
2. 영상 및 음향
   
   본 작품의 영상은 비교적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물론 개봉된 지 1년이 지난 비교적 최신의 영화이고 메이저 영화사에서 출시된 타이틀이니 만치 이 정도의 화질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수준일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오래된 영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잡티나 필름손상에 따른 왜곡현상도 없고 색상의 대비도 무난합니다. 특히 주인공이 조난 당한 후 보여지는 섬의 풍광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영화가 시작되는 시점 및 끝나는 시점 -우연히 모두 외딴 시골마을의 동일한 화면이군요- 에서 다소 화질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두운 장면에서 사물의 윤곽이 다소 불분명한 것이 불만인 요소가 되겠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참고로 케이스에 적힌 2.35:1의 아나몰픽 화면비는 분명한 오기로서 아무리 봐도 본 영상은 1.85:1 아나몰픽이며 원본 필름 역시 1.85:1입니다.
   
   음향은 오히려 영상에 비해 한수 위라는 느낌을 줍니다. 비행기가 추락할 때의 효과음이라던가 비가 내리는 장면, 파도 소리 등의 음성은 공간표현이 우수하고 음량도 풍부합니다. 대사의 전달 역시 명확해서 영화 시청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더욱이 DD-EX 및 DTS-ES를 채용한 것은 가장 최신의 음향효과를 시청자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서 시청자의 하드웨어가 뒷받침 될 경우 디비디의 매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습니다.
   
   
3. 영화적 완성도
   
   영화는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척은 고립무원의 섬에 표류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FedEx의 직원으로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척 놀란드(톰 행크스)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국제 특급운송 회사의 직원답게 그는 시간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는데,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가 아내 켈리(헬렌 헌트)이고 두 번째는 시간인 것처럼 보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말레이시아로 향하던 척의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그가 남태평양의 무인도로 표류한 이후의 삶입니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비행기 추락과 함께 떠내려온 몇 가지 우편물들과 아내 켈리의 사진이 끼워진 손시계 뿐입니다. 영화는 점차 섬의 생활에 적응해 가는 척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더 이상 삶의 나머지를 섬에서 보낼 수 없다고 여긴 주인공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시기를 겨냥해 섬을 탈출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온 이후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사랑하는 아내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고, 또다시 새로운 삶에 적응해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비쳐집니다.
   간단하게 영화를 요약하자면 현대의 문명인이 외딴섬에 표류하여 원시의 삶을 살다가 다시 현대사회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런 시납시스를 들고 영화 제작자를 찾아갔다면 모르긴 몰라도 열에 아홉은 이런 영화를 손쉽게 찍으라고 허락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의 중심을 이루게 될 섬에서의 외로운 삶은 도대체 영화적 흥미를 일으킬 만한 요소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척의 유일한 배구공 친구 윌슨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주인공 톰 행크스의 원맨쇼라고 볼 수 있는 섬에서의 표류기가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며 전혀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다지 소중한 줄 몰랐던 물, 불, 주위의 친구들... 이런 모든 것들이 사라진 섬 안에서 물을 찾고, 불을 만들어 내며, 배구공 친구 윌슨을 사귀는 과정들은 꽤 아기자기하고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특히 윌슨이라는 무생물 캐릭터를 창조해 낸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공으로 보이며, 섬에서 탈출한 척이 어쩔 수 없이 윌슨을 바다 저 멀리 떠나 보낼 때의 모습은 관현악곡으로 구성된 배경음악과 함께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작품은 그다지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감독은 주인공 척의 우연한 조난과 섬에서의 생활은 비교적 무난하게 그려냈지만 사고가 나기 전의 생활과 섬에서 탈출한 후의 생활은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척은 불을 만들어낸 후 환호한다

   특히 4년의 섬생활을 마치고 멤피스로 돌아온 척의 이야기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역부족인 것처럼 보입니다. 남편이 죽은 것으로 믿은 아내의 재혼, 모든 것이 부족했던 섬에서 그토록 힘들게 누렸던 삶의 방편들이 돌아온 현실사회에서는 여기저기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주인공의 무력감, 새로운 가정을 이룬 아내와의 재회와 심적인 화해... 등등은 특별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뒷얘기 정도에 그치고 있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좀 심하게 얘기하자면 『글레디에이터(Gladiator)』에서 막시무스와 코모두스가 모두 죽은 이후, 한 달간 벌어지는 로마의 일상을 영화 끝머리에 이어 관객들에게 더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입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흐름을 보여주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의 밋밋함은 다소 불만스러운 요소가 되겠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점을 주고 싶습니다.
   
