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세상에 없던 새 디바이스
Waversa Systems W Activator 2

웨이버사 시스템즈 W Activator 2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신기하게 생긴 오디오 액세서리를 접했다. 대한민국 제작사 웨이버사(Waversa Systems)의 W Activator 2라는 노이즈 차단 및 신호 활성 액세서리다. 케이블을 알루미늄 몸체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덮는 구조인데, 어댑터를 통해 DC 12V를 받는다.

좌우 채널 스피커케이블에 하나씩 투입해 간략히 AB 테스트를 해봤다. 청감상 저역대의 타격감이 늘고 노이즈가 줄고 해상도가 높아졌다. 예전에 리뷰하며 감탄했던 노이즈 아이솔레이터(WLAN EXT 1)의 일종인가 싶지만, 안 들리던 낮은 저역대를 통째로 생기게 하고 이로 인해 전체 대역 밸런스가 살아난 점이 달랐다.

몇 시간 후. 다른 제품 리뷰를 끝내고 하이파이클럽을 나선 필자의 백팩에는 이 W Activator 2가 2개가 들어있었다. 과연, 이 액세서리를 필자의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해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원리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또 스피커케이블 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에 적용해도 효과가 있을까. 귀가하는 내내 궁금증은 꼬리를 물었다.


W Activator 2의 탄생 과정 추적

먼저 W Activator 2가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웨이버사 네이버 카페부터 뒤져보기로 했다. 예전 경험상 웨이버사 신준호 대표가 신제품 출시 전 요목조목 자세한 이야기를 카페에 남겨놓기 때문이다. 남들이 아무리 이러쿵저러쿵해봐야 결국 부질없다. 특히 이 제품처럼 작동원리라든가 내부 설계, 스펙 등이 속 시원하게 공개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웨이버사 시스템즈 Signal Activator
웨이버사 시스템즈 Signal Activator

W Activator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올해 5월. 신 대표는 “웨이버사 시스템즈의 새로운 기술을 소개한다"라며 “시그널 액티베이터(Signal Activator). 이름 그대로 신호를 활성화하는 놀라운 기기인데 케이블 받침대와 흡사한 형태를 지녔지만 케이블이 통과하도록만 해줘도 시스템 내부의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2V 전원이 입력되어야 동작하는 액티브 타입이며, 전원케이블, 스피커케이블, 인터케이블, 랜케이블, USB 케이블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부에는 아이솔레이터가 포함되어 연결된 어댑터 등이 오디오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방어한다는 설명도 덧붙었다. 처음에는 2가지 모델이 개발됐지만 생산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해 Activator 1은 폐기됐다. 

기존 아이솔레이터와 차이가 뭔지에 대한 설명도 있다. “아이솔레이터는 대체적으로 고역의 개선이 두드러진다. 액티베이터는 중저역에서 확실하게 디테일을 늘려준다. 스피커케이블에 액티베이터를 붙이는 경우 스피커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보이스코일 로스(손실)에 관여하게 된다. 이는 V Shield 스피커케이블에서 고려했던 부분이 확장된 것이다.”

그림. 신준호 웨이버사 대표가 설명한 아이솔레이터와 액티베이터의 차이. 아이솔레이터는 고역대(위 화살표), 액티베이터는 저역대(아래 화살표)를 분리, 늘려준다.
그림. 신준호 웨이버사 대표가 설명한 아이솔레이터와 액티베이터의 차이. 아이솔레이터는 고역대(위 화살표), 액티베이터는 저역대(아래 화살표)를 분리, 늘려준다.

