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SL을 내 보내고 십여년이 흘렀다. 당시에는 신형 기종에 대한 선호도가 무척이나 컷다. 신제품 효과라는 것을 느껴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었기에 말이다. 드디오 찾아온 RAC 버전의 마크, 게다가 포노 버전이다. 외관은 민트중의 민트급이고, 볼륨은 그 얼마나 스므스한지. 26SL이 거의 생산 중단할 시점에 나온 것이기에 나이가 젊다. 그러기에 여기 저기 아직도 싱싱함이 묻어 난다. 336파워앰프와 함께 들어온 이 프리앰프는 처음에는 운영할 생각보다는 컬렉션이라는 생각으로 들여 왔다.
RCA버전이 되면서 26SL의 성격이 바뀌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데 레모잭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훅업에서 해방되었다는 자유로움은 생각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그렇다고 레모잭 버전을 원형파손을 하면서 바꿔서는 안될 것이다.
포노 모듈의 성격은 그 어떤 튜브타입의 세퍼레이트 타입의 포노앰프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험이나 노이즈의 유입은 완벽하게 차단, 그리고 전체적 토날 발란스는 아주 매끄럽다. EMT 턴테이블과의 매칭은 TSD15의 음색을 그저 빛바랜 빈티지라는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크의 포노 설계는 기본 설계부터 부품의 투입까지 정말 정통파의 기질을 적용한다. 발란스 입력이 없어서 조금 허전하긴 하다만, 포노의 활약으로 충분히 보상된다.