   
4. 부록
   
   

   척의 탈출... 파도와의 싸움이다

   본 DVD는 부록을 위한 별도의 디스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Audio Commentary by Zemeckis, Randy Thom, Ken Ralston, Don Burgess, and Carey Villeges : 감독 로버트 제메키스를 비롯하여 영화에 참여했던 5명의 인사들이 육성 해설을 들려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보통의 육성해설이 화면에 대한 실황설명에 가까운데 반해 본 작품의 해설은 인터뷰를 이용하여 편집된 상태의 해설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디스크 1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Making of "Cast Away" : 미국의 영화전문채널인 HBO에서 방영되었던 제작 다큐멘터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Featurette- Survivng as a Cast Away : 전문가로부터 들어보는 생존규칙들, 특히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토론(?)이 벌어집니다.
   
   

   돌아온 척, 하지만 켈리는 그를 떠난 후이다

   Featurette- The Island : 촬영에 사용될 섬을 물색하는 과정과 연관된 화면들이 보여집니다.
   
   Featurette- Wilson : Life and Death of a Hollywood Extra : 영화 속에서 윌슨이라는 캐릭터를 창출하게 된 동기 및 윌슨의 촬영과 관계된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Charlie Rose Interviews Tom Hanks : 찰리 로즈 쇼에서 행했던 탐 행크스와의 대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Special Effects Vignettes : 비행기 사고, 섬, 바람의 방향전환, 파도타기, 고래 등과 관련된 특수효과에 대한 짧은 설명입니다.
   
   Storyboard Galleries : 영화의 구상단계에 있어서의 밑그림 도안을 볼 수 있으며, 마지막에는 실제 촬영된 영화의 장면과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Stills Galleries : "Conceptual Artwork"와 "Illustraions and Storyboar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ehind-The-Scenes Image Gallery : 배경음악이 동반된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Trailer and TV Spots : 2개의 극장용 광고화면과 10개의 텔레비전 광고입니다.
   
   
5. 나가며
   
   본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은 아니지만 디비디의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에 만들어진 가장 뛰어난 작품 중에 하나인 것만은 분명한 듯 합니다. 화질과 음향도 수준급 이상일 뿐 아니라 영화적 재미도 풍부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순전히 주관적인 견해로는 러셀 크로우의 연기보다는 톰 행크스의 연기가 더 뛰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 그가 두 번이나 수상했다는 것이 결정적인 감점요인이 아니었을까요 ? - 다만 그가 섬에서 사년을 살고 다소 마른 체격으로 나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것보다는 좀더 감량을 했으면 훨씬 실감이 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작품이지만 조만간 출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필자는 미국제품을 추천 드리고 싶은데 이는 2장짜리 세트임에도 불구하고 20달러 초반대의 가격으로 큰 부담이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발매 2-디스크 세트는 가격이 너무 높은 경우가 많고 미국과 동일 사양으로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에 대한 벽이 높으신 분들은 당연히 3번코드로 가셔야 합니다.

사족 : IMDB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1. 톰 행크스가 살을 빼기 위해 영화 촬영이 1년간 중단됐습니다. 그 사이에 감독은 『What Lies Beneath』(2000)를 촬영했습니다.

2. 톰 행크스의 트럭 번호 판에는 "KAZ 2AY"라고 적혀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이는 영화제목과 유사한 발음이 나는 번호입니다.

3. 영화 속에서 사고가 난 보잉기는 실제로는 35,000피트 이상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폭풍우로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다고 합니다.

4. 사고가 난 비행기는 보잉인데 실내 인테리어는 에어버스 기종입니다.

5. 영화의 초반부에 모스크바의 광장을 달리는 FedEx의 차량이 보이지만 붉은 광장에는 자동차 통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6. 4년을 섬에서 산 사람치고는 치아가 너무 하얗다는 의견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