“아이솔레이터는 중역과 겹쳐진 고역을 원래 위치로 올려주고, 액티베이터는 중역과 겹쳐진 저역을 원래 위치로 낮춰준다. 이로 인해 액티베이터를 사용해 보면 저역이 단단해지고 초저역이 확실하게 분리되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 신준호 웨이버사 대표가 공개한 W Activator PCB
사진. 신준호 웨이버사 대표가 공개한 W Activator PCB

W Activator 내부에 전기전자 부품이 빼곡한 PCB가 들어간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12V DC 전원이 들어가는 만큼 안에 전기전자 회로가 있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FPGA로 제어되는 회로일 줄은 짐작도 못했다. PCB는 본체 하단에, PCB에서 나온 배선은 본체 상단과 연결되지만 그 안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ㄷ' 자 모양의 뚜껑은 케이블 이탈을 막는 용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W Activator 2가 전기차 관련 기술에서 파생했다는 사실. 신 대표는 “전기차 충전, 전기차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어느덧 웨이버사가 미래 전기차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기술을 가지게 되었다"라며 “W Activator는 전기차 관련 기술 검증 과정에서 우연히 오디오에 적용해 보니 상당한 결과가 나와 오디오 제품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W Activator가 케이블 도체의 전도율을 매우 높여준다는 설명이 눈길을 끄는데, 그 맥락은 이렇다. “만약 초전도체가 상용화되었다면 모두들 그 선재를 사용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온 초전도체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액티베이터는 도체에 흐르는 전자를 가속하여 이를 매우 빠르게 전달하도록 하는 기기다. 따라서 액티베이터를 쓴다는 의미는 아직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도성이 매우 높은 메탈 선재를 사용해 보는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초전도체는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완전 도체이자, 주변 자기장을 밀쳐내 상쇄시키는 완전 반자성 물질. 때문에 이를 상온에서 실용화시킬 수 있다면 전력 송신의 효율을 높이고 전기 모터 등을 소형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초전도체의 완전 반자성 특성은 완벽한 자기부상열차 등도 가능케 한다. 상온 초전도체가 괜히 꿈의 물질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대목, ‘전기저항이 0이고 주변 자기장까지 완벽히 밀쳐낸다’? 맞다. 도체 저항을 최대한 낮추고 외부 전자파 노이즈(EMI, RFI)를 최대한 차단해야 하는 오디오 기기 입장에서도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컨디션이다. 필자가 보기에 신 대표가 상온 초전도체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W Activator 2 팩트 체크 - 유저 입장에서

웨이버사 시스템즈 W Activator 2
웨이버사 시스템즈 W Activator 2

이제 이러한 복잡한 탄생 뒷이야기는 잠시 잊고 유저 입장에서 W Activator 2를 살펴본다. 이 제품은 케이블을 올려놓고 뚜껑을 덮는 형태로, 제작사에 따르면 케이블에 유입되는 노이즈를 줄이고 도체의 전도율을 높여준다. 기본 제공되는 어댑터를 통해 DC 12V 전기를 공급받으며 사용 전류는 200mA다. 사이즈는 가로 163mm, 세로 97mm, 높이 60mm, 무게는 2kg. 재질은 통절삭한 알루미늄이다.

웨이버사 시스템즈 W Activator 2 작동 모드별 LED 표시
웨이버사 시스템즈 W Activator 2 작동 모드별 LED 표시

본체에 보면 12V 단자가 2개 있는데 하나는 W Activator를 여러 대 연결(데이지 체인)하기 위한 것으로 이럴 경우 효과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 제작사 주장이다. 가로면 하단에는 온오프/모드 선택 버튼과 작은 LED가 2개 있어서 LED 불빛으로 작동 모드를 알 수 있다. 옆에 있는 USB-C 타입 단자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것. 제법 큼지막한 십자 볼트는 뚜껑을 확실하게 조여주고 싶을 때 사용하면 된다.

  • 노랑 LED  Off / 인디케이터 LED Off : 전원 연결되지 않음.
  • 노랑 LED  On / 인디케이터 LED Off : 기기 전원 연결됨, 스탠바이 모드.
  • 노랑 LED  On / 블루 LED On : 가장 강한 세기로 액티베이터 동작중.
  • 노랑 LED  On / 레드 LED On : 중간 세기로 액티베이터 동작중.
  • 노랑 LED  On / 그린 LED On : 가장 약한 세기로 액티베이터 동작중.

