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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오디오 명문가 오디오리서치의 프리앰프 레퍼런스2mk2와 파워앰프 VTM200 mono가

중고로 들어왔습니다. 멀리 지방에 계신 분께서 저희한테 파시겠다고 하셔서 멀지만 달려가

사왔습니다. 깨끗하고 좋은 제품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혹 제품이 깨끗하다고 하시곤 보내온 걸 보면 형편없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기기를 사고 팔 때에도 사가는 물건의 상태는 엄청 따지면서 내놓는 물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역지사지입니다.

중고는 외관이나 작동 상태가 좋아도 점검을 하고 또 샵에 들어온 이상 깨끗하게 청소를 마친 후

판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안전하고 AS도 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저희들도 편합니다.

중고가 들어오면 강진규과장은 무조건 분해를 합니다. 할 수 있는 부분까지 분해하여 깨끗하게 먼지가

쌓일 부분은 다 분해합니다. 사용자들이 이렇게 청소하려면 어려운 점이 많을 것입니다.

프리를 열어보면 기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왜 기판을 세웠을까요?

진공관 앰프들은 열이 납니다. 열을 식히기 위하여 뚜껑에 그릴을 만들고 그 그릴을 통하여 열을

방출하지만 그릴을 통하여 먼지가 유입됩니다. 그 먼지가 열이 많이 나는 소자에 솜처럼 쌓이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와 절친이 음악을 듣기 위하여 예열을 시키는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와 얼른

전원을 껐다고 들었습니다. 예열시키는 동안 뭘 하고 있었는데 만약 화재로 발전했다면 이 친구 신문에

날뻔 했다고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기판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기판을 세웠습니다. 세우면 화재의 확율은  휠씬

낮아집니다.  

레퍼런스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면서 구형의 전원부 분리형에서 일체형으로 바뀐 것은 편리함을 더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앞 판넬에서 가장 가까운 큰 진공관이 꽂힌 기판이 전원부, 그 뒤가

프리부, 그 뒤는 인풋, 아웃픗 단자들의 기판입니다.

전원부에서 보듯 진공관을 사용한 정전압 회로로 이렇게 하면 더욱 아날로그다워 음질은 좋습니다.

또한 전원도 분리되어 상호간섭도 배제되었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편리성은 더했습니다.

모든 인풋, 아웃풋이 발란스, 언발란스가 다 구비되어 아주 편리합니다.

아웃풋은 둘이라 바이앰핑이나 디바이딩에도 편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포노단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모노블록인 파워앰프도 청소를 하기 위하여 위 뚜껑, 아래 뚜껑 다 열고 진공관도 빼서 청소합니다.

파워앰프도 마찬가지로 기판이 서 있습니다. 프리와 같은 의미로 저항 같은 열이 많이 나는 소자에

먼지가 쌓여서 열로 화재가 있어날 소지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눕혀져 있는 기판에

비하여 매인트넌스는 더 힘이 듭니다.

파워앰프는 200W의 대출력을 자랑합니다. 진공관도 출력관으로만 6550이 6개 들어있고 나머지

진공관을 합하면 10개 넘습니다. 열이 많이 납니다. 그 열을 식히기 위하여 속에 팬을 달아놓았습니다.

전원을 넣으면 팬은 아주 조용하게 계속 돌아갑니다. 그러면서 먼지를 많이 빨아들입니다.

아래 사진은 먼지 쌓인 팬입니다. 그 곳을 열지 않았다면 대부분 이렇게 쌓였을 겁니다.

얼마나 찜찜합니까? 팬의 먼지를 털어내고 고정한 볼트너트의 고무바킹까지 교체했습니다.

청소를 하니 상표도 보이고 전원선도 보이잖아요. 이렇게 하면 소리가 깨끗하게 귓속으로 쏙쏙

들어갈 것 같지 않습니까? 습도 높은 우중충한 날이 아닌 맑은 가을날 공기 속을 날아드는 상쾌한

바람 같지 않습니까? 아니 아프리카의 냄새나는 어느 시궁창 같던 것이 유럽의 고급진 호텔로

바뀐 것 같지 않습니까?

청소를 하기 전에 1차 테스트를 하지만 모든 점검을 마친 후 다시 테스트를 합니다.

이때는 여러 시간에 걸쳐서 테스트를 합니다. 열을 받은 후 어떤 증상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라

충분히 열을 받게 한 후에까지 테스트를 하여 스스로 안심할 때까지 들어봅니다.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잘 매칭되는 스피커도 찾아보고 좋은 소스도 매칭해 봅니다.

원래부터 문제가 없던 것이라 테스트 결과는 전과 같았습니다.

모노 블록인 파워앰프는 높은 출력인만큼 전류량도 높을 것이기 때문에 전원잭을 20A용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15A의 전원선은 사용할 수 없어서 따로 비용을 들여서 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음질은 더욱 좋아질 수 밖에 없지요.

이렇게 모든 걸 마쳤습니다.

예전 80년대 저의 외숙께서 목욕탕을 운영하셨습니다.

당시엔 집집마다 화장실에 더운 물 나오는 샤워시설이 드문 때라

설 전날이면 목욕탕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조상들을 뵙고 새해를 맞으면서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하여 목욕재개를 하는 것이겠지요.

오디오리서치의 레퍼런스 프리와 파워도 새 주인을 맞기 위하여 목욕재개하였습니다.

원래부터 깨끗했지만 때 빼고 기름칠하고 조여서 더욱 좋게 만들었습니다.

주인을 기다립니다.

아마도 더욱 좋게 들어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