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둘 밖에 안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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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가 높으신 고객이 계십니다.
지금 82세로 아직도 감사의 직책으로 일을 하십니다.
전에 1억대가 넘는 고가의 기기들을 운용하시다가 다 내다 파셨습니다.
감사님의 백씨께서 여든이셨을 때 편찮으시더니 2달만에 갑자기 운명하신 겁니다.
갑자기 돌아가시니 두 살 아래이신 동생분이 엄청난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그 충격으로 당신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오디오를 정리하시고는
대금을 사모님 드렸답니다.
그 연세가 되시니 주변에 친구분도 거의 안계시고
계셔도 만나기가 꺼려진다고 하십니다.
당신께선 당뇨나 다른 것으로 약을 복용하시는데
친구분은 약주를 하시니 만나면 부담이 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양평의 청계산, 예봉산, 운길산 그리고 청평의 호명산 등을 가르켜 드리고
지도까지 프린트해서 드렸더니 일요일에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셔서
4 개의 산을 돌아가면서 등산하신다고 하십니다. 4개의 산을 다 돌면
한 달이 된다고 하십니다. 저한테 산을 가르켜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습니다.
전에 형님께서 돌아가신 충격으로 오디오를 처분하시니 즐길꺼리도
마땅찮고 그래서 다시 음악을 들으려고 비싸지 않은 기기들을 장만하셨습니다.
그런데 들으시던 가락이 있으셔서 영 마뜩찮아 사모님 드렸던 돈을 좀달라고 해도
한 번 들어간 그 주머니에서는 영 나오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조금씩 모아놓은 비자금으로 저렴한 것 장만하시니 그럴 수밖에요.
그런데 그것마저도 운용을 못하셔서 어려움을 겪고 계셨습니다.
앰프의 작동을 디지털화시키니 연세 높으신 분께서 잘못 누르셔서
프로그램이 꼬여 음악을 듣지 못하시는 겁니다. 앰프를 산 곳에다 얘기를
해놓았는데 그곳도 어떻게 하지를 못해 헤매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희 점방의 젊은 피가 끓는 강진규과장(9월부터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을
보내서 봐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니 못보면 어떻게 하는지 걱정하시기에
그런 건 걱정하지 마시고 강과장과 같이 가셔서 해보시라고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디지털은 장님 문고리 잡는 것보다 쉬운가 봅니다.
도착한 시간쯤 되나 싶었는데 벌써 다 해결하고 나왔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차비하라고 금일봉까지 주셨다고 합니다.
그냥 하셔도 되는데 감사님은 꼭 사례를 하십니다.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저희 점방을 출입하시는 분들은 음악 듣는 것이 밥을 먹는 것과 같은데
오로지 음악만 즐기시는 분께서 일주일이나 듣지 못하셨으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작은 것으로 괜스레 뿌듯해지는데 차비까지 주셔서 한편으로 고맙기도 합니다.
감사님!
이제 여든둘밖에 안되셨는데 뭘 그리 걱정을 하십니까?
음악 즐기시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고
비자금 많이 모으셔서 좋은 것으로 업그레이드 하십시오. ㅎㅎㅎ
(재미로 읽어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