웨이버사에 따르면 W Activator 2는 스피커케이블, 인터케이블, 디지털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 그리고 랜케이블이나 USB 케이블 같은 디지털 케이블에 사용시 다양한 음질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스피커케이블의 경우 ‘저역이 확실히 좋아지는데 이는 도체의 전도율이 좋아지고, 이로 인해 스피커 유닛에 있는 영구자석의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청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야 보배다. 사실, 하이파이클럽이 필자에게 W Activator 2 리뷰를 의뢰한 것도 실제 들어보니 어떤 유의미한 음질 변화가 있었는지 체크해달라는 의도가 크다. 특히 핵심 기술이나 작동 원리 등이 여러 이유로 공개될 수 없는 이런 제품의 경우에는 비교 청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비교 청음은 2차례 이뤄졌다. 스피커케이블에 투입했을 때와 디지털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에 투입했을 때다. 투입 위치는 웨이버사가 권장한 대로, 스피커케이블은 좌우 스피커의 가까운 쪽, 파워케이블 역시 해당 소스기기의 가까운 쪽이다. 이는 음악 신호나 60Hz 전기신호가 W Activator 2를 거치자마자 주위 전자파 노이즈 감염 없이 해당 컴포넌트로 들어가라는 뜻으로 보인다.

참고로 비청에 투입된 스피커케이블은 올닉의 ZL-3000, 파워앰프는 일렉트로콤파니에 AW250R, 스피커는 PMC fact.12 Signature이다. 디지털 소스기기는 솜의 네트워크 렌더러 sMS-200 Ultra, 코드의 업스케일러 M Scaler, 이렇게 2대를 동원했다. 두 기기 모두 SMPS 어댑터에서 DC 전원을 공급받는다. 그리고 W Activator 2의 작동 모드는 가장 강력한 블루를 선택했다. 


1차 스피커케이블 비교 청음

아티스트   Sara K.
  All Your Love (Turned to Passion)
앨범   Waterfalls

W Activator 2를 두 스피커케이블에 투입하자 처음 들리는 기타의 고음이 더욱 선명해지고 곳곳에서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린다. 마치 봄날 들판에 새싹이 마구 돋는 것 같다. 사라 케이의 목소리도 더욱 탱글탱글해진 상황. 파워앰프가 보다 수월하게 스피커를 드라이빙하는 것 같다.  

W Activator 2를 빼고 인가된 전원까지 꺼버린 후 다시 청취했다. 보컬의 힘이 빠졌고 색채감도 약해졌다. 무엇보다 목소리에 이상한 필터를 걸어 불투명한 막이 낀 것 같다. 사람 귀가 간사한 것이 W Activator 2 투입 전에는 못 느꼈던 불평불만이 비로소 터져 나온다. 이러한 다이내믹스의 감소와 투명도의 훼손은 결국 1) 평소 오디오 시스템 주위에 전자파 노이즈가 가득하고, 2) 케이블 내부에 흐르는 노이즈 역시 그 양이 만만치 않으며, 3) 전기신호가 흐르는 도체의 저항이 무시 못 할 만큼 높다는 증거다.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면 재생음에 생기와 활기가 돌고 해상력과 분해능이 늘어난 모습이 확연하다. 그러고 보니 사운드스테이지도 넓어졌다. 과연, 이 모든 것을 노이즈 차단 효과로만 볼 수 있을까? 그래서 다음 곡은 저음역대가 많이 나오는 곡으로 골라봤다. 

