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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묵은 절집이나 고궁을 가보면 빛바랜 단청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빛바랜 단청처럼 보입니다. 저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자면 전설이 깃든 궁(宮)스럽다고나 할까요. 빛바랜 궁처럼,
아니면 과부처럼 활기를 잃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오디오는 뽀대"라는 말이 있는데 그와는 다르게 뭔가 꽉 막힌 듯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눈으로 보는 소리는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래서 좀처럼 손이 가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이것을 전처럼 모든 것을 다 바꿀까 말까 여러 가지를  고민했습니다.
원래 쳐온 금액이 얼마이고 여기에다 베이스와 더스트커버, 리프트,
매트, 현대의 발전된 케이블 등을 합해 보면, 또  여기다 금강전자의
이문을 고려하면......^^.... 얼마에 팔면 될까를 고민해보니
정말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너무 고민을 하다보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어서
그냥 질렀습니다. 제 친구의 인생 이론대로 했습니다.
제 친구의 이론은  "인생은 직진이야!" 입니다.
 

  직진처럼 질렀더니 이렇게 환해졌습니다. 비 온 뒤 맑은 하늘처럼
활짝 갠 모습이 저절로 소리가 들릴 것처럼 느껴집니다. 듣지  않아도
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름시름 앓던 나무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는 궁스럽지  않습니다.
더이상 짝잃은 과부처럼 보이지 않고 처녀처럼 발랄한 생기가 넘쳐
자꾸만 듣고 싶은 욕망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되니 눈길과  손길이
저절로 가게 되었습니다. 

  베이스는 자작나무 적층으로 묵직하게 제작하였습니다. 가라드는
언제나 든든한 느낌이라 두툼한 베이스가 어울립니다. 자작나무의
아름다운  무늬는 그대로 살리고 그 위에다 고광택이 아닌 중광택의
도료를 칠해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윗면은 자작나무의 무늬가,
옆면은 여러  겹의 적층이 아름다움과 중후함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여기에 장착된 암은 Ortofon RF297 중기 암입니다. 가라드에는 항상  
Ortofon 암입니다. Garrard와 Ortofon은 돼지고기와 새우젓처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여기에 SPU 카트리지를  더하면 화룡정점이 됩니다.

RF297은 리프트가 없습니다. 국내의 뛰어난 엔지니어인 유진곤사장님은
오르토폰에 딱 맞는 리프트를  개발하여 이 암을 사용할 때마다 고마움을
느낍니다. 술 한 잔 한 후에도 걱정없고 수전증이 있어도, 노안으로
잘 보이지 않아도 이  리프트가 다 해결하였습니다.

원래 301에는 고무매트인데 정전기는 없을 지언정 중후함은 Bluehorizon에서
제작한  Promat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 매트로 교체하니 소리에 탄력이
붙습니다.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온 소리로 바뀌면서
기분이  아주 좋아집니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길이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것으로 변화를 가져왔지만 5 pin 딘에서 나온 케이블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이번에도 Soliton의
포노케이블로 교체하였습니다. 어떤 분은  오리지널이라야만 제
소리라고 하겠지만 단결정의 맛을 보면 그런 얘기는 쑥 들어갑니다.
Ortofon의 구수함은 구수함대로 살리되  세밀함이 더해져 뉘앙스가
잘 살아납니다.

이렇게 바뀌니 이제야 세단이 신작로를 맘껏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바뀐 가라드에 바늘을 살포시 내리고 음악을 들어봅니다.
봄처녀 생기가 흐르고 세단이 신작로를 활주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가 듣고 싶어 직장 끝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갈 겁니다.
이 욕망은 오디오는 뽀대라는 명제와 인생은 직진이라는 친구의
좌우명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 좌우명과 명제가 행복을 실어다
주었습니다. 이 행복을 느껴보실 분을 찾습니다.

PS. SPU Mono  카트리지도 같이 있습니다. mono 판을 모노 카트리지로
들으면.......맛이 간다는 전설이 있던데...........^^^
 

  * 금액 : 1100만원 

  * 연락처 : 서초동 금강전자 02-3465-1575, 010-5442-1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