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전자) 오디오는 인연을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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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오디오 중고 스피커가 나왔습니다.
상태는 아주 깨끗했습니다. 인터넷에
소개했더니 은퇴한 교장 선생님께서
동생분과 오셔서 들어 보시고는 마음에
든다고 하시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설치 날짜를 정하고 주소를 받아 운반하는
기사를 통해 보냈습니다. 대부분 강과장이
가지고 가서 설치해 드리는데, 그때는
코엑스 오도오쇼에 참가하고 있어서 갈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음악을 켜서 쇼를 진행하는데
운반 기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스피커를 넘어뜨렸다고
합니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해서
보니 깨진 부분이 심각했습니다. 손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되가져 왔습니다.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렸습니다.
제 마음은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잔뜩 기대하셨던 교장 선생님께 다시
사과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선생님도
실망이 크셨더라고요.
쇼 끝난 후 보니 외관이 꽤 상했습니다.
쓰라린 가슴 안고 바우하우스에 수리를
보냈습니다. 아무리 잘하는 곳이라도
처음과 같지 않았습니다. 이 스피커를
자꾸만 보게 되면 쓰라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아 앞집 LP 샵에 두고
테스트할 때 사용하라고 맡겨두었습니다.
전화로 문의를 하시면 스피커가 많이
상했다며 상처 난 이유와 상처 부위를
다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금액은 싸게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몇 번 전화를 받았는데, 어느 날 진짜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전화로 듣는데도
목소리에서 느끼는 품위가 남달랐습니다.
지방인데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약속 날짜가 되어 손님이 오셨습니다.
멀리 해남에서 차를 몰고 오셨습니다.
소리를 듣고 상태를 보시더니 상처난
외관이 마음에 걸리시는가 봅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았습니다. 깨끗할
때의 금액과 비교 설명도 드렸는데,
이 스피커를 사면 되팔기는 어렵겠다며
조금 더 할인을 원하십니다. 어차피
손해 보는 것인데, 멀리서 오셨고 또
너무도 좋은 분으로 보여 맞춰드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 그렇게 해드렸습니다.
몇 마디 말 속에 인품이 느껴졌습니다.
물건 거래보다 이런 분을 알게 되었다는
이 더 좋았습니다. 강과장한테도 나중에
혹시 거래하면 잘해드리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 손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는데
감당하기 쉽지 않은 제안을 하십니다.
저하고 형, 동생을 하자고 하십니다.
저는 집안에서 막내라 동생으로서의
역할만 해봤지 형 노릇은 해보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진중하게
계속 말씀하십니다. 제가 결국 졌습니다.
그래서 형, 동생이 되었습니다. 동생이
생겨서 기쁘지만, 형 노릇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동생이 형 같습니다. 동생은 전국 최고인
해남 고구마를 손수 농사지어 보내주고
재미난 얘기도 많이 하는데, 저는 얻어
먹기만 합니다. 이번엔 맛있는 단호박을
보내왔습니다.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형 노릇도 못 하는데 먼저
생각하고 선물을 보내주니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제가 복이 있나 봅니다.
그렇잖아도 동생 소식이 궁금했는데
내일은 전화 통화를 해봐야겠습니다.
“동생 고마워!”
오디오는 이렇듯 좋은 인연을 낳았습니다.
동생과의 좋은 인연 언제까지나 이어지길
바랍니다. 오디오가 오늘은 더욱 좋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