아티스트   Fink
   Trouble’s What You’re In
앨범   Wheels Turn Beneath My Feet

W Activator 2를 투입하자 초반 툭툭 내리찍는 저음의 타격이 강력해진다. 반복해서 들을수록 그 스트로크의 강도가 아까와는 다르다. 마치 파워앰프를 보다 센 녀석으로 바꾼 것 같다. 이는 결국 W Activator 2가 말 그대로 저음역대의 원기를 회복시킨 효과로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W Activator 2를 빼자 악기를 연주하는 손아귀 힘이 갑자기 빠지고, 무대마저 평면적으로 바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지만, 체감상 파워와 무대감, 공간감의 감소가 역력하다. 스피커가 자신에게 들어온 전기신호를 운동에너지로 제대로 바꾸지 못한다는 인상도 받았다. 

지휘자   John Williams
오케스트라   Wiener Philharmoniker
   Star Wars: The Imperial March
앨범   John Williams in Vienna

세상에. W Activator 2를 투입하자 처음부터 보무와 위풍이 당당한 음악으로 바뀐다. 무대감과 기세도 덩달아 좋아졌다. 기세등등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 전체적으로 W Activator 2 투입 후 재생음에 힘이 붙고 청감상 음량이 높아진 느낌인데, 마치 스피커가 보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 

W Activator 2를 빼면 재생음이 갑자기 물렁해지고 가운데 맺힌 이미지의 단단함도 약해진다. 무엇보다 시청실 바닥 쪽에 있던 힘찬 저역이 브라질리언 왁싱을 한 것처럼 통째로 없어졌다. 무대 역시 위로 붕 뜬 느낌.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면 오케스트라가 일사불란하게 많은 음들을 토해내고, 악기들의 이미지는 미니어처에서 실물 사이즈로 시원시원하게 맺힌다. 

아티스트   Daft Punk
  Doin' it Right (feat. Panda Bear)
앨범   Random Access Memories

전자음이 많이 섞인 이 음악에서 W Activator 2가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체감상 음량 자체가 커진 것은 물론, 무대 스케일부터 몰라보게 커졌다. 옹색하거나 의기소침한 구석이 전혀 없다. W Activator 2를 빼면 스피커가 필요한 음만 내준다. 아까 그 배불렀던 풍성함이 졸지에 사라졌다.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면 그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던 여러 퍼커션들이 곳곳에서 맹활약한다. 이처럼 작고 여린 소리들이 잘 들리는 것을 보면 SN비가 높아졌다, Activator 2 안에 들어간 노이즈 아이솔레이터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2차 디지털 소스기기 파워케이블 비교 청음

아티스트   Sara K.
  All Your Love (Turned to Passion)
앨범   Waterfalls

이번에는 디지털 소스기기 2개의 파워케이블에 W Activator 2를 적용시켜 보았다. 확실히 스피커케이블에 투입했을 때와는 변화되는 양상이 다른데, 무엇보다 초반 기타음이 정갈해지고 SN비가 늘어난 점이 다르다. 사라 케이 목소리의 배음도 많아졌다는 인상. 덕분에 곡 전체의 표정이 다채로워지고 풍부해졌다. 

W Activator 2를 빼고, 그러니까 소스기기 파워케이블이나 스피커케이블 어디에도 웨이버사 제품을 놓지 않고 평소처럼 들었다. 기타의 고음이 의외로 끝까지 뻗지 못하고 반짝반짝했던 총기마저 사라진다. 사라 케이 목소리의 질감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막이 끼었다.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자 음은 선명하고 무대 앞은 투명해졌다. 이 변화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순간,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선도’다. 그렇다. 선도가 높아진 것이다. 목소리에서는 마침내 막이 벗겨지고 원래 사라 케이의 톤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무릎을 치고 말았다. 

