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음악 모음집
영화 음악하면 바로 떠오르는 음악가는 누구일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를 생각하지 않을까?
그만큼 국내 영화 음악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그는 명실상부한 영화 음악의 대명사다.
영화음악의 거장 Ennio Morricone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 Per qualche dollaro in piu, 1965>, 그리고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등으로 이어지는 소위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불리는 1960년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서부극들의 음악을 필두로, 80년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1984>, <미션 The Mission, 1986>,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등의 일련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탁월한 작곡 능력은 영화 음악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시켜 주는 선율과 사운드 스케이프는 아직까지도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뇌리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어느 한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을 융합시켜서 만들어 낸 그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것은 어렸을 적부터 공부해왔던 다방면의 분야에 기인하고 있으며, 재즈 밴드에서의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한 경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960년대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재즈 무브먼트와 영화 음악 무브먼트의 영향도 그의 이러한 규정지어지지 않는 음악적 스펙트럼에 작용하였으리라 본다.
모리코네의 음악은 음악 자체가 하나의 영상미를 지니고 있으며,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치밀하게 구축한 구성미가 돋보이는 곡들이 많다. 거기에 각 요소에 삽입되는 악기들과 감수성을 극대화시키는 편곡,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멜로디 등이 장식되어져 전달되어지는 하나의 완성품은 미학적으로 손색이 없는 건축물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모습들이 영화 음악을 뛰어넘은 영화 음악, 예술의 범주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영화 음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유성 영화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었던 시기적인 부분을 생각해보았을 때 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영화 음악의 거장이 없었다면 지금 과연 어떤 음악들이 스크린과 함께 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을까? 그런 면에서 그가 남긴 족적과 대중에게 끼친 영향력은 지난 세기 문화 예술사의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번 앨범의 알찬 구성은 그런 그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김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