아티스트   Fink
   Trouble’s What You’re In
앨범   Wheels Turn Beneath My Feet

W Activator 2를 투입하자 스피커케이블 때와 마찬가지로 저음이 단단해지고 타격이 둔탁, 묵직, 타이트해졌다. 악기와 보컬의 윤곽선이 진해지고 목소리에서 쇳소리가 나게 하는 특유의 창법도 잘 관찰된다. 파워케이블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SMPS 전원부의 전자파노이즈를 차단, ‘윗물' 단계에서부터 SN비를 높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곡에서 처음으로 W Activator 2의 아쉬운 점 내지 운용상 조심할 점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전체적으로 재생음에서 숨 쉴 공간이나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모든 게 낯설 만큼 빽빽해졌고 날이 바짝 서있다. 이는 어쩌면 평상시보다 더 많은 음들이 들린 데 따른 역체감일 수도 있지만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한다. 

지휘자   John Williams
오케스트라   Wiener Philharmoniker
   Star Wars: The Imperial March
앨범   John Williams in Vienna

맞다. W Activator 2 투입 후 더 많은 음들이 스피커에서 재생이 된다. 이미지상으로는 진군하는 군인들의 수가 훨씬 더 많아진 것 같다. 음들이 무대 가운데에 포커싱 되는 정도도 크게 늘어났다. W Activator 2를 빼면 전체적인 재생음의 중량감이 약해지고, 군인들도 갑자기 경량 파이터가 되어버렸다. 무대 가운데의 밀도도 옅어졌다.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오와 열을 맞춰 연주를 한다. 거의 모든 것이 투명하고 개운해졌다. 웨이버사에서는 스피커케이블에 적용했을 때 가장 큰 변화를 보인다고 하지만, 실제 테스트를 해보면 디지털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도 그 못지않은 효과가 나왔다. 체감상 스피커케이블은 앰프와 스피커가 큰 대형기로 변하고, 파워케이블은 소스기기의 접지와 쉴드 성능을 높인 듯하다.

아티스트   Daft Punk
  Doin' it Right (feat. Panda Bear)
앨범   Random Access Memories

저음의 대역과 강도가 높아지는 것은 확실히 W Activator 2를 스피커케이블에 투입했을 때다. M Scaler나 sMS-200 Ultra 같은 디지털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에 적용하면 중고음이 단단해지고 해상력이 높아지는 쪽으로 변모한다. 스피커가 잘도 사라지는 쪽도 소스기기의 파워케이블에 적용했을 때다. 

W Activator 2를 빼버리면 재생음의 농도가 속상하리만큼 묽어지고 그 넓었던 사운드스테이지의 경계도 흐릿해진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음이 단조로워진 점, 배음이 많이 사라진 점,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원흉은 노이즈다. 다시 W Activator 2를 투입하면 색채감이 늘어나고 흥이 난다. 음들이 필자를 향해 좀 더 예각으로 파고드는 모습도 기분 좋은 변화다.


총평

개인적으로 이번 W Activator 2처럼, 기기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경우를 몹시 싫어한다. 이는 몇몇 케이블 메이커에서도 관찰되는 성향인데, 난무하는 것은 제작자의 주장이고 믿을 것은 리뷰어나 유저의 귀뿐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러이러한 회로를 썼고, 이러이러한 부품을 뺐으니, 이러이러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측을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 동안 이뤄진 이번 비교 청음 결과만 놓고 보면 W Activator 2의 퍼포먼스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흔히 오디오 액세서리는 ‘없던 것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놓쳤던 것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번 W Activator 2는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신 대표 주장을 빌리자면 W Activator 2는 원래 없던 것, 즉 ‘도체에 흐르는 전자를 가속하여 이를 매우 빠르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W Activator 2는 그동안 예상 가능했던 오디오 기기 범주를 벗어나고, 이해 가능했던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수준을 벗어난 새 디바이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청음 결과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스피커케이블에 투입하면 스피커가 보다 단단한 저역, 더 낮은 저역을 내고, 디지털 소스기기 파워케이블에 적용하면 전체 재생음의 순도가 높아진다. 애호가분들도 꼭 비교 청음해 보시길 권해 드린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Waversa Systems W Activator 2
제조사 웨이버사 시스템즈
제조사 홈페이지 cafe.naver.com/waversa
구매문의 02-